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유엔대사 “기회냐 위기재촉이냐 美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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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유엔대사 “기회냐 위기재촉이냐 美에 달려”
  • 취재기자 배수진
  • 승인 2019.10.0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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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적대정책으로 싱가포르 회담 1년 넘었지만 북-미 진전 거의 없어
남한당국, 앞에서는 평화의 악수하며 뒤로는 군사 훈련...이중적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4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미협상이 기회의 창이 되는가, 위기를 재촉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가는 미국에 달렸다”고 말했다.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를 놓고 양쪽이 신경전을 주고받는 가운데 ‘새로운 계산법’을 거듭 요구하면서 미국을 압박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사는 지난 30일 연설에서 “조선반도에서 평화와 안전을 공고히 하고 발전을 이룩하는 관건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역사적 조미 수뇌상봉과 회담에서 합의 채택된 조미공동성명을 철저히 이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사는“조미공동성명이 채택된 지 1년이 넘었지만 지금까지 조미 관계는 거의 진전이 없고 조선반도 정세가 긴장 증가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시대착오적인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매달리면서 정치·군사적 도발 행위들을 일삼고 있는 데 기인한다”고 비판했다.

김 대사는 특히 “국무위원회 위원장 김정은 동지께서는 역사적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지금 계산법을 접고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서는 게 필요하고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지켜볼 것이라는 입장을 천명했다”며 “우리는 미국이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계산법을 가질 충분한 시간을 가졌으리라 보고 미국 측과 마주 앉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실무협상 시점을 ‘9월 하순’으로 제시한 바 있으나, 성사되지 않은 채 10월에 접어들었다.

김 대사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 실시를 언급하며 한국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불과 한 해 전 북과 남, 온겨레와 국제사회를 크게 격동시킨 역사적인 북남선언들은 오늘 이행단계에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교착상태에 빠졌다”며 “세상 사람들 앞에서는 평화의 악수를 연출하고 돌아앉아서는 우리를 겨냥한 최신 공격형 무기 반입과 미국과의 합동 군사연습을 강행하고 있는 남조선 당국의 이중적 행태에서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사는 “우리를 겨냥한 최신 공격형 무기 반입과 미국, 남조선 합동 군사연습은 상대방에 대한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며 무력증강을 하지 않기로 합의한 판문점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에 대한 난폭한 위반이며 도전”며 “북남관계 개선은 남조선 당국의 사대적 본성과 민족공동의 이익을 침해하는 외세 의존 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북남선언의 성실한 이행으로 민족 앞에 지닌 자기 책임을 다할 때에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힘을 만능으로 내세운 일방주의에 의해 많은 나라의 자주권이 유린되고 전반적 국제관계가 긴장되고 있으며, 평화가 위협당하고, 발전이 갈수록 억제당하고 있다”며 “세계 평화와 안전의 중대한 사명을 지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국제적 정의는 안중에도 없이 특정국가의 전략적 이익 추구를 위한 도구로 전략해 선택적인 나라에 대한 제재 압박과 제도 전복까지 추구하고 있다”고 유엔 안보리와 미국까지 겨냥해 비판했다.

김 대사는 “자주권 존중과 주권 평등의 원칙이 무참히 유린되는 현실은 국가들이 자기들의 강한 힘을 가질 때만 진정한 평화와 안전을 이루 수 있다는 심각한 교훈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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