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교민과 풍물놀이로 한마음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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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교민과 풍물놀이로 한마음 되다
  • 취재기자 윤영한
  • 승인 2015.12.30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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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 전통 문화 지킴이 풍물굿패 '소리결'과 그 대표 김인수 씨 이야기
▲ 풍물굿패 소리결 대표 김인수 씨(사진: 김인수 씨 제공)

독일의 헤셀 주에 위치한 조그마한 마을 카셀. 오케스트라가 어울릴 것 같은 이곳에서 우리나라의 전통문화인 풍물놀이 소리가 울려 펴졌다. 그리고 그 울림의 중심에는 우리나라에서 독일로 파독 갔던 재외동포들과 그들에게 우리의 전통문화 풍물놀이를 가르쳐주는 풍물굿패 소리결의 대표 김인수(42, 부산시 금정구) 씨가 있다.

▲ 독일의 헤셀에서 열린 ‘독일교포 전통예술 워크숍’(사진: 김인수 씨 제공).

대학생 시절 동아리에서 풍물놀이를 처음 접하게 된 김인수 씨는 그때부터 풍물놀이에 푹 빠졌다. 풍물놀이의 매력은 그가 군대를 전역하고 대학 복학 후에도 여전했다. 상경대 출신인 그는 졸업 직전에 자신의 전공을 살려 회계사 시험을 준비해야할지 잠시 고민했으나, 곧 평생의 꿈을 포기할 수 없어서 자신이 좋아하는 풍물놀이를 자신의 업으로 삼기로 마음먹었다.

그가 대학을 졸업하던 해인 2000년, 반세기만에 남북한 정상이 만나 남북한 관계의 초석을 다지는 ‘6.15 공동선언’을 하게 됐다. 학생시절, 그는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이 선언을 계기로, 6.15 공동선언 실현을 위한 전통예술 공연단체인 풍물굿패 ‘소리결’ 을 만들었다.

▲ 6.15 공동선언과 함께 시작된 풍물굿패 소리결(사진: 김인수 씨 제공).

그렇게 풍물굿패 활동을 이어가던 2003년, 김인수 씨는 과거 간첩단 사건의 누명으로 한국 입국이 금지됐다가 고국을 방문하게 된 독일 교포들을 축하하는 행사에서 공연하게 됐다. 여기서 김 씨는 파독 간호사와 광부 등 한인 독일 교민들이 한국을 많이 그리워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소식을 듣고, 그는 이들에게 독일로 가서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려주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김 씨는 그후 소리결 단원들과 함께 매년 독일로 넘어가서 교민들에게 풍물놀이를 알리고 가르쳐주는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

2006년에 처음 시작된 이 행사는 현재까지도 매년 진행되고 있다. 올해에는 소리결의 배움을 받던 파독 간호사들이 한국으로 들어와 소리결 단원들과 함께 공연하기도 했다. 김인수 씨는 “첫해에는 부산시의 지원을 받았지만, 이후에는 지원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전통문화에 대한 교민들의 열정이 대단해서 사비를 들여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파독 간호사 분이 북을 치고 독일인 남편 분이 민요를 부르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 올해 4월 한국에서 열린 소리결 단원들과 파독 간호사들의 합동 공연(사진: 김인수 씨 제공).

김인수 씨는 이 행사 이외에도 국내 여러 대학 풍물 동아리들에게 연습할 장소를 제공해주고 교육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그는 “예나 지금이나 대학 풍물 동아리는 연습 때 나는 소음 때문에 연습하는 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다. 특히나 최근에는 취업이 우선시되는 시대라서 동아리 활동은 더더욱 뒷전으로 밀리고 만다. 참 안타까운 노릇”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풍물패 운영이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김 씨는 풍물놀이를 천생의 업으로 생각하고 금전적인 부분은 늘 뒤로 밀어둔다. 그리고 전통문화를 대중들에게 알리는 일이 항상 앞전이다. 김 씨는 “우리의 전통문화는 충분히 경쟁력 있고 매력 있는 문화”라고 말했다.

김 씨는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에 나라에 있어서 부나 권력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한 백범 김구 선생의 말을 좋아한다. 늘 전통 문화를 앞세우고 알리는 김인수 대표는 문화지킴이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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