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뢰에 두 다리 잃은 하중사에 ‘공상 판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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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지뢰에 두 다리 잃은 하중사에 ‘공상 판정’ 논란
  • 취재기자 배수진
  • 승인 2019.09.1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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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처로부터 ‘전상자’ 아닌 ‘공상자’ 판정
"남은 건 명예 뿐···명예마저 뺏지 말라"
문대통령, 즉각 재심의 지시
북한 목함지뢰로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 중사가 국가유공자 심사에서 공상자 판정을 받자 청원을 올려 다시 심사할 것을 요청했다.(사진:더팩트 제공)
북한 목함지뢰로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 중사가 국가유공자 심사에서 공상자 판정을 받자 청원을 올려 다시 심사할 것을 요청했다.(사진:더팩트 제공)

국가보훈처가 4년 전 목함 지뢰로 두 다리를 잃었던 하재헌 중사를 ‘전상자’로 인정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는 와중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북한 목함지뢰 도발 사건, 저의 명예를 지켜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하재헌 중사는 2015년 8월 4일 수색 작전 도중 북한군이 수색로 인근에 매설한 목함지뢰가 터지면서 양쪽 다리를 잃고 양쪽 고막이 파열되는 등 크게 다쳤다.

하 중사는 “군에서 전공상 심사 결과, 전상자 분류 기준표에 의해 ‘적이 설치한 위험물에 의하여 상이를 입거나 적이 설치한 위험물 제게 작업 중 상이를 입은 사람’이라는 요건으로 전상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중사는 “군 인사명령에도 전투육군 1사단 DMZ 지뢰 도발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하중사는 올해 초 전역, 국가유공자 신청을 했는데, 보훈처로부터 전투 중 부상했다는 ‘전상자’가 아니라 공무 수행 중 다쳤다는 뜻의 ‘공상자’ 판정을 받았다.

보훈처는 전투에 대한 문언 해석범위를 넘어 전상군경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시하고 “적이 매설한 목함지뢰에 부상을 입었다고 해도 기존 DMZ 수색 작전 중 입은 지뢰부상과 달리 보기 어렵고, 사고 당시 교전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하중사는 “전상군경이 명예다”며 “다리 잃고 남은 것은 명예뿐인데, 명예마저 빼앗아가지 말아달라”고 전했다.

보훈처는 “현재 유공자법 시행령에는 지뢰 피해자를 전상자로 판단하는 규정이 없다”며 “목함 지뢰 사건도 다른 수색작업과 동일하게 봐야 한다”고 밝혔다.

목함 지뢰 사건 이후 국방부가 시행령을 신설하며 적 도발에 의한 피해를 폭넓게 인정했지만, 정작 유공자 판단을 하는 보훈처에서는 관련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관련 법조문을 탄력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국가보훈처는 “하 예비역 중사의 이의신청을 본회의에 올려 다시 한 번 깊이 있게 논의하겠다”며 “국방부의 군인사법 시행령과 보훈처의 유공자법 시행령에 있는 전상과 공상 규정에 대한 일부 차이 때문에 발생한 문제인 만큼, 앞으로 법률개정 등의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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