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김밥, 꿀빵에 도전장..통영 신명물 ‘통카롱’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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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김밥, 꿀빵에 도전장..통영 신명물 ‘통카롱’ 등장
  • 취재기자 홍승호
  • 승인 2016.01.0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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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출신 주부가 마카롱을 관광 상품화에 성공...전국적 인기몰이 중

 

▲ ‘통카롱’ 윤은영 대표(사진: 취재기자 홍승호)

요즘 젊은 층에게 사랑 받고 있는 과자가 하나 있다. 바로 '마카롱'이다. 마카롱은 아몬드 가루, 달걀흰자, 설탕으로 만드는 지름 3.5㎝ 정도의 프랑스 고급 과자다. 요요처럼 생긴 이 과자는 식감이 부드럽고 달콤한 맛 덕분에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 보통 중대형 메이커들이 만든 마카롱이 인기지만, 여기 독자적인 브랜드로 지역 특색을 살린 독특한 마카롱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통카롱'이다. 통카롱의 원산지는 경남 통영이다. 통카롱은 최근 SNS나 블로그 등을 통해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 여세는 원래 경남 통영하면 떠오르는 충무김밥이나 꿀빵 인기에 근접하고 있다. 이처럼 통영의 새로운 특산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통카롱'의 윤은영(42) 대표를 <시빅뉴스>가 만났다.

윤 대표는 통카롱의 폭발적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작년 8월 중순경에 오픈해서 이제 5개월도 채 안 됐지만 한 번 다녀간 사람들이 블로그나 SNS에 후기를 남기는 것을 잊지 않는다. 벌써부터 다른 도시에서 체인점을 낼 수 있겠느냐는 제의도 들어오고, 납품 제의도 들어오고 있다. 윤 대표는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정말 이 모든 일에 감사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작년 7월 통영 아트 관광 상품 공모전에 자신이 개발한 과자를 출품하고 싶었다. 그녀는 통영에는 대표 관광 상품으로 이미 널리 알려진 '누비나 꿀빵'이 있었지만 자신이 개발한 마카롱으로 승부를 걸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우수상에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아이디어 대박 상품이라는 심사평을 했다고 통영시 관광과 직원들이 말을 전했다. 윤 대표는 "가격이 조금 비싼 탓에 최우수상이 아닌 우수상에 뽑힌 거라고 들었어요. 마카롱의 가격 자체가 원래 비싸기 때문에 아쉽긴 했지만 통영시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뻤어요"라고 당시의 흥분을 전했다.

▲ 통영아트 관광기념품 공모전서 우수상 수상하고 찍은 기념 사진(사진: 윤은영 대표 제공)

원래 윤은영 대표는 통영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고, 결국 대학에서도 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그리고 대학 졸업후 피아노 강사를 거쳐 피아노교습소를 운영하다 결혼하면서 내조에 전념하기로 하면서 학원을 접고 평범한 주부가 됐다. 평소에 베이킹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쿠키나 만쥬 같은 것도 독학으로 만들어왔던 주부 윤 씨는 문득 통영에 어느 순간부터 꿀빵집이 너무 많이 생겼고, 기대와 다르게 꿀빵의 맛에 실망했다는 얘기를 종종 듣게 됐다. 이에 윤 씨는 조금은 특별하고 고급스런, 그러면서 조금이나마 통영 먹거리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고급 과자를 만들 궁리를 하게 됐다. 당시에 그녀는 막연하게 고급과자로 어떤 대회 같은 곳에 나가서 상을 하나 받을 수 있다면 꿀빵보다 훨씬 더 인정받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그런데 때마침, 길을 걷다가 보니 공모전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그게 작년 7월 통영 아트 관광 상품전이었다. 꿈은 현실이 됐다. 윤 대표는 자기 식으로 만든 마카롱으로 상을 받았고, 통영과 마카롱을 접목하자는 취지에서 통카롱이라 명명했다. 특히 그녀는 통영이라는 이름을 꼭 넣고 싶었다. 윤 대표는 "전 통영에서 태어난 통영의 딸이고 통영에서 만드는 마카롱이라서 그런지 자부심도 막 생기고 그러더라고요. 이런저런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통영 마카롱-통카롱’이라고 지었어요"라고 말했다.

