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은 없고 의혹으로 장사하는 언론사
상태바
검증은 없고 의혹으로 장사하는 언론사
  • 부산시 동구 박신
  • 승인 2019.10.01 16: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며칠 전 부모님과 저녁 식사를 하면서 조국 후보자 관련 논란에 대해 이야기했던 적이 있다. 조국 딸과 관련된 논란을 두고 아버지는‘위선적’이라고 비판했고 어머니는‘대부분 의혹뿐’이라며 아버지 얘기에 반박했다. 부모님은 조국 논란에 대한 내 의견도 물었지만,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같은 물음의 느낌이어서 섣불리 내 의견을 말할 수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명을 받은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월 9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종합청사에서 열린 법무부 장관 취임식에 참석해 취임사를 하고 있다(사진: 더 팩트 제공).
문재인 대통령의 임명을 받은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월 9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종합청사에서 열린 법무부 장관 취임식에 참석해 취임사를 하고 있다(사진: 더 팩트 제공).

작은 예일 수도 있지만 당장 우리 집부터 조국 찬성과 반대로 의견이 갈렸다. 지금 대한민국의 상황 역시 마찬가지다. 조국을 두고 반으로 갈라져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렇다 보니 상대방 이야기에는 귀 기울이지 않는다. 정작 사과가 필요한 문제를 단순히 반대를 위한 반대로 여겨버리는가 하면 비판하는 데 매몰된 나머지 의혹만 앞서서 아니면 말고 식의 주장이 대부분이다.

이런 식의 편 가르기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 또 국민의 대표로 선출된 국회의원들이 최전선에 서서 제 편 감싸기, 혹은 흠집 내기 식의 주장만 일삼고 있는 모습은 국민들의 정치 피로감을 유발할 뿐이다. 더욱더 심각한 것은 언론이다. 국회의원이 제기하는 의혹을 여과 없이 전달하기 바쁘다. 조국에 대한‘검증’은 없고 단순‘의혹’만 늘어놓고 있다.

한 달 가까이 이어진 조국 사태에 관한 수많은 기사가 쏟아졌지만 대부분 부실한 비판이다. 제대로 된 사실관계 확인은 없었고 의혹만 늘어놓고 물어뜯기 바빴다. 심지어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개한 조국 후보자 딸의 생활기록부에 적힌 성적까지 그대로 보도했다. 언론은 이런 행위 자체가 불법인지 아닌지보다는 후보자 딸의 생활기록부라는 자극적인 소재에만 집중했다.

이러한 언론의 모습은 이익만을 최우선 순위로 생각하는 사기업과 닮았다. 돈이 되는 일만 하는 사기업처럼 언론사도 국민적 관심사인 조국 사태를 가지고 장사를 했다. 조국 논란을 확대 재생산하는 주체가 되어 조국과 관련된 것들을 계속해서 기사화했다. 이러한 언론에 노출된 국민들의 의견은 자연스레 반으로 갈렸다. 얼마 전 실검을 장악했던‘조국 힘내세요’와‘조국 사퇴하세요’와 같은 모습만 봐도 국론이 얼마나 갈려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제 조국 사태는 막바지에 다다랐다. 하지만 앞으로 제2, 제3의 조국이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때도 언론이 지금과 같은 모습이라면 정말로 대한민국에서 설 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 언론에서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시대는 지났다. 앞으로 언론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금껏 드러난 문제를 스스로 바로 잡고 뼈를 깎는 내부 혁신이 필요하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