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들 모든 것 감시하는 전자팔찌, 인권침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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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들 모든 것 감시하는 전자팔찌, 인권침해 논란
  • 취재기자 최영민
  • 승인 2015.12.2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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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훈련소 1개 연대서 시범 적용 중...위치, 건강정보, 운동량까지 통제

대한민국 육군은 최근 IoT(Internet of Things)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훈련병 관리체계’를 페이스북을 통해 소개했다. 장병들에게 전자 팔찌를 채워 개인 건강정보와 위치 등을 관리한다는 내용인데,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선 인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5일 대한민국 육군이 직접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육군훈련소 신병들에게 IoT를 끼얹어 보았다”는 내용의 글이 게시됐다. IoT는 사물인터넷을 일컫는 말로 각종 사물에 통신 기능을 내장하여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기술을 말한다.

육군은 시범 시행 예정인 IoT기술을 통해 장병들의 위치, 시간 등 모든 현황을 PDA를 통해 실시간 모니터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전자 팔찌를 통해 장병 개인의 건강정보와 운동량, 심지어 식사 여부와 메뉴 선호도까지 산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페이지 관리자는 이젠 훈련병들의 결식과 편식마저 통제할 수 있다며 “신세계가 펼쳐졌다”고 말했다.

▲ 전자 팔찌를 착용하고 있는 장병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시범 사진(사진: 대한민국 육군 페이스북 페이지)

익명을 요구한 최모 육군 중위는 “장병의 개인건강 또한 전투력에 해당한다. 훈련병 말고도 모든 장병에게 충분히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인 것 같다. 체계적으로 장병을 관리할 수 있을 뿐이지 인권침해의 요소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IoT기술 시행의 소식을 접한 일부 네티즌은 “장병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사고의 위험도 줄어들 것 같다,” “조금 더 개선해서 발전시켰으면 좋겠다”는 등 IoT시스템의 도입을 적극 권장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네티즌들 시선은 곱지 않다. 위 게시 글에 댓글을 단 네티즌들은 스마트 훈련병 관리체계에 대해 “장병들 인권이 무너지는 소리,” “군대가 아무리 자유가 없다고 하지만 이건 너무 심했다,” “편식을 줄이려면 밥부터 맛있게 줘라, 억지로 먹게 하는 게 말이 되냐”는 등 장병들의 인권침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입대 예정인 김모(21,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씨는 “페이스북을 이용하던 중 우연히 IoT기술을 도입한다는 게시물을 봤고, 너무 심한 자유억압이라는 비판의 글을 남겼다”며 “언젠가 내가 입대했을 때 전자 팔찌를 끼고 모든 걸 감시당하고 있을 생각을 하니 끔찍하다”고 말했다.

▲ 실시간으로 PDA를 통해 장병의 상태를 체크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육군 홈페이지에 올라온 시범 사진(사진: 대한민국 육군 페이스북 페이지).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육군 측은 별다른 입장 표명 없이 IoT기술을 내년까지 1개 연대를 대상으로 시범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그 성과와 효과가 검증되면, 육군훈련소 모든 연대와 신병교육 대대를 보유한 전 사단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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