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스트레스 한 방에 '훅'...몰입형 취미 6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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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스트레스 한 방에 '훅'...몰입형 취미 6가지
  • 취재기자 박준우
  • 승인 2015.12.20 2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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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컬리링, 나노 블럭 등.." 차분한 취미활동이 심리적 안정에 특효"

연말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한 해의 스트레스를 날리려는 소모임을 갖는다. 이름하여 망년회(忘年會)다. 그러나 과거에는 여행, 쇼핑, 술자리, 운동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했지만, 요즘에는 스트레스 해소의 트랜드가 변화되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베껴 쓰고, 색칠하고, 종이 접고, 조립하며, 고요히 내면으로 들어간다. 단순한 몰입을 통해 혼자 조용히 할 수 있는 ‘안티 스트레스 활동(Anti-stress activity)’이 새로운 스트레스 해소의 방법의 하나로 각광받고 있다. 

1. 컬러링 북

KBS2 드라마 <프로듀사>에서 톱스타 신디(아이유)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마음이 정리가 되지 않을 때마다 책을 펼쳐 색칠한다. 요즘 떠오르는 ‘안티 스트레스 활동(Anti-stress activity)’의 일종인 ‘컬러링 북’이다.

▲ 인기리에 종영한 KBS2드라마 <프로듀사>에서 여주인공 ‘신디’가 컬러링북을 색칠하고 있는 모습(사진: TV 드라마 캡처).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취미생활을 하는 목적'을 묻는 질문에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라고 답한 응답이 조사 대상자의 50%를 넘으면서 1위로 꼽힌 바 있다. 그만큼 취미 생활이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2. 나노블럭

최근 20, 30대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한 ‘나노 블록’도 안티 스트레스의 일종이다. 나노 블록이란 그리스어로 난쟁이를 뜻하는 나노스와 블록이 합쳐진 말이다. 나노블럭은 비교적 작은 크기의 레고다. 대학생 강대우(23) 씨는 최근 많은 과제와 기말 시험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러던 중, 여자 친구가 나노 블록을 사왔다. 평소 활동적인 성격의 그는 처음엔 “애들도 아니고 무슨 장난감이냐”는 반응을 보였지만, 같이 만들어 보자는 여자 친구의 제안에 마지못해 블록을 조립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몇 분이 지나자, 어느새 만들기에 몰입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강 씨는 “가만히 앉아서 무엇을 잘 하지 못하는 성격이라 처음에는 하기 싫었지만, 생각보다 만들기 쉽고 오랜만에 몰입의 즐거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 안티 스트레스의 일종인 나노 블럭(사진: 취재기자 박준우).

3. 우드 크래프트

나노 블록과 유사하지만 나무를 조립해 작품을 만든다는 점이 다른 ‘우드 크래프트’도 있다. 미술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 박기연(23) 씨는 “평소에 만들기를 좋아해 만들기를 하던 중, 우드 크레프트를 발견했다”며 “나노 블록보다는 만들기 어렵지만, 집중해서 만들다보면 잡념이 사라지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 우드 크레프트의 완성된 모습(사진: 취재기자 박준우).

4. 종이접기

올 7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하며 이전까지 줄곧 1등을 했던 ‘백주부’ 백종원(50) 씨를 시청률에서 이긴 사람이 있다. 종이접기 코너를 진행해 인기를 끌었던 종이문화재단 평생교육원 원장 김영만(65) 씨다. 색종이를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활동인 종이접기는 김 씨의 TV 출연 이후 안티 스트레스 활동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만들기를 하고 있는 김영만 씨(사진: TV 화면 캡처).

전역이 얼마 남지 않은 군인 윤남호(22) 씨는 시간이 날 때마다 종이접기를 한다. 지루함과 군생활의 스트레스를 이겨낼 방법을 찾던 그는 우연히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김영만 씨가 진행하는 종이접기 코너를 보게 됐다. 어린 시절 김영만 씨가 진행하는 종이접기 코너를 따라했던 기억도 나고, 마땅히 할 일도 없었던 그는 종이접기를 한 번 따라 해봤고, 이내 빠져들었다. 윤 씨는 “미술 활동에는 영 소질이 없었는데, 김영만 씨를 따라 차근차근 하다 보니 작품이 완성되어 있더라”며 “시간을 보내려고 책을 읽다보면 간혹 잘 읽히지 않는 문장이 나와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데, 종이접기는 집중해서 따라 만들기만 하면 되니 좋다”고 말했다.

5. 캘리그라피

만들기나 종이접기 같은 활동은 자신과 맞지 않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한 안티 스트레스 활동이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캘리그라피나 시나 글을 베껴 쓰는 활동인 라이팅 북이 그 예다. 자신만의 독특한 손글씨를 만들 수 있는 ‘캘리그래피(calligraphy)’는 아름다운 서체란 뜻을 지닌 그리스어 ‘kalligraphia’에서 유래한 말이다. Calli는 미(美), Graphy는 화풍·서풍·서법·기록법 등을 뜻한다. 개성 있는 문자 표현이 매력적인 캘리그래피는 영화 포스터나 광고, 책 표지 등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주부 김경란(45) 씨는 아이들이 학교를 가고 남편이 직장으로 출근을 간 뒤의 공허함을 달래기 위해 캘리그라피를 시작했다. 김 씨는 “나만의 글씨를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 한 글자 한 글자 쓰다보면 시간이 쏜살 같이 흘러, 어느새 아이들과 남편이 돌아오는 시간이 된다”며 “별다른 준비물 없이 몰입 할 수 있어서 참 좋다”고 말했다.

▲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캘리그라피 독학 교재(사진: 취재기자 박준우).

6. 라이팅 북

라이팅북은 문학 작품을 그대로 따라하는 '필사'하는 책이다. 아무리 섬세한 감성을 가졌던 사람이라 해도 바쁜 일상에 지치다 보면 이내 현실에 감정이 무뎌진다. 그러면서 스스로 그렇게 변한 자신을 보며 허탈해한다. 이 같은 공허감에서 벗어나 감성을 되살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라이팅북을 찾고 있다.

▲ 시나 글이 있고 베껴 쓸 수 있게 흰 여백이 있는 라이팅북(사진: 취재기자 박준우).

문학을 좋아해 시와 글을 즐겨 보는 유상근(25) 씨는 “필사는 잊고 있던 ‘나’를 발견하는 일이다”고 말하며, “필사를 하다보면 책을 단순히 눈으로만 보는 것에서 벗어나 나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고, 나아가 작가의 생각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안티 스트레스 활동을 통해 공통적으로 사람들이 말하는 건 집중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것이다. 교육학과 심리학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칙센트미하이 박사의 저서 <몰입의 즐거움>에서 그는 “보통 사람은 하루가 불안과 권태로 가득하지만 몰입 경험은 이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는 강렬한 삶을 선사한다”고 말했다.

경남대학교 심리학과 류승아 교수는 "안티 스트레스 활동은 현대인들이 인간관계나 사회생활에서 겪게 되는 타인 또는 스스로에 대한 지나친 의식에서 해방되는 기회를 부여한다“며 ”안티 스트레스 활동을 통한 몰입 경험은 자신에게 집중하는 한편, 외부의 긴장으로 부터는 벗어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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