[김윤환의 책과 사람]⑨두 권 읽은 사람이 한 권 읽은 사람을 지배한다-에이브러햄 링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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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환의 책과 사람]⑨두 권 읽은 사람이 한 권 읽은 사람을 지배한다-에이브러햄 링컨
  • 김윤환
  • 승인 2019.11.03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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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도서 대표 김윤환
영광도서 대표 김윤환

미국 남북전쟁이 진행되던 1863년 11월 19일, 격전지였던 펜실베이니아 주 게티스버그에서 죽은 장병들을 위한 추도식이 열렸다. 당대 최고의 웅변가였던 에드워드 에버렛이 1시간 동안이나 연설을 했다.

뒤이어 진행된 링컨의 짤막한 연설은 주목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링컨은 단 2분간의 연설로 행사의 핵심적인 의미를 사람들에게 전달했다. 미국의 건국정신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던 병사들의 뜻을 이어받아 살아남은 자들이 민주주의 이념을 굳건하게 지켜 나가야 한다는 요지를 간결하고 적절하게 표현했다.

3개 문단, 10개 문장, 272개 단어로 구성된 게티스버그 연설문은 민주주의 정신의 바이블이다. 사라지지 않을 격언이다. 간결하지만 사자의 영혼에 박힌다. 간단한 그것을 실천하지 못해 수많은 정치지도자들이 불명예, 수난, 죽음을 맞이한다. 연설문의 마지막 구절은 이렇게 끝난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지구상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shall not perish from the earth)’

링컨은 1809년 2월 12일 켄터키주 호젠빌의 한 칸짜리 통나무집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 토마스 링컨은 나이가 50세가 넘을 때까지도 소작인으로 산 목수였다. 아들도 목수가 되기를 바랐다. 그는 제대로 된 옷 한 벌 없이 어린 시절을 보냈다. 정규교육은 거의 받지 못했다. 아버지는 먹고 사는 데 급급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어머니 낸시는 링컨의 품성과 교양을 풍부하게 길러주었다.

낸시는 문맹(文盲)이었지만 어려서부터 배우고 느낀 성경 이야기를 링컨에게 들려주었다. 정규교육을 받지 못한 링컨은 독서를 좋아했다. 그는 <성경> <이솝 우화> <천로역정> <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 바이런의 시, 셰익스피어의 희곡 등을 애독했다. 낸시는 링컨이 아홉 살 때 독풀을 먹은 소의 우유를 먹고 ‘밀크병’으로 죽었다.

아내의 죽음으로 집안을 돌볼 사람이 없게 되자, 아버지는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 사라와 재혼했다. 부지런한 성격의 사라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물을 받아다가 씻길 만큼 아이들을 정성껏 돌보았다. 책을 좋아하는 링컨의 편을 들어 주었다. 덕분에 링컨은 풍부한 학식을 얻을 수 있었다.

링컨은 어머니 복이 많았다. 새어머니 사라도 좋은 분이었다. 새엄마가 가져온 새로운 책을 보면서 글쓰기에도 관심을 가졌다. 그의 글쓰기 솜씨는 지금까지 어느 대통령들보다 뛰어난 실력을 보여 주고 있다. 많은 연설문은 직접 작성한 것이다. 새어머니는 가난한 환경 속에서도 책을 좋아하는 링컨을 격려하고, 학교에 보내려고 애썼다. 두 어머니가 링컨의 스승이다.

링컨 대통령 동상(사진: pixabay 무료이미지).
링컨 대통령 동상(사진: pixabay 무료이미지).

링컨은 가난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밤마다 책을 빌려서 공부를 하며 성실하게 살았다. 하루는 빌린 책이 비에 홀딱 젖고 말았다. 어린 링컨은 당황했지만 곧 용기를 내어 책 주인을 찾아갔다. 제가 돈이 없으니 농장에서 일을 하겠다고 했다. 링컨은 책값 대신 열심히 일을 했다. 그러자 책 주인은 성실한 링컨을 칭찬하며 책을 선물로 주었다.

1830년 3월, 링컨 가족은 일리노이 주로 이사를 했다. 일리노이에 도착한 뒤 농부가 될 마음이 없었던 링컨은 여러 가지 일에 손을 댔다. 그는 아버지의 농장에서 일을 하는 한편 선원이 되어 배를 타고 미시시피 강을 따라 뉴올리언스까지 항해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법률을 공부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이미 문법·수학을 독학한 상태였던 그는 법률 책을 파고들어 1836년 법률시험에 합격했고, 변호사 일을 시작했다. 이후 정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드디어 그는 공화당 후보가 되어 1860년 11월 6일 미국의 16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학교도 못 다닌 가난한 농부의 아들이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

링컨은 셰익스피어 연극도 좋아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링컨은 1865년 4월 14일 극장에서 연극을 보던 중 암살당했다. 범인은 셰익스피어 전문 연극배우, 부스였다. 그는 남북전쟁에 참전했던 흑인병사들에게 투표권을 주는 문제가 부각되자, 이에 불만을 품고 연극 관람 중이던 링컨을 살해했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과 가장 닮고 싶은 인물, 인생의 멘토로 삼고 싶은 사람은, 미국과 한국에서 설문조사를 하면 1위가 링컨이다. 우선 링컨이 남긴 말 중 하나라도 실천하자.

링컨이 남긴 말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친구는 책을 한 권 선물하는 사람이다.

▶모든 사람을 얼마동안 속일 수는 있다. 또 몇몇 사람을 오랫동안 속일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을 오랫동안 속일 수는 없다.

▶타인의 나쁜 점을 말한다는 것은 언제나 자기 자신에게 손해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상대의 좋은 점을 말하라. 그리하면 자신도 남도 이롭게 된다.

▶나는 내가 죽고 난 뒤에 꽃이 피더라도, 꽃이 필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엉겅퀴를 뽑아내고 꽃을 심었던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

▶우리 앞에는 불행과 행복의 두 갈래 길이 항상 놓여 있다. 우리는 매일 두 길 중에 한 길을 선택하도록 되어 있다.

▶훌륭한 사람이 되고자 결심한 사람일수록 사사로운 언쟁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사사로운 일들은 크게 양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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