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지지했다가 차이나머니 위력에 꼬리 내리는 미국 기업들(블리자드, NBA)
상태바
홍콩 지지했다가 차이나머니 위력에 꼬리 내리는 미국 기업들(블리자드, NBA)
  • 경북 포항시 임소정
  • 승인 2019.10.18 14: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표현의 자유를 부정하는 것보다는 표현의 자유를 남용하는 것이 더 낫다. 남용은 곧 사라지지만, 부정은 사람들의 전 인생에 걸쳐 머무르며, 인류의 희망을 매장한다.”

영국의 자유주의적 정치운동가 찰스 브래들로가 한 말이다. 표현의 자유와 돈 둘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할까? 홍콩 시위가 계속되면서 미국 기업들이 중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 자본이 개인의 표현을 묵살하는 도구로 사용되면서 미국 게임 기업인 ‘블리자드’와 미국 프로농구 NBA가 큰 비난을 받고 있다.

블리자드는 하스스톤, 오버워치, 디아블로,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의 인기 있는 게임을 개발한 미국 게임 기업이다. 10월 8일, PC주의(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 운동)를 지지하던 블리자드가 의외로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홍콩 프로게이머에게 큰 제재를 줬다.

하스스톤 프로게이머인 ‘블리츠 청’ 선수는 생중계 게임 인터뷰에서 “홍콩에 자유를, 우리 시대의 혁명”이란 말을 했다. 이에 블리자드는 이 선수에게 상금몰수, 게임 내 자격 박탈, 1년간 e스포츠 선수 자격 금지를 명했다. 블리자드는 중징계에 대한 근거로 하스스톤 공식 경기 규정을 예로 들었다. 규정 내용은 선수가 공공의 평판을 떨어뜨리거나 공공의 일부 또는 단체를 불쾌하게 하는 경우, 게임 내 자격이 박탈되며 선수상 총액을 0달러까지 줄일 수 있다고 돼 있다.

규정 내용에 따라 선수가 공공의 평판을 떨어뜨렸다고 하더라도 규정에 명시돼있지 않은 ‘1년간 e스포츠 선수 자격 금지’란 처사는 부당하다. 이는 블리자드가 중국의 눈치를 보면서 더 과한 처사를 내린 것이다. 이로 인해 미국 내에서 블리자드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정치적 올바름을 내세우던 블리자드가 민주주의가 아닌 중국의 자본에 굴복한 일이라 더 충격적이다.

블리자드뿐만이 아니다. 10월 4일 미국 프로농구(NBA) 휴스턴 로케츠 팀의 대릴 모리 단장이 트위터에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는 글을 올렸다. 휴스턴 로케츠 팀은 중국 최고 선수였던 야오밍이 오래 뛰었던 팀이라 중국 내 인기는 단연 1위다.

NBA 총재도 시위를 지지한다고 하자, 중국에선 NBA 중계를 차단하고, 알리바바와 같은 중국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NBA 관련 제품을 전부 삭제했다. 또 NBA를 후원하는 중국 기업들도 대거 후원 거부를 선언했다. 그러자 NBA 총재인 아담 실버가 공식 기자회견에서 중국 친구들에게 상처를 주게 돼 유감이라고 말했고, 이에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이 자유 국가에서 개인의 의견을 표현하지도 못하냐며 NBA를 비판했다.

이후 NBA 총재는 중국에 사과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개인의 표현을 존중한다고 말했고, 블리자드는 여전히 중국에 꼬리를 내렸다. 블리자드와 NBA 모두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중국 자본력의 스폰서가 어마어마하다.

일명 차이나머니라고 불리는 중국의 자본력에 고개 숙이는 미국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는 지금, 인권과 자유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한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이 일로 블리자드는 주가가 폭락하고 있으며, 블리자드가 중국 공산당에 충성을 바치고 있다는 여론이 생겨 보이콧 운동도 확산되고 있다. 민심은 생각하지 못한 블리자드의 실수로 더 큰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자본에서 눈치게임을 하고 있는 미국 기업들은 NBA와 블리자드 일들을 통해 좀 더 올바른 선택을 하길 바란다.

개인의 표현의 자유와 의견을 존중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근본적인 도구다. 개인의 표현과 의견을 묵살한다면, 민주주의는 무너지고 만다. 표현의 자유는 인간으로서의 기본권이기 때문에 어느 나라에서나 헌법으로 보장받고 있다. 개인의 표현과 의견, 더 나아가 인권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마땅히 존중돼야 한다.

영국의 철학자인 존 스튜어트 밀은 <자유론>에서 “억압된 의견 안에 사회가 필요로 하는 모든, 또는 부분적인 진실이 담겨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블리츠 청 선수가 말한 “홍콩에 자유를, 우리 시대의 혁명”이란 말속에 사회가 필요로 하는 진실이 담겨있는 것이다. 미국 여론 내에서도 거센 비판이 일고 궐기하고 있기에 언제까지나 중국이 자본으로 횡포를 부릴 수는 없을 것이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