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진우의 사진이야기]87년 동춘서커스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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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진우의 사진이야기]87년 동춘서커스단
  • 사진가 문진우
  • 승인 2019.10.1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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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여행 23
사진가 문진우
사진가 문진우

작가의 말

‘동춘서커스’를 아시나요. 일제강점기인 1925년 창단된 서커스단으로, 당시 우리 국민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던 곡예단이다. 해방 후 1960~70년대까지는 계속 인기를 누렸다. 유명 연예인들의 산실이기도 했다.

시골 장날 장터 인근 공터에 서커스단의 천막이 쳐지고 낡은 스피커를 통해 구수한 옛날 노래가 흘러나오면, 동네는 축제장 같은 분위기로 바뀌었다. 땅 바닥에 대충 깔린 자리에 앉아서 출연자들이 펼치는 아슬아슬한 공연을 숨죽여 봤던 기억이 선하다.

코끼리 사자 원숭이 같은 동물들이 공연을 펼칠 때면 아이들이 탄성을 울리며 박수를 쳤다. 공연은 보고 싶은데 돈이 없는 꼬맹이들은 몇 명이 작당하여 뒤쪽 천막 아래 개구멍으로 몰래 기어들어가 보기도 했지만, 때로는 붙잡혀 혼쭐이 나기도 했다.

한때 경영 악화로 존폐 위기에 놓였던 동춘서커스단이 대부도에 전속공연장을 마련, 상설공연을 하면서 활기를 찾고 있다니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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