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10명 중 1.5명, "올해 즐거운 일 전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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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10명 중 1.5명, "올해 즐거운 일 전혀 없었다"
  • 취재기자 이하림
  • 승인 2015.12.3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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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빅뉴스> 설문조사, 청년들 실망 세태 반영..."새해 소망은 취업" 압도적

'헬조선,' '흙수저론'의 대유행에서 드러났듯이 청년들의 실의와 상처가 유난히 깊었던 2015 을미년, 부산지역 대학생들 열 명 중 1.5명이 "올해 즐거운 일이 하나도 없었다"고 회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대학생들은 새해 병신년 가장 큰 목표를 '취업'으로 설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시빅뉴스>가 '부산지역 대학생이 뽑은 2015년 10대 뉴스 및 개인적인 회고와 새해소망'에 관한 설문조사결과(10대 뉴스는 12월 29일자 시빅뉴스 보도) 드러났다. 이번 조사는 21일부터 24일까지 부산의 부경대와 경성대 교양과목 수강생 229명을 상대로 성별, 학년별, 전공별 인구학적 분포를 크게 포괄하는 군집표집법에 의해 실시됐다.

▲ 부산 지역 대학생들이 꼽은 2015년 가장 즐거웠던 일 그래프

조사결과, ‘올해 개인적으로 가장 즐거웠던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조사 대상 대학생들 중 가장 많은 21%가 ‘여행’이라고 답했다. 특히 응답자의 대부분은 국내여행보다는 해외여행을 즐거웠던 일로 꼽았다. 응답자 중 한명인 대학생 이예지(24) 씨는 “직접 돈을 모아서 유럽여행을 다녀왔다. 잠깐이긴 했지만 일종의 일탈을 하고 온 기분이다. 무엇보다 놀기만 한 게 아니고 준비부터 여행이 끝나고까지 배운 것도 많아서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특히 주목된 것은 즐거운 일이 없었다고 답한 응답자가 15.3%로 두 번째로 많았다는 점이다. 대학생 도근구(26) 씨는 올해 즐거운 일이 없었다고 대답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도 씨는 "국내외에서 일어난 각종 사건사고들이 많았고, 사회적으로나 국제적으로나 암울한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나서 즐거운 일이 딱히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말했다.

그 다음으로 부산 지역 대학생들이 뽑은 즐거웠던 일은 응답자의 9.2%가 선택한 ‘학업 성취’였다. 그리고 음주가무, 각종 파티 등을 말하는 ‘유흥’이 8.3%로 네 번째, 연애가 7.9%로 다섯 번째로 즐거운 일이었다. 그밖의 즐거운 일로는 자격증 취득, 토익 고득점 획득 등의 ‘스펙 완성(5.7%),' ‘대인관계(5.7%),' ‘전역(4.8%),' ‘취미생활(4.4%),' ‘애완동물(2.2%),' ‘목표달성(2.2%),' ‘대학생활(1.7%),' ‘무탈했던 것(1.7%) 등의 순이었다. 

▲ 부산 지역 대학생들이 뽑은 2015년 가장 힘들었던 일

반면, ‘올해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일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36.7%가 ‘학업’을 가장 힘들었던 일로 꼽았다. 이들 대학생 응답자 대부분은 리포트, 시험공부, 조별 활동 등 학업에 대한 고민으로 힘들어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요즘 대학생들은 학업이 곧 취업이란 점에서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이다. 대학생 김은지(24) 씨는 “올해 학교 다니는 것이 제일 힘들었다. 고학년이 되니 학점관리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학점이 곧 스펙이고 취업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부담감이 크다”고 토로했다. 

두 번째로 많은 답변은 ‘없음(응답자의 11.4%)'이고, ‘진로문제(응답자의 11.4%)'가 부산지역 대학생들이 뽑은 올해 가장 힘들었던 일 세 번째를 차지했다. 역시 요즘 젊은이들은 취업에 대한 압박과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부담감으로 많이 힘들어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생들이 선택한 올해 힘들었던 다른 일들은 자격증, 토익 공부, 대외활동 등 ‘스펙 쌓기(7%),' 애인과의 이별, 다툼 등 ‘이성 문제(5.7%), ‘대인관계(5.2%),' ‘건강 문제(4.4%),' ‘가족 문제(3.1%),' ‘금전적 문제(2.6%)' 등이 뒤를 이었다. 기타에 포함된 특이한 대답으로는 ‘자취 생활,’ ‘경찰서 간 것,’ ‘전역,’ ‘재수 실패,’ ‘여행’ 등이 있었다. 

▲ 부산 지역 대학생이 뽑은 2016년 새해 목표

‘2016년 새해 목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부산 지역 대학생들 중 ‘취업’을 응답자의 21%가 1위로 꼽았다. 역시 취업은 요즘 대학생들의 최대 고민이고 목표였다. 대학생 김모(26) 씨는 “내 또래 친구들은 대부분 취업이 새해 목표가 아닐까 생각된다”며 “졸업하고 바로 좋은 직장을 갖는 것은 안 바라니까, 그저공백 기간 없이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2위는 ‘학업 성취’로 응답자의 17.5%가 새해 소망으로 꼽았다. 다음으로는 취업과 연관된 각종 자격증, 토익 고득점 취득 등 ‘스펙 쌓기’가 응답자의 16.6%가 새해소망으로 골랐으며, 새해 소망 4위에는 자신이 세운 계획을 실천에 옮기는 ‘계획 실천(5.7%),' 5위는 다이어트, 운동 등 ‘자기관리(5.2%)'와 ‘금연(5.2%)'이 함께 꼽혔다. 이어 ‘건강(4.4%),' ‘여행(4.4%),' ‘자기개발(2.6%),' ‘연애(1.7%),' ‘행복하기(1.3%),' ‘없음(1.3%),' ‘업무성과(1.3%),' ‘원활한 대인관계(0.9%),' ‘경제적 여유(0.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기타에 포함된 특이한 대답으로는 ‘착하게 살기,’ ‘바쁘게 살기,’ ‘스스로 평화,’ ‘하던 만큼 하기’ 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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