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주 작가 첫 단편소설집 '따로 쓰게 된 방'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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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주 작가 첫 단편소설집 '따로 쓰게 된 방' 출간
  • 취재기자 심헌용
  • 승인 2019.09.19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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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세 소설가 등단, 팔순에 단편소설집 엮어
한국사회 직면한 노년문제 집중 재조명

<따로 쓰게 된 방>, ‘아름다운 노년’ 강남주 작가의 첫 단편소설집이다.

강남주 작가의 단편소설 '따로 쓰게 된 방' 표지(사진: 출판사 두두 제공).
강남주 작가의 단편소설집 '따로 쓰게 된 방' 표지(사진: 출판사 두두 제공).

강남주 작가는 언론사 기자-대학교수-대학총장으로 살며, 그 짧지 않은 세월, 결코 게으르지 않은 시인·수필가·문학평론가였다. ‘옛날 같으면 고려장 나이’ 75세에, 기어이 새내기 소설가로 등단, 팔순에 단편소설집까지 펴 낸 것이다. 정말이지, 글쓰기에 관한 한 쉴 줄 모르는 ‘불굴의 마라토너’다.

<따로 쓰게 된 방>에는 모두 아홉 편의 작품을 수록했다. 이 작품들은 일관되게 한국사회가 직면한 노년 문제를 담담하고 단단한 시선으로 응시한다. 현실적인 소재와 과장 없는 문체로 그려낸 우리 시대 노년의 모습은, 이제는 외떨어져 따로 하나의 방을 쓰게 된 표제작의 주인공을 닮아있다.

표제작 '따로 쓰게 된 방'은 노년 부부가 따로 방을 쓰면서 시작되는 여러 갈등이 이야기의 주된 축을 이룬다. 소설 속 노년 부부는 한동안 각방을 쓰다가 우연히 돌연사 뉴스를 본 후 다시 방을 함께 쓰기로 한다. 삶의 대부분을 함께 한 부부의 합방 이유가 죽음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는 사실이 서글프게 다가오지만, 소설은 많은 노년 부부가 실제로 대면하고 있는 문제임을 웅변한다.

그 밖에도 이번 단편소설집은 노년이 되었을 때 심각하고 실질적인 화두로 마주치게 되는 ‘죽음’에 대한 성찰, 자식과의 긴장과 갈등을 통해 죽음에 대한 철학을 예비하는 모습 등 노년의 나이에 접어들면서 생기는 여러 문제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노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는 이때, '따로 쓰게 된 방'을 비롯한 아홉 편의 단편 소설을 통해 지금 여기, 우리 시대의 노년 문제를 되돌아보게 한다.

그는 에필로그 ‘왜 쓰는가’에서 노년에 소설을 쓰는 이유를 담담하게 털어놓는다. “왜 쓰느냐는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간단하다. 젊었을 때부터 소설을 쓰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쓴다. 그리고 오래 산 것이 작가로서 글을 쓰는 데 결코 장애요인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그는 확인한다. “나에게 왜 소설을 쓰느냐고 묻는다면 쓰는 것이 재미있어서 그런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래도 또 묻는다면 돌아가는 기계보다 서 있는 기계가 더 빨리 녹슨다고, 그래서 녹슨 인생을 살지 않기 위해 쓴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래도 재차 묻는다면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서 대미를 이루고 있는 주인공 산티아고의 명구 ‘인간은 파괴될 수 있어도 패배할 수는 없다(A man can be destroyed, but not defeated.)’는 말을 들려주고 싶다”고-.

강남주 작가, 그는 더하고 뺄 것도 없이, 노년기를 창조적 활력 위에서 살아가는 ‘노년 열정’의 한 아이콘임이 분명하다.

1939년 경남 하동 출생. 부산수산대 졸, 부산대 국어국문학 박사, 부산 MBC 기자(1964), 중앙일보 보도국 차장(1968), 부경대 교수(1978), 부경대 총장(2000), 조선통신사문화사업회 집행위원장(2003), 중국인민대 명예교수(2004),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2008), 봉생문화상(문학부문, 1989), 어민문화상(1990), 부산시 문화상(1992), 일맥문화대상(2001), 청조 근정훈장(2004), 1975년 <시문학> 추천 등단, 시집 9권, 평론집 3권, 수필집 2권, 2013년 <문예연구> 신인문학작품 공모전 소설부문 당선으로 소설가 입문.

펴낸 곳 두두(070-7701-4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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