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기다리는 해운대 유기동물 입양센터의 강아지와 고양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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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주인 기다리는 해운대 유기동물 입양센터의 강아지와 고양이들
  • 취재기자 이민재
  • 승인 2019.09.2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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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동물 급증세 속 안정적 보호-훈련-입양 체계 구축
또 버려지는 일 없도록 까다로운 입양절차 거치도록 해

부산시 해운대구가 지난 6월부터 부산에선 처음으로 ‘유기동물 입양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유기동물의 수를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하는 것이다.

반려동물의 시대가 열렸지만, 버려지는 유기동물의 수도 늘고 있다. 손금주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6년간(2014년~2019년 8월) 총 41만5514마리의 반려동물이 버려졌다. 25%에 달하는 수를 안락사했다.

유기동물을 위해 보호소를 운영해도 문제가 많다. 유기동물이 너무 많아 수용시설이 부족하고,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유기동물 입양센터에서는 보호소에서 공고 기간이 끝나고 기본검진이 끝난 동물을 데려온다.

해운대 유기동물 입양센터에서 적절한 관리를 받고 있는 강아지와 고양이들(사진: 취재기자 이민재).
해운대 유기동물 입양센터에서 적절한 관리를 받고 있는 강아지와 고양이들(사진: 취재기자 이민재).

보호소가 최소한의 보살핌과 주인을 찾아주는 곳이라면, 유기동물 입양센터는 새 주인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입양센터인 만큼 바로 다른 가정에 갈 수 있는 동물 위주로 보호소에서 데려온다. 입양센터에 온 동물은 새로운 가정을 찾을 때까지 기간 한정 없이 센터에서 보호, 관리를 받는다. 더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강아지는 최대 13마리, 고양이는 5마리로 제한하고 있다.

입양센터에 들어갈 때부터, 강아지들은 운동장에서 뛰어놀며 사람을 반긴다. 유기동물이라는 생각을 할 수 없을 정도의 밝은 표정이다. 그 중 사람을 무서워하는 동물은 따로 격리해서 사람이 많이 다니는 입구 쪽에 놔둔다. 최대한 많은 사람을 보며 익숙해질 수 있게 훈련을 하고 있다. 각자가 필요한 훈련을 받으며 사람을 맞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입양센터는 보호소와 다르게 입양 절차가 까다롭다. 또다시 유기동물로 만들지 않기 위한 정책이다. 한 가지 조건이 있다. 유기동물은 분리불안증이 있어서 최소 2인 이상의 가정만 분양을 받을 수 있다. 입양 신청 설문지 작성 후, 기본 3번의 방문 상담이 필요하다.

분양을 받은 후에도 사후관리를 위해 3번 방문 상담을 한다. 제대로 분양받기까지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 걸린다. 입양센터에서는 중성화 수술을 하고, 등록 칩도 같이 지원해서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

사전방문 상담으로, 1차로는 설문지 조사와 상담, 입양할 동물의 문제점들을 말하는 시간을 가진다. 2차는 입양할 동물에게 간식을 주고 놀며 교감하는 시간을 가진다. 3차는 동물과 산책하며 돌발 상황을 점검한다. 사후 상담에선, 낯선 곳에 간 동물의 문제점을 얘기하고 피드백을 얘기한다.

유기동물 입양센터의 강아지들이 사람을 반겨주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민재).
유기동물 입양센터의 강아지들이 사람을 반겨주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민재).

분양받는 사람뿐만 아니라 새로운 가정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강아지들도 훈련받는다. 사람과 살면서 가장 필요한 배변과 사회화 훈련을 하고 있다. 직원이 있을 땐 자유롭게 움직이며 운동할 수 있게 운동장에 풀어둔다. 운동장에서 자연스럽게 배변 훈련에 적응하고, 다른 강아지들과 어울리며 사회화를 배운다.

유기동물 입양센터에서 일하는 이지선(28,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유기견’이라는 선입견에 대해서 느끼는 바가 많다. 유기견이기 때문에 분양이 쉬울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유기견이라 분양이 더 까다로운 것인데, 거기에 사람들이 많은 불만을 느낀다는 것이다. 지선 씨는 “반려동물을 사치품으로 느끼는 사람이 많아서 입양 절차가 까다로운 것을 이해해주셨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지선 씨는 배변을 잘 가리는지, 털이 안 빠지는 종인지, 안 짖는 강아지인지를 많은 사람이 물어본다고 말했다. 지선 씨는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난감하다. 배변과 짖는 것은 강아지들의 기본 행동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또 훈련한다 해도 낯선 곳에 가면 실수를 할 수 밖에 없다. 지선 씨는 “강아지가 실수해도 너그럽게 이해하고 보호자들의 노력이 많이 필요한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해운대구 유기동물 입양센터는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운영하고, 아침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 연다. 일, 월요일엔 방문객을 받지 않고 전화로 상담 신청을 한 뒤, 방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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