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원하는 건 괴식(怪食)인가 아니면 타인의 관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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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원하는 건 괴식(怪食)인가 아니면 타인의 관심인가?
  • 부산시 동래구 송영백
  • 승인 2019.09.05 14: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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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C는 지난 6월 ‘닭껍질튀김’을 전국 6개 매장에서만 판매하겠다고 밝히면서 대대적인 광고활동을 벌였다(사진: KFC 제공).
KFC는 지난 6월 ‘닭껍질튀김’을 전국 6개 매장에서만 판매하겠다고 밝히면서 대대적인 광고활동을 벌였다(사진: KFC 제공).

10~20대 젊은이들을 달구고 있는 관심사는 바로 ‘괴식’(怪食)이다. 신조어로 괴상한 음식 혹은 괴상한 방법으로 만들거나 먹는 음식이라는 뜻이다. 이러한 독특하고 기이한 식품 트렌드가 젊은이들 사이에 새로운 광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 패스트푸드 업체는 지난 6월 닭 껍질을 튀겨서 만든 ‘닭껍질튀김’을 내놓아서 화제가 됐다. ‘닭껍질튀김’을 먹은 사람들은 “되게 느끼하면서 짜다”고 맛을 표현했다. 심지어 "그다지 바삭하지도 않아서 그냥 치킨 시켜서 껍질만 발라먹는 게 더 나은 것 같다"는 후기도 남겼다. 이런 음식을 누가 먹겠느냐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와 순식간에 매진이 되었다.

이 외에도 도저히 먹을 부위라고 생각할 수 없는 돼지 꼬리 구이, 주먹 정도 크기인 뚱카롱(뚱뚱한 마카롱), 너무 달아서 부담스러운 흑당(흑설탕) 버블티 등 괴식은 늘어가고 있다.

이런 괴식은 일부러 기간 한정으로 판매해 화제성을 키운다. 한때 엄청난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허니버터칩’은 SNS를 통한 홍보와 한정적인 수량 판매로 마케팅에 성공했고, ‘닭껍질튀김’은 일부 매장에만 판매해 궁금증을 최대한 증폭시켜 해당 매장 앞을 손님들로 장사진 치게 만들었다.

초창기의 괴식은 특이하면서도 맛있는 음식이 많았다.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라면)를 비롯해서 허니버터칩, 고구마 무스 피자, 파인애플 피자 등 보기에는 거부감이 들지는 몰라도 막상 먹어보면 맛있었다.

그러나 요즘의 괴식은 말 그대로 괴상하기만 한 것 같다. SNS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맛있다’는 평가는 드물다. 단지 "요즘 유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도 한번 먹어보았다"는 글이 대다수이다. 그리고 이들은 “나라면 두 번 다시는 먹지 않겠다”는 말로 마무리한다. 일종의 ‘먹기놀이’를 즐기는 것이다.

결국 업체는 괴식 마케팅으로 자사의 이름을 알리고, 소비자는 이러한 음식을 SNS에 올림으로써 유명인사가 된 듯한 기분을 느끼는 것이다. 업체는 기업 홍보를 바라고, 소비자는 SNS의 ‘좋아요’를 원하니 서로를 이용하는 셈이다.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다 보니 음식 맛이 점점 떨어지는 것이 문제다. 고심해서 새로운 음식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단지 마케팅 수단으로 그저 튀어 보이는 음식을 만드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한때 웰빙, 그린푸드, 유기농 채식 등 건강식단이 외식업계의 화두였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생각하며 음식을 찾았다. 그러나 10~20대 밀레니얼 세대들은 다르다. SNS를 자주 접해 최신 트렌드에 민감하다. 재미없는 것에 빨리 질리기 때문에 항상 색다르고 특이한 것에 관심이 쏠려서 괴식에 끌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음식은 재미로 먹는 것이 아니라 잘 먹는 것이 중요하다. 괴식을 먹다 보면 영양 불균형뿐만 아니라 미각을 해칠 수 있다. 특히 먹방 유튜버들이 괴식을 대량으로 먹는 장면을 보여주는데 시청자들에게 나쁜 식습관을 심어줄 수도 있다. 가정의학 전문의들은 “고지방 고열량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비만 외에도 당뇨 고지혈증 지방간 심혈관질환을 앓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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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2019-09-07 16:56:08
참나 ㅋㅋㅋ무슨 비판하는 댓글을 써도 스팸성이라고 차단 하시네요. 혹 기자계의 황12교12익이란 이름이 댓글에 오르락내리락거릴까봐 처음부터 키워드를 염두에 두었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