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에 집단 괴롭힘 알렸지만 별다른 반응 보이지 않아
일본 고베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교사들 간 집단 괴롭힘 사건이 충격을 주고 있다.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매운 카레를 억지로 먹이거나 남녀 교사 간 성관계를 강요하는 등 갖가지 엽기적 방법으로 괴롭혔다.
지난 19일 일본 현지 언론과 MBC 보도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열린 해당 학교 학부모 대책회의에서는 “집단 괴롭힘을 당장 멈춰야한다. 그건 범죄”라며 “학생들에게도 사과하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빗발쳤다.
앞서 가해 교사들은 이같은 문제가 불거지자 고베시 교육위원회를 통해 사과문을 냈다. 이들은 “우선 학생들에게 미안하다. 피해자에게도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며 “피해 교사가 귀여워서 한 행동이었다.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과문 발표 후 “반성의 기미가 없다”며 분노는 더 거세졌다.
가해자들은 지난해 6월부터 약 1년간 20대 남성과 여성 후배 교사를 지속적으로 괴롭혔다.
몸을 결박한 상태에서 매운 카레 등을 억지로 먹이고 카레를 눈과 입에 바르도록 하기도 했다. 매운 국물 원액을 먹이거나 맨살에 테이프 붙였다 떼기, 피해 교사의 새차를 지붕 위에 올라가 밟기도 하고 목을 조르는 등 가학적인 행위를 일삼았다. 곤봉으로 엉덩이를 구타해 피멍이 들고 물집히 잡힌 적도 있었다.
이들의 가혹행위는 50가지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교사들은 입원치료를 받은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피해 남녀 교사 간 성행위를 강요한 정황도 파악됐다. 한 가해 교사는 이들에게 성행위를 하고 이를 촬영해 전송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 한 동료교사가 교장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지만 학교 측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피해 교사는 지난달 휴직했고, 뒤늦게 시 교육위원회가 조사에 나서 사실이 공개됐다.
영향은 학생들에게 이어졌다. 이 학교 학생들 사이 괴롭힘은 다른 학교와 비교했을 때 유독 많이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고베시 교육위원회는 “교사들 간 집단 괴롭힘이 발생한 지난해부터 학생 사이 괴롭힘도 증가했다”며 “교사 간 집단 괴롭힘이 아이들 정서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가해자들은 학년 주임 등을 맡고 있었고 특히 남자 교사는 교내 집단 괴롭힘 문제를 담당하는 교사였던 것으로 드러나 더욱 분노를 키우고 있다.
현재 가해 교사 4명은 모든 수업에서 배제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