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HER'가 던지는 질문, "인간이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상태바
영화 'HER'가 던지는 질문, "인간이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 부산시 동래구 원영준
  • 승인 2019.09.11 14: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화 'HER' 포스터(사진: 네이버 영화).
영화 'HER' 포스터(사진: 네이버 영화).

영화 <HER>는 내가 봤던 영화 중 가장 신선한 충격을 준 영화다. 영화의 간략한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주인공 테오도르의 직업은 편지를 대필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아내와 별거 중이다. 이 때문인지 사교적이었던 그는 사람들도 많이 만나지 않고 어두운 노래만 들으며 외롭게 살아간다. 그러다 그는 사만다라는 인공지능을 만나게 되고 사만다를 통해 외로움을 지워가며 자신과 잘 맞고 항상 곁에 있는 사만다에게 조금씩 사랑의 감정을 가지게 되는 것이 영화의 내용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먼저 생각한 점은 ‘인간과 인공지능이 사랑할 수 있을까?’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능하다. 사랑의 종류는 다양하다. 이 영화에서 사만다는 테오도르와 정신적인 사랑을 했다. 꼭 인간만이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는 것이 육체적인 행위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영화에서 사만다는 형태 없이 오로지 음성만 이용하는 인공지능이다. 인간과 인공지능이 자신들의 목소리만으로 생각을 주고받으며 정신적인 사랑을 주로 했지만 이 또한 사랑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또 나는 항상 이런 미래지향적인 영화를 보고나면 드는 생각이 있다. 그것은 ‘과연 진짜 미래에는 영화 속 내용이 현실화가 가능할까?’ 영화 <HER>의 내용은 내가 생각하기에 충분히 현실화될 수 있다. 아직도 동성애나 트렌스젠더에 각박한 사회기 때문에 인공지능과의 사랑이 인정받으려면 한참 머나먼 이야기겠지만 인공지능이 점점 발달하는 요즘 시대에 그것과 사랑하는 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영화 속 사만다는 사람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사람과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점점 나도 모르게 사만다에게 빠져들었다.

하지만 내가 사만다에게 점점 빠질 때쯤, 영화에서 사만다가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일 뿐이라는 장면이 등장한다. 확실히 사만다는 인공지능이기 때문에 인간과의 사랑에 더 익숙한 테오도르와 한계가 드러난다. 심지어 영화 말미에 사만다는 자신이 주인공뿐만 아니라 600여 명의 사람과 사랑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한다. 만약 한계점이 보완된다면, 즉 사만다가 기술 발전으로 육체적인 모습까지 인간과 똑같아 지고 자신만의 인공지능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렇다면 주인공은 사만다가 진짜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더 행복해 질 수 있을까? 혹은 주위에서도 사랑이라고 인정받을 수 있을까? 영화가 끝난 뒤에 밀려왔던 신선한 충격과 뭔가 모를 찜찜함이 아직 생생하다. 그리고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들었고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며 여운이 찐하게 남았던 영화<HER>. 지금 당장도 우리 생활 속에서 인공지능과 대화하는 우리는 어쩌면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영화 속 주인공 테오도르처럼 인공지능과 인간사이의 벽을 잊어버리고 사랑까지 느끼게 될지 모른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