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라이엇 게임즈, 게이머들에게 홍콩지지 발언 금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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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라이엇 게임즈, 게이머들에게 홍콩지지 발언 금지령
  • 부산시 해운대구 이승주
  • 승인 2019.10.21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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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내년 도쿄 올림픽에서 욱일기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욱일기에 정치적 의미가 없다”며 다른 나라의 문제 제기를 무시하고 있다. 욱일기는 나치즘(Nazism)의 하켄크로이츠와 함께 침략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일제의 침략을 받은 한국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고 분통이 터지는 상황이다.

전부터 스포츠·문화계에서는 정치적 발언을 금기시해왔다. 하지만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피력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됐다. 난 침략의 상징인 욱일기를 사용한다는 것과 같이 국가적 갈등을 유발한 소지가 있는 문제가 아니라면 스포츠 스타들이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표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스포츠·문화계에서는 ‘정치적 올바름’, PC운동(Political Correctness)이 화제다. PC 운동은 1980년대 미국 각지의 대학을 중심으로 전개된 성차별, 인종차별에 근거한 언어 사용이나 활동을 바로잡자는 운동이다. 현재는 ‘어떠한 특정 집단도 공격받거나 차별받지 않게 하자’는 운동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PC를 표방하고 있는 스포츠와 문화계는 이들의 스폰서 관계인 거대 자본에 의해 개인 의견이 묵살되는 경우가 잦다. 특히 최근 홍콩 시위와 관련해 거대한 중국 자본이 자기들이 투자하거나 스폰서인 스포츠 구단이나 기업 관련자들의 개인 의사 표명에 직·간접적으로 압박을 주고 있다.

미국 NBA의 휴스턴 로키츠 단장은 자신의 SNS로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발끈한 중국 협회, 스포츠 기업, 방송국 등은 NBA 보이콧을 선언했다. NBA는 한 시즌 중국 시청자 수가 5억 명에 달하는 등 중국 시장으로부터 엄청난 영향을 받고 있다. 중국 측의 반발에 위기감을 느낀 NBA는 바로 해당 SNS를 삭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에 미국 언론들은 NBA가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NBA를 비난했다. 결국 아담 실버 NBA 위원장은 “NBA는 NBA 관련자들의 홍콩지지 발언에 대한 처벌도 없을 것이고 개개인 표현을 자유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NBA는 돈보다는 표현의 자유를 존중한 것이다.

하지만 게임 업계에서 발생한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시리즈로 유명한 게임회사 ‘블리자드’는 게임 대회 중 한 홍콩 선수가 승자 인터뷰에서 홍콩 시위 지지 발언을 하자 1년 간 출전 정지와 상금을 박탈했다. 과거엔 미국 게임사였지만 현재는 중국으로 인수된 ‘라이엇 게임즈’도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게임 ‘리그오브레전드’ 대회에서 홍콩 팀의 승자 인터뷰를 진행조차 하지 않아 게이머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게임 업계들은 전 세계 매출을 담당하고 있는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중국에서 인기가 있는 게임이어야 전 세계 매출 1위를 할 수 있다는 게 게임 시장의 현실이다. 그렇기에 게임 기업들은 회사의 이윤을 위해 게이머 개인의 발언권을 박탈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 게임 기업들은 대외적으로 PC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앞으로는 정치적 올바름을 추구하며 뒤에서는 게이머들을 제재하는 게임업체의 이중성에 사람들이 분노를 느낄 것이다.

‘인플루언서’라는 말이 있듯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사람의 한 마디가 사람들에게 강한 인식을 심어주기도 하고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한다. 2005년 10월 세계적인 축구선수 디디에 드록바는 예선 경기에서 승리함으로써 코트디부아르의 2006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었다. 해당 경기 후 드록바는 5년 간 이어졌던 코트디부아르의 내전을 멈춰달라고 무릎 꿇고 호소했다. 이후 기적처럼 코트디부아르에서는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도래했다. 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정치적 발언이나 제스처를 취했다. 규정에 의해 벌금이나 자격 정지 같은 징계가 따라오기도 했지만 이런 정치적 발언은 전 세계인들이나 국민들에게 귀감이 되기도 했다.

미국의 MLB에서는 전 년도 우승팀이 백악관을 방문하는 전통이 있다. 하지만 최근 우승팀들은 트럼프를 반대하며 백악관 방문은 거부했다. 그 누구든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하고 말하는 것은 중요하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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