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만기 독일 DLF 원금 100% 손실, 넉달만에 86억 원 전액 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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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만기 독일 DLF 원금 100% 손실, 넉달만에 86억 원 전액 날려
  • 취재기자 배수진
  • 승인 2019.09.2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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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독일금리연계 전문사모증권투자신탁 제7호(DLS-파생형) 상품
선진국 국채 관련 파생상품 중 투자금액 전액 손실 기록 첫 사례
만기 보장 쿠폰 금리 등 포함하면 1억 원 투자 시 192만 원만 건져
금융소비자원, 사기판매로 인한 계약취소, 원금전액배상 소송 제기

26일 만기를 맞는 우리은행의 독일 국채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이 사실상 원금 전액 손실을 기록했다.

26일 우리은행과 국회 등의 자료에 따르면 이날 만기를 맞는 ‘KB 독일금리연계 전문사모증권투자신탁 제7호(DLS-파생형)’이 86억 원 전액 손실로 확정됐다. 이 상품은 4개월 초단기 만기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에 연계해 투자돼, 원금은 100% 손실이 확정됐다.

다만 금리 하락 폭과 무관하게 상품을 만기까지 유지할 때 보장해주는 ‘쿠폰 금리’ 1.4%(연 4.2% 만기 4개월)와 선취 운용수수료 반환분(0.5%)을 감안하면 실제 손실률은 98.1%다. 이 상품에 1억 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하면 192만 원만 건지는 셈이다.

이는 선진국 국채 관련 파생상품 가운데 투자금액 전액 손실을 기록한 첫 사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리 쿠폰 수익금 1.4%와 일부 수익률 조정 등에 의해 만기 손실률이 98.1%로 확정됐다”고 말했다. 86억 원은 넉 달 만에 1억 6000만 원 남짓으로 쪼그라들어 만기를 맞았다.

앞서 독일 국채 10년물 등 주요국 금리는 잠깐 반등세를 보여서 지난 19일 첫 만기를 맞은 우리은행 디엘에프 가입자들은 60% 선의 손실률이 확정됐다. 하지만 일주일 새 다시 금리가 고꾸라지면서 독일 국채 상품 대부분은 원금 전액 손실 구간에 들어갔다.

26일 만기를 맞는 문제의 상품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해서 만들어졌다. 만기 때 이 금리가 –0.2% 이상이면 연 3~5%의 수익을 가져가고, -0.6% 아래로 떨어지면 원금 전액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결국 최종 기준금리 확정 시점인 전날 밤 독일 국채금리가 -0.619%를 찍으면서 원금 전액 손실이 확정됐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대부분의 상품은 대부분 올해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며, 대체로 금리가 -0.6% 밑으로 내려가면 원금 전액 손실이 나도록 설계돼 있다. 한때 -0.45%까지 '반짝' 반등했던 독일 국채금리는 현재 -0.6% 선으로 다시 미끄러져 내려온 상태다.

한편, 금융소비자원과 법무법인 로고스는 25일 우리은행과 KEB 하나은행 DLF 판매 4건 20억 원 상당에 대해 사기 판매로 인한 계약 취소와 원금 전액 배상을 요구하는 첫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8월 초에는 법무법인 한누리가 두 은행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경기도 성남시 우리은행 지점에서 “사기 판매 즉각 철회하라”며 항의 시위를 했다.

우리은행은 피해자 보호 방침을 밝혔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지난 23일 전국 영업본부장을 소집한 자리에서 파생 상품 손실과 관련해 “고객 보호를 위해 법령 등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책임 있는 자세로 다각도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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