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빅뉴스의 일요 터치]조국과 금태섭과 ‘국민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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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빅뉴스의 일요 터치]조국과 금태섭과 ‘국민의 시간’
  • CIVIC뉴스
  • 승인 2019.09.14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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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금태섭 국회의원(사진: 더 팩트 제공).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국회의원(사진: 더 팩트 제공).

고위공직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의 인사청문회가 끝났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난 6일의 청문회는 내전을 방불케 했다. 처참했다.

조 후보자는 지난 9일 장관으로 임명됐다. 그는 전날인 8일 밤 11시 30분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 등 일부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내일 어떤 결정이 내려지건 부족하고 흠결이 많은 사람임을 알면서도 저를 성원 지지해주셨던 분들의 마음을 잊지 않으며 살겠다.”

그런데, 청문회 당시 조 장관을 비판했던 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이 문자를 받지 못했다. 금 의원은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그런 사실 자체를 몰랐다고 한다. 조 장관이 금 의원을 ‘왕따시켰다’ ‘패싱했다’는 말들이 나왔다.

조 장관과 금 의원은 사제지간이다. 금 의원의 박사학위 논문 지도교수가 조 장관이라고 한다.

그러나 금 의원은 공과 사의 갈림길에서 공을 택했다. 금 의원은 청문회장에서 조 후보자를 향해 “후보자의 언행 불일치에 대한 젊은이들의 정당한 분노에 동문서답 식 답변을 해서 그들의 상처를 깊게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 “젊은이들이 후보자의 단점은 공감 능력이 없는 것이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우리 편을 대할 때와 다른 편을 대할 때 기준이 다르면 편 가르기다. 법무부 장관으로서는 큰 흠이다”라고 말했다.

금 의원은 청문회 직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날카롭게 검증하고 열린 마음으로 후보자의 이야기를 듣겠다...현재 그 어느 쪽에도 무게추를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는데, 그는 ‘언행일치’의 모범을 보인 셈이다.

'패싱' 논란의 와중에 조 장관이 지난 9일 금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열심히 할 테니 도와 달라”고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통화 시간은 짧았다고 한다.

조 장관은 한 달여 전 취재진 앞에서 “품 넓은 강물이 되고자 한다, 세상 여러 물과 만나고 내리는 비와 눈도 함께 하며 멀리 가는 강물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금, 조 장관은 ‘품이 넓고 멀리 가는 강물’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 주어야 할 상황을 맞았다.

국민들로서는 그의 진심과 도량을 확인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그러므로 지금부터는 ‘조국의 시간’이나 ‘검찰의 시간’이 아니라 ‘국민의 시간’일 터인데, 예감이 그리 좋은 편은 못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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