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상규 국정감사 도중 욕설 사과···“흥분해서 기억 안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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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상규 국정감사 도중 욕설 사과···“흥분해서 기억 안 나”
  • 취재기자 배수진
  • 승인 2019.10.0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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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관련 수사 발언에 문제 제기한 의원에게 욕설
속기록에 한 번 기재되면 삭제 불가능···약간의 자구 수정만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사진:더팩트 제공)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사진:더팩트 제공)

국정감사 도중 여당 의원에게 욕설을 해 논란에 휩싸인 자유한국당 소속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사과했다. 여 위원장은 “흥분해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며 “상대방의 말이 극도로 귀에 거슬려 그랬을 수도 있다.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7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여 위원장은 조국 법무장관 일가 의혹 관련 피의사실공표 사건과 국회 패스트트랙 관련 사건 수사에 대해 “수사하지 말라”고 말해 여당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이에 문제를 제기한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여 위원장은 “웃기고 앉아있네 XX같은 게···”라고 말했다.

이런 욕설은 마이크를 통해 고스란히 인터넷에 생중계됐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욕설 영상이 인터넷에 돌고 있다. 속기록을 확인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나중에 회의가 끝난 뒤 사과하겠다고 버티던 여 위원장은 송 의원의 거듭된 요청에 마이크를 잡았다.

여 위원장은 “송기헌 의원 말씀에 의하면 제가 아까 김종민 의원 말에 화가 나서 ‘웃기고 있네’ 뭐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한다”며 “그 영상이 있다고 하는데 흥분해서 정확한 표현이나 말이 기억나지 않는데 상대방 얘기가 극도로 귀에 거슬려 그런 말을 했을 수도 있다.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김종민 의원을 지칭해 직접 사과하고 법사위원의 품위 상 속기록 (삭제 등의) 조치를 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요청했다.

여 위원장은 자신이 욕설한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듯이 “제가 지금 기억이 안 나거든요. 속기록에 기재돼 있나요”라고 재차 물었고 송 의원은 “속기록과 녹취파일을 확인했다”고 답했다.

여 위원장은 “김종민 의원에게 미안하다”며 “제가 그런 말을 했다는 전제 하에 말씀드리는 것이다. 저는 기억이 정확치 않다. 그런 말을 제가 했다면 거듭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저도 위원장님이 무슨 발언을 했는지 듣지를 못했는데 인터넷에 위원장님 발언이 떠돌아다녀서 알게 됐다. 적절치 않은 발언이 있었다. 속기록에도 녹취는 그렇게 돼 있는데 기록되지 않도록 발언 취소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위원장님 발언에 대해 제가 기분 나쁜 게 문제가 아니고, 이런 계기를 통해서 회의진행 하실 때 위원들은 흥분하더라도 위원장님은 차분하고 안정적으로 흥분을 가라앉히는 역할을 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드린다”라고 말했다.

여 위원장도 “좋은 말씀이다. 저도 주의하겠지만 위원님들도 상대방 위원님 발언에 개입하거나 간섭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속기록에서 삭제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김종민 의원과 여 위원장은 해당 욕설 발언의 속기록 삭제를 요청했지만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속기록 삭제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안타깝게도 속기록에 한 번 기재되면 삭제가 불가능하다”며 “취지를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약간의 자구 수정이 가능할 분이다. 위원장님께 차분한 진행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여 위원장과 김종민 의원은 국회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를 위해 완력을 행사하며 국회법을 어긴 자유한국당 의원들에 대한 검찰 수사를 놓고 언쟁을 벌였다.

서울 남부지검이 수사 중인 이 사건에 대해 여 위원장은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사안이지 검찰이 나서서 수사할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 의원은 “여 위원장은 수사를 받아야 할 당사자”라며 국정감사장에서 수사 외압을 넣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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