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익인가, 진실인가?...황우석 박사 줄기세포 사건의 기억을 떠올리는 영화 ‘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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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익인가, 진실인가?...황우석 박사 줄기세포 사건의 기억을 떠올리는 영화 ‘제보자’
  • 부산시 동래구 원영준
  • 승인 2019.09.30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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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는 진실 추구와 국익의 대립이 돋보이는 영화다. 진실 추구는 이미 드러난 사실만을 믿는 것이 아니고 숨겨진 것을 알고 싶어 하는 것이며, 국익은 국민이 전체적으로 추구해야하는 이익을 말한다. 영화 속에서 세계 최초로 인간배아줄기세포 추출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이장환 박사와 윤민철 PD가 대립의 중심인물인데, 이장환 박사는 자신의 연구 성공이 국가에 이익을 가져왔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때문에 국익 편이라 할 수 있고, 영화 속 국민들과 정부까지 이장환 박사를 치켜세우며 국익을 추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윤민철 PD는 단순히 이장환 박사의 연구 성공을 있는 그대로 믿지 않고 그 속의 감춰진 것들을 파헤치는, 즉 진실을 추구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진실의 편에 선 한 사람이 더 있는데, 그 주인공은 제보자 심민호 팀장이다. 윤 PD는 심 팀장의 이 박사 연구 내용과 결과는 모두 거짓이라는 내용의 제보전화 한 통을 받고 이 박사와의 싸움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것이 영화의 주된 내용이다.

영화 '제보자' 포스터(사진: 네이버 영화).
영화 '제보자' 포스터(사진: 네이버 영화).

영화 <제보자>를 보면 예전 우리나라를 발칵 뒤집어놓았던 한 사건이 생각난다. 그것은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조작 사건이다. 물론 영화에서 실화를 바탕으로 한 픽션이라고는 하지만 영화를 보면 볼수록 그 사건을 머릿속에서 지우기는 쉽지 않다. 사실 황우석 박사 사건은 시간이 많이 지났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제보자>는 황우석 박사 사건을 다시 떠오르게 하는 영화지만 그를 넘어서 그 속에서 우리가 알아야하는 진실이 무엇인지, 진실과 국익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 생각하게끔 만드는 영화다.

만일 누군가 나에게 ‘진실과 국익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라고 묻는다면 바로 진실이라 대답할 것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해보면 사람들은 정말 아무런 고민 없이 진실을 선택할 수 있을까? 만약 그 진실이 국가에 막대한 손해를 끼치고 그 진실로 인해 개인적인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진실이라면 쉽게 진실이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영화에 등장하는 윤민철 PD와 심민호 팀장의 진실은 꼭 밝혀야한다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그들은 또한 모든 국민이 자신들을 욕하고 비난해도 진실이 결국에는 사람들이 그렇게 외치는 국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나는 윤 PD와 심 팀장의 이런 믿음에 동의한다. 개인의 어떤 한 행동이 국가에 이익이 돼도 그것이 진실인지 아닌지는 당연히 밝혀야하는 것 아닌가? 결국 진실을 넘어서는 국익은 국익이라고 포장된 사익이다. 진실을 넘어선다는 것은 누군가 진실을 감추고 있을 뿐인 것이다. 영화에서도 진실을 밝히려는 인물들과 방송사 윗선의 압박이나 광고나 방송 철회 요구, 청와대와의 갈등이 등장한다. 이는 진실을 왜곡하고 감춰서라도 이익을 취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누군가의 의도에 따라 감춰진 진실은 쉽게 드러나지 않고 밝혀내기도 어렵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제보자>는 결국 진실을 간절히 추구하면 언젠가 감춰진 진실은 드러나고 진실이 누군가의 대단한 연구 성공과 같이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 경제적으로 부유함을 가져다주는 그 무엇보다 국익에 더 가깝다고 말해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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