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도심에 박물관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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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도심에 박물관이 있다고?
  • 취재기자 김채민
  • 승인 2019.09.22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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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면 한복판 건물 속 작은 박물관, 부산포 민속박물관

젊음의 거리, 부산의 번화가인 서면 한복판에 박물관이 있다. 부산 도심 속 작은 박물관, 부산포 민속 박물관이다. 노래연습장, VR 체험관, 노래주점이 자리 잡은 건물 속 5층에 전시실이 있다. 박물관이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부산포 민속박물관은 2006년 5월 개관했다. 개인이 운영하는 사립 박물관이다. 사라져가는 민속자료를 모아 보존, 전시, 조사, 연구하기 위해 설립됐다. 박물관은 건물의 4, 5층을 쓰고 있다. 5층이 311.14㎡(94평) 규모의 전시실이다. 4층은 수장고와 사무실이다.

사립 박물관은 대체로 운영경비 때문에 관람료를 받는다. 하지만 부산포 민속박물관은 무료다. 설립자인 김정민 관장의 뜻이다. ‘안경 관련 사업을 하며 오랜 시간 수집해 온 민속자료를 혼자 감상하기 아까워 열린 공간에서 최대한 많은 시민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박물관이 유동 인구가 많은 서면에 자리 잡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친숙한 호미, 낫, 지게 등의 농기구부터 짚으로 만든 바구니, 똬리, 짚신 등 ‘농업’을 주제로 한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영주).
친숙한 호미, 낫, 지게 등의 농기구부터 짚으로 만든 바구니, 똬리, 짚신 등 ‘농업’을 주제로 한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채민).

전시실은 주제별로 나뉘어져 있다. 조상들의 의식주, 민속 공예품, 생활용품, 전통 혼례 등과 관련된 370여 점의 전시품을 볼 수 있다. 쉽게 접했던 한복, 절구, 화로를 비롯해 어디선가 본 적은 있지만 생소했던 물품도 있다. 대부분 조선시대 유물들이다.

부산 모 유치원 어린이들이 ‘우리 조상들의 여름나기’ 주제로 전시 중인 민속품을 보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영주).
부산 모 유치원 어린이들이 ‘우리 조상들의 여름나기’ 주제로 전시 중인 민속품을 보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채민).

부분적인 상설 교체 전시와 다양한 소주제를 통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현재는 ‘우리 조상들의 여름나기’라는 소주제로 전시를 하고 있다. 추위가 찾아올 즈음엔 겨울 생활에 관련된 소주제로 전시를 할 예정이다. 딸과 함께 온 김명순(50,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오랜만에 고향에서 보던 옛 물건들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딸 김서연(14, 부산시 부산진구) 양은 “교과서에서 보던 유물이 다양하게 전시돼 있어서 신기하다”며 웃었다.

부산포 민속박물관을 찾은 한 관람객이 소원을 적어 줄에 매달고 있다. ‘소원성취 소지 올리기’는 대보름 날 소원을 적어 하늘로 올리는 것에서 영감을 얻어 박물관에 체험장을 마련했다(사진: 취재기자 김영주).
부산포 민속박물관을 찾은 한 관람객이 소원을 적어 줄에 매달고 있다. ‘소원성취 소지 올리기’는 대보름 날 소원을 적어 하늘로 올리는 것에서 영감을 얻어 박물관에 체험장을 마련했다(사진: 취재기자 김채민).

단체 관람 예약 시, 전시품 감상뿐 아니라 간단한 체험도 가능하다. 다듬이 두드리기, 절구 찧기, 맷돌 갈기, 지게 지기 등 농촌 생활에 관련된 체험이 있다. 상시 가능한 체험은 투호던지기, 고리 던지기, 소원성취 소지 올리기가 있다. 대학생 차가은(22, 부산시 금정구) 씨는 “작지만 알차다”며 “따로 신청을 하지 않아도 체험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부산 모 유치원 어린이들이 다듬이 두드리기를 체험해 보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영주).
부산 모 유치원 어린이들이 다듬이 두드리기를 체험해 보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채민).

가족과 함께하는 토요 전통 문화 체험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부산시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2013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한 분기마다 3회가 한 세트로 격주 토요일 오후 2~4시에 진행된다. 3분기 마지막 수업인 오는 28일엔 솟대 만들기가 진행된다. 4분기 체험교실의 신청 기간은 24일~28일이다. 4분기의 첫 수업은 10월 21일이다. 3회에 걸쳐 칠보공예 만들기, 옛날 책 만들기, 계란 꾸러미 만들기 체험을 한다. 체험비는 무료, 선착순 25명을 모집한다. 6세 이상의 유치원생 및 초등학생 대상이다. 분기별로만 신청이 가능하다. 문의 및 신청은 박물관(051-803-4300)으로 전화하면 된다.

박물관에서 운영 중인 토요 전통 문화 체험 교실의 예시품이다. 한지를 이용한 한지 공예, 전통 놀이용품 만들기, 솟대. 장승 만들기 등을 진행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영주).
박물관에서 운영 중인 토요 전통 문화 체험 교실의 예시품이다. 한지를 이용한 한지 공예, 전통 놀이용품 만들기, 솟대. 장승 만들기 등을 진행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채민).

김홍원 실장은 “박물관에 있는 유물을 보면 과거, 현재와 미래도 볼 수 있다”며 “도심 속 교육의 장으로 다양하게 활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민속박물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체험 프로그램에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

부산포 민속박물관은 서면역에서 도보 약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쥬디스태화 신관 정문 앞 8층 건물을 찾으면 된다. 주차장은 따로 없어 대중교통 이용을 추천한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하절기(3월~10월)는 오전 10시~오후 6시, 동절기(11월~2월)는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매주 월, 일요일, 1월 1일, 설 및 추석 연휴는 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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