내친 김에 특허도 냈다. 윤 대표는 "요즘은 아이디어 경쟁시대잖아요? 보통 어떤 아이템이 대박나면 사람들이 그걸 따라하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통카롱 세트 6가지 디자인, 이름, 서비스 표까지 특허를 받게 됐죠. 만약 ‘통카롱’이 잘되면 누군가는 또 비슷하게 따라 만들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권리는 가질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통카롱 개발 과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개발 초기는 작년 1월 경. 그녀는 특징 있는 마카롱을 만들기 위해 마카롱을 1,000개 이상 만들었다. 마카롱이 워낙 예민한 과자라서 온도, 반죽, 머랭(달걀 흰자에 설탕을 넣어 거품을 풍성히 낸 것) 중 하나만 안 맞아도 제대로 된 제품이 안 나온다. 보통 가스오븐으로 마카롱 만들기에 도전하면 성공할 확률이 2~3%정도에 불과하다. 이런 최악의 조건에서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고, 관련 영상이나 글들을 수백 번, 수천 번 찾아보았단다. 둥근 모양이 아닌 꽃모양이나, 스퀘어 모양으로 만들기를 시도하다 보니 생각지도 않았던 엉뚱한 모양들이 나와 당황하기도 일쑤였다. 통영을 표현할 수 있는 동백의 붉은색, 바다 느낌의 색, 굴의 색 같은 컬러를 맞추는 일 또한 쉽지 않았다. 윤 대표는 "제 성격이 '될 때까지 해보자,' '누가 이기나 한 번 해보자!' 하는 스타일이라서 결국에는 성공했지요!"라고 말했다.

 

▲ 통카롱을 대표하는 굴, 멸치, 거북선 등 6가지 모델의 제품(사진: 윤은영 대표 제공).

윤 대표는 작년 8월에 통카롱 매장을 오픈했다. 그녀는 경기가 안 좋은 시기에 동서와 함께 가게를 시작하면서 몇 개월 동안은 그냥 적자만 안 나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두 달 넘게 지나면서 매달 매출이 조금씩 늘더니 서서히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윤 대표는 "정말 감사하고 다행이라 생각해요. 아마 대박날거에요! 저는 긍정의 힘을 믿고 있거든요"라고 말했다.

윤 대표의 긍정의 힘이 통했는지, 통카롱은 통영을 대표할 수 있는 먹거리 반열에 오르고 있다. 기존의 마카롱은 크기가 작고, 비싸고, 많이 달다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통카롱은 덜 달고, 가격 대비 크기도 크며, 독특한 디자인을 갖고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14가지 맛과 기본 모양에서 캐릭터가 그려진 마카롱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어서 골라먹는 재미도 있다. 윤 대표는 "통카롱은 식품제조 가공업 허가와 마카롱 검사에서도 적합 판정을 받은 만큼 좋은 재료로만들어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정직한 먹거리라는 점이 경쟁력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윤 대표의 개발은 아직도 멈추지 않았다. 지금은 각 시즌별 통카롱 제품을 개발 중이다. 크리스마스 시즌 에는 크리스마스에 맞는 디자인의 통카롱을 만들어 판매했다. 크리스마스 마카롱은 트리, 루돌프, 양말, 지팡이, 산타, 눈사람 등의 모양을 한 통카롱을 선보였다. 

▲ 윤은영 대표가 개발한 다양한 디자인의 마카롱 모델들(사진: 윤은영 대표 제공)

 

▲ 통카롱을 만들고 있는 윤은영 대표(사진: 취재기자 홍승호)

윤 대표는 통영에서 태어난 통영의 딸로서 ‘통카롱’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어한다. 윤 대표는 "사람들이 '이런 모양으로도 마카롱을 만들고 있구나.' '통영에 가면 이런 마카롱도 있구나' 하고 느끼게끔 하고 싶어요. 한국적인 마카롱, 더 통영스러운 마카롱을 만들기 위해 계속 공부하고 노력할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녀의 도전과 열정은 통영의 바다처럼 푸르고 동백꽃처럼 붉고 강렬했다. 그래서 그녀의 꿈은 끝이 없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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