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이커머스, 편의점과 싸우기도 벅찬데... 대형마트, 적자 속 규제 폭탄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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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이커머스, 편의점과 싸우기도 벅찬데... 대형마트, 적자 속 규제 폭탄 속앓이
  • 경북 포항시 임소정
  • 승인 2019.10.01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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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에 대한 각종 규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온라인쇼핑몰의 편리함, 배달 업체 앱 급증 등의 신 유통환경 때문이다. 정부는 대형마트의 의무 휴일과 영업시간 제한을 규제했다. 현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매월 공휴일 중 2일간 의무휴업을 해야 하며, 오전 0시부터 10시까지 영업을 하지 못한다. 이는 대형마트의 매출 감소와 고용 감소로 이어지는 실정이다. 과거 큰 이익을 내던 대형마트 때 강화했던 규제가 현재 변화한 유통환경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한 대형마트 카트(사진: 더 팩트 제공).
국내 한 대형마트 카트(사진: 더 팩트 제공).

최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의 주요 대형마트는 2분기에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가 계속되는 대형마트지만 규제는 여전하다. 이번 추석에도 다르지 않았다. 추석 전날 전체 대형마트 매장 가운데 71.2%가 휴업했다. 이번에도 우리 집은 추석 전에 미리 장을 봐 놓아야 했다. 깜빡하고 사놓지 못한 추석 음식 재료가 있어서 아는 이웃에게 빌려 쓰기도 했다. 매번 대형마트 휴무일을 확인하고 들러야 된다는 점이 소비자 입장에서 불편하다.

대형마트 의무 휴일과 영업시간 제한은 재래시장의 부흥을 위해서다. 하지만 이 규제는 전통시장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커머스(e커머스, 전자상거래를 뜻하는 영어 electronic commerce의 약자로 온라인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사고파는 것을 말한다)등 타 유통 판매 채널들이 큰 수혜를 보고 있다. 소비자의 구매 채널과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온라인 유통 강세가 시대적 흐름을 타고 있다. 모바일 지문 결제 하나로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쉽게 결제할 수 있는 시대다. 모바일 앱 마켓컬리는 시장이나 마트를 가지 않아도 신선한 야채와 과일 등을 소비자 집으로 배달해준다. 신선도를 유지한 채 반나절도 안돼서 새벽 발송을 해주기도 한다. 이 앱으로 영업시간 제한이 있는 마트보다 빠르고 더 편리하게 식재료를 구매할 수 있다.

거기에 편의점도 대형마트의 경쟁자로 부상했다. 편의점은 소량 구매가 가능하고 근거리 쇼핑에 최적화돼 있어 인기다. 4년째 대학 기숙사에 거주 중인 나는 마트보다 더 가까운 편의점을 주로 이용한다. 마트에 가면 대량 구매를 해야 할 것 같은 생각도 한몫한다. 자가용이 있다면 장거리에 위치한 대형마트에 가는 것과 대량 구매도 부담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학생이 차를 가지고 있는 상황은 많지 않다. 여태 봐왔던 다른 기숙사생들도 마찬가지다. 학교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편의점에 들르거나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식자재를 배달시킨다. 대형마트도 잘 이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시장을 이용할 리 만무하다. 내가 다니는 대학에서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에 못골시장이 있다. 하지만 못골시장에서는 학생들은커녕 일반 사람들도 보기 드물다. 이러한 실정이지만 편의점에 대한 유통규제는 없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대형마트는 전통시장과 같이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그 속도 또한 빠르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협력하면서 나아가기엔 유통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유통규제법이 업계의 변하고 있는 실 환경을 반영해야 할 때이다.

물론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가 완화돼도 재래시장에 대한 보호는 계속돼야 한다. 고전하는 재래시장에 근본적인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각 지역 명물로 시장을 육성하는 지원 등의 방안이 있다. 대형마트를 규제하기보다 재래시장과 함께 살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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