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번화가에 파고든 물담배...건강에 무해하다는데 정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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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번화가에 파고든 물담배...건강에 무해하다는데 정말일까?
  • 취재기자 최호중
  • 승인 2019.10.1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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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담배 1시간 흡입하면 일반담배 100개피 이상 유해성 있어
엄연한 담배인데도 실내흡연 당연시...국민건강증진법상 불법

최근 물담배를 피울 수 있는 술집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부산의 번화가 서면을 돌아다니다 보면 화려한 네온사인 간판과 어두운 인테리어가 되어 있는 술집에서 물담배를 피우고 있는 젊은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대학생 도민섭(24,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요즘 물담배를 피울 수 있는 가게들이 많이 보인다”며 “궁금증이 생겨 한번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시샤(Shisha), 후카(Hookah)로 불리는 물담배는 500년 전 인도에서 중동지역으로 전해진 뒤 유럽, 미국 등으로 뻗어나갔다. 물담배는 담뱃잎을 가열해 나온 기체를 물에 통과시킨 후 여기에서 나온 연기를 호스로 들이마시는 방식으로 흡연한다. 물담배에는 니코틴과 타르가 없다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비흡연자들도 일종의 유흥의 한 종류로 생각하고 흡연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유럽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는 대학생 이수현(가명, 부산시 동래구) 씨는 “유학생 시절 비흡연자 친구들과 같이 물담배를 해본 적이 있다”며 “일반 담배처럼 냄새도 나지 않아 몸에 그렇게 해롭다고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면의 한 술집에서 물담배를 시키면 가져다주는 물담배의 모습이다(사진: 취재기자 최호중).
서면의 한 술집에서 물담배를 시키면 가져다주는 물담배의 모습이다(사진: 취재기자 최호중).

물담배의 다양한 향은 비흡연자들이 물담배를 하는 데 거부감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큰 이유 중 하나이다. 향의 종류도 메론향, 바나나향, 후르츠 칵테일향 등 가지각색이다. 심지어 니코틴이 없다고 홍보하는 향료가 보급되자 비흡연자들도 호기심으로 물담배를 피우는 경우도 있다. 물담배를 피운 경험이 있는 비흡연자 김우성(가명, 부산시 사상구) 씨는 “친구들과 호기심에 물담배를 피워본 적이 있다”며 “건강에 해롭지 않다고 해서 한번 피워봤다”고 말했다.

비흡연자 김 모씨가 술집에서 물담배를 경험하고 있는 모습이다(취재기자: 최호중).
비흡연자 김 모씨가 술집에서 물담배를 경험하고 있는 모습이다(취재기자: 최호중).

물담배는 정말 건강에 무해할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물담배는 흡연 시간만 일반적으로 1시간 가량 걸리고 깊게 들이마셔야 흡연이 가능해 일반담배 100개비 이상의 유해성을 지닌다. 또 물담배에서 필터 역할을 담당하는 물은 일반담배 필터에 비해 5%의 니코틴만 걸러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술집에서의 물담배 흡연 또한 불법이다.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술집과 카페 등을 포함한 모든 일반음식점 내에서의 흡연행위는 금지돼 있다. 하지만 물담배를 단속하는 경우는 물론 불법이라는 인식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비흡연자 조은희(22, 부산시 금정구) 씨는 “물담배도 엄연히 담배이기 때문에 단속이 필요한 것 같다”며 “비흡연자를 위해서라도 명확한 규제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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