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은 젠더 전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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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은 젠더 전쟁이 아니다”
  • 부산시 남구 김가현
  • 승인 2019.10.25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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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은 남성중심사회를 반대한다. 그렇다고 해서 페미니즘이 여성이 우월하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 페미니즘 문화는 페미니즘의 본질적인 의미를 왜곡하여 남성을 하대하는 여성우월주의적인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이를 급진적인 페미니즘이라고도 한다. 이에 맞선 남성들의 여성들에 대한 비하 발언으로 젠더 갈등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렇게 우리나라 페미니즘 문화는 변질됐다.

아주 먼 과거부터 남성이 여성을 억압해온 것은 사실이기에 아직까지 남아있는 성 차별적인 사회 분위기를 고쳐야 할 필요가 있다. 여성스러움과 사회가 정한 외모의 틀에 끼워 맞춤 당해온 여성들은 그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 ‘탈코르셋’ 운동을 시작했다. 탈코르셋 운동은 자신이 원하지 않아도 여성이기 때문에 꾸밈을 강요받는 상황을 거부하는 용기를 가지자는 취지를 갖고 있다. 물론 본인의 만족을 위해, 아름답고자 하는 욕구 때문에 꾸미는 것은 개인의 자유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민낯과 꾸미지 않은 모습을 요구하는 탈코르셋 운동의 왜곡도 허다하다. 친구의 경험에서도 들을 수 있었다. 친구가 다니는 대학교에서는 페미니즘 운동과 함께 탈코르셋 운동이 한창이었다. 친구는 자기 자신을 꾸미는 것에 만족감을 얻었는데, 학과 선배가 친구에게 탈코르셋 운동을 하지 않는다며 친구를 반페미니스트까지 몰아갔다는 것이다. 자신의 꾸민 모습에 당당하던 친구는 주변사람들의 왜곡된 인식으로 인한 괴롭힘으로 상처를 받고 나에게 억울함을 토로했다. “나는 꾸민 내 모습이 예뻐서 꾸미고 다니는 건데 그게 정말 잘못된 거야?”라고. 그런 잘못 된 탈코르셋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탈코르셋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이 또 다른 코르셋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한 언론에서는 “페미니즘은 전쟁이 아니다”라고 했다. 나는 이 말에 동의한다. 여성과 남성은 대립하는 존재가 아니다. 서로 사랑하고 공존하며 살아가야하는 존재다. 우리나라의 변질된 페미니즘 문화를 좇아 서로에게 상처만 남는 싸움을 그만해야한다. 사회적인 억압을 당한 여성들이 급진적인 페미니스트가 되는 것이 당연하다면, 나 또한 급진적인 페미니스트여야 할 것이다. 내가 살아온 이력들이 그렇기 때문이다.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여성들이 그럴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앞으로 살아가야 할 미래가 있다. 억압을 당했던 과거의 문제들을 지적하고 문제점을 찾아 개선을 위해 노력하되, 오직 과거에 묻혀 살아갈 것이 아니라 현재 남아있는 성 차별적인 사회적 분위기를 바꿔나가야 할 것이다. 건강한 페미니즘 운동으로 남녀차별이 없는 사회를 기대해본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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