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매 운동은 찬성, “그러나 누군가가 강요하면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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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불매 운동은 찬성, “그러나 누군가가 강요하면 싫어요”
  • 울산시 북구 이승연
  • 승인 2019.09.1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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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 사이의 지속적인 마찰 속에서 일본은 끝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화이트리스트란, 자국의 안전 보장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첨단 기술과 전자 부품 등을 타 국가에 수출할 때, 허가신청을 면제하는 국가를 가리킨다. 이 사태에 대해 분노한 한국 시민들은 ‘NO JAPAN’이라고 외치며 본격적인 일본 불매운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9월 한일정상회담 당시 아베 신조(왼쪽) 일본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사진: 더 팩트 제공).
지난해 9월 한일정상회담 당시 아베 신조(왼쪽) 일본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사진: 더 팩트 제공).

생각보다 일본산 제품들은 한국 국민의 삶 깊숙이 박혀있었다. 한국금융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신발 편집숍인 ABC마트는 신발 유통 시장에서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며 1위 입지를 굳히고 있었으나, 지분 99.96%를 일본 본사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됐다. 또한,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 SPA 시장을 굳건히 지켰던 일본 SPA브랜드 유니클로의 8개 카드사 매출액은 6월 마지막 주 59억4000만 원에서 7월 넷째 주 17억7000만 원으로 ‘70.1%’나 급감했다. 이처럼 말로 퍼지던 불매운동은 이제 구체적으로 수치화되어 더욱 확산하고 있다.

뜨거운 일본 상품 불매운동은 일본 여행 불매까지 이어졌다. 매일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짧은 연휴에 인기를 끌던 일본 도시들이 추석 연휴 항공권 순위에 밀렸다. 여행 관련 사이트인 위메프 투어 관계자는 "극성수기인 추석 연휴 항공권 예약은 일반적으로 2~6개월 전에 진행되는데, 7월 초 이후 사회 분위기가 변하면서 적지 않은 고객이 일본 일정을 취소하고 동남아 여행지로 발길을 돌린 것으로 분석한다"고 말했다. 나 역시도 여름방학을 맞아 도쿄 여행을 계획 중이었다. 하지만 이 시국에 일본으로 여행을 가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비행기 티켓을 비롯한 모든 여행 관련 예약을 취소했다. 취소 수수료가 아까웠지만, 이번 불매운동에 힘을 보태주고자 내린 판단이었기에 후회는 없었다.

그러나 일본의 보복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시작한 불매운동은 점점 강요로 바뀌고 있다. 경남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일 유니클로 매장에서 영업을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A(64) 씨가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과 언론 보도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4일 낮 12시 30분께 대전시 서구 유니클로 매장에 들어가 한 고객에게 “일본 제품인데 꼭 사야 하냐”고 말하며 매장에 있던 고객과 말다툼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불매운동은 스스로 하고자 하는 개인 의지로 이뤄져야 하는 것이지, 이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 시민들의 불매운동이 꾸준히 확산할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는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불매운동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불매운동은 개인의 자유지만 불매운동을 하지 않는 것도 개인의 자유다. 무조건적인 불매운동 강요보다는 부드럽게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을 사용한다면 더욱 장기적이고 현명한 불매운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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