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기자협회, 유시민의 알릴레오 KBS 여기자 성희롱 규탄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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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기자협회, 유시민의 알릴레오 KBS 여기자 성희롱 규탄 성명
  • 취재기자 배수진
  • 승인 2019.10.1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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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릴레오 생방송 중 아주경제 법조팀장 “검사들이 KBS A여기자 좋아해 술술술 흘렸다” 발언
개그맨 황현희도 "그냥 좋아 한다는 것이냐"며 맞장구...제작진 성희롱 부분 삭제한 뒤 사과
KBS기자협회가 성명을 내며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발생한 패널 성희롱 발언을 유시민 이사장에게 책임을 물었다.(사진:KBS홈페이지 캡쳐)
KBS기자협회가 성명을 내며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발생한 패널 성희롱 발언을 유시민 이사장에게 책임을 물었다.(사진:KBS홈페이지 캡쳐)

KBS기자협회가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이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발생한 패널 성희롱 발언을 비판하며 유 이사장에게 책임을 물었다.

기자협회는 16일 성명을 내고 “명백한 성희롱”이라며 “이런 발언이 구독자 99만 명의 채널을 통해 라이브로 여과 없이 방영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발언 당사자는 이 발언이 취재 현장에 있는 여기자들에게 어떤 상처가 되는지 고민해보라”며 “카메라가 꺼진 일상에서는 얼마나 많은 여성 혐오가 스며있는지 반성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협회는 또 “유 이사장은 본인 이름을 건 방송의 진행자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라”며 “‘어용지식인’을 자처했다지만, 이제 마지막으로 ‘지식인’으로서 유 이사장의 상식과 양심이 남아있는지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5일 ‘알릴레오’ 생방송에 출연한 장용진 아주경제 법조팀장이 “검사들이 KBS의 A 기자를 좋아해 (조국 수사 내용을) 술술술 흘렸다”며 “검사들에게 또 다른 마음이 있었을지 모르겠다”며 “A 기자가 국정농단 때부터 치밀하게 파고들며 검찰과의 관계가 아주 넓어졌다. A 기자를 좋아하는 검사들이 많아 많이들 흘렸다”고 주장하면서 A 기자의 실명을 거론했다.

A 기자는 KBS 법조팀 소속 여성 기자다. 당시 보조 진행자로 출연한 개그맨 황현희 씨가 장 팀장에게 “좋아한다는 것은 그냥 좋아한다는 것이냐”고 묻자 장 팀장는 “검사가 다른 마음이 있었는지는 모르겠고, 많이 친밀한 관계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방송이 끝날 무렵 유 이사장은 “‘성희롱 발언’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에 장 팀장은 “사석에서 많이 하는 이야기라서. 죄송하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불편함을 드렸다면 사과드리겠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논란은 확산됐다.

제작진은 문제의 발언을 삭제한 영상을 다시 올린 뒤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공식 사과했다.

제작진은 “4회 생방송에서 검찰과 언론과의 관계를 설명하던 중 출연자들의 적절치 않은 발언 일부가 그대로 생중계됐다”며 “출연자 모두는 발언이 잘못됐음을 인지하고, 방송 중 깊은 사과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 이어 “시청자들게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제작에 신중을 기하는 알릴레오 제작진이 되겠다”라고 덧붙였다.

아래는 KBS기자협회 성명서 전문이다.

<알릴레오>의 경악스런 성희롱···유시민은 책임 있는 자세 보여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 나왔다. “검사들이 KBS의 모 기자를 좋아해 (수사 내용을) 술술술 흘렸다”는 것이다. 한 패널의 말이다. 기자의 실명도 거론됐다.

이어진 대화 내용은 더욱 충격적이다. 또 다른 패널이 “좋아한다는 것은 그냥 좋아한다는 것이냐”고 묻자 “검사가 다른 마음을 갖고 있었는지는 모르겠고 친밀한 관계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언급한 ‘다른 마음’이 무엇인지 굳이 묻지 않겠다. 이는 명백한 성희롱이다.

문제가 될 것을 예상했는지 발언 당사자는 방송 말미에 “사석에서 많이 하는 얘기”라며 “의도하지 않았지만 ‘혹시’ 불편함을 드렸다면 사과드린다”고 했다. ‘혹시’ 불편함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은 실망스럽고, ‘사석에서 많이 얘기했다’는 실토는 추잡스럽기까지 하다.

제작진은 공지를 통해 “당사자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문제의 내용을 삭제한 영상을 올렸다. 하지만 사석에서 많이 하는, ‘혹시’ 불편함을 줄 수 있는 성희롱 발언이 구독자 99만 명의 유튜브 채널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을 통해 라이브로 여과 없이 방영됐다.

발언 당사자는 이 발언이 취재 현장에 있는 여기자들에게 어떤 상처가 되는지 고민해보기 바란다. 그리고 카메라가 꺼진 일상에 얼마나 많은 여성혐오가 스며있는지 반성하기 바란다. 유 이사장은 본인의 이름을 건 방송의 진행자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라. ‘어용 지식인’을 자처했다지만, 이제 마지막으로 ‘지식인’으로서 유 이사장의 상식과 양심이 남아있는지 지켜보겠다.

2019년 10월 16일

KBS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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