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환의 책과 사람]①'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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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환의 책과 사람]①'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와 책
  • 김윤환
  • 승인 2019.09.0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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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도서 김윤환  대표
영광도서 김윤환  대표이사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最古)인 부산 ‘영광도서’의 김윤환 대표이사가 최근 <'한 우물을 파면 강이 된다-독서로 성공한 사람들>이란 책을 냈다. 김 대표와 협의해 발표된 적이 없는 주요 부분을 발췌, 매주 일요일마다 25회 연재한다. '독서학교의 오래된 학생-김윤환의 책과 사람'이다.

절망, 타락, 포기가 일상이었던 흑인 사생아

흑인, 사생아. 그녀의 인생 출발점에 새겨진 주홍글씨다. 미국 땅에서 흔적 없이 사라진다 해도 애석해 할 사람 없는 출신성분이다.

사생아를 낳은 그녀의 어머니는 극빈층, 생활보호 대상자였다. 여섯살이 될 때까지 가난한 외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외할머니는 인자한 사람이 아니었다. 어린 오프라는 외할머니에게 거의 매일 매를 맞았다. 그 때문에 그녀는 백인이 되고 싶었다. 백인은 자기처럼 매질을 당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 때문이었다. 불가능한 희망이었다.

오프라의 시련은 계속되었다. 아홉 살 때 사촌 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이후로 어머니의 남자 친구나 친척 아저씨 등에게 성적 학대를 받으며 자랐다. 그녀는 성폭행을 당하여 열네 살 때 미숙아를 낳았다. 아기는 바로 죽었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삶이라 20대 초반에는 마약에 빠져들었다. 절망, 타락, 포기, 자살 등의 단어가 그녀의 일상이었다. 변화, 재기, 반전이란 말은 너무나 까마득한 먼 나라 언어였다.

책, 그녀를 구원하다

그런 삶에서 그녀가 어떻게 미국에서 최고로 성공한 여성이 될 수 있었을까. 기적이란 말밖엔 달리 표현할 단어가 없다. 그러나 기적은 하늘에서 번쩍 떨어진 것이 아니었다. 기적은 아주 가까이에 있었다. ‘독서’가 그녀의 삶에 구원이 되었다. 구원의 빛을 비춰 준 사람은 새엄마였다. 새엄마는 어린 윈프리에게 책읽기를 시켰다. 책을 읽고 독후감 쓰기도 엄격히 시켰다. 훗날, 오프라 윈프리는 그런 새엄마에게 여러 차례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렇게 오프라 윈프리는 독서를 통해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며 삶을 바꾸어 나갔다.

윈프리는 세 살 무렵부터 글을 읽었다고 한다. 어린 윈프리의 독서 시작은 강아지에게 <성경>을 읽어 주는 것이었다. 강아지가 어찌 성경을 이해했을까. 처연한 풍경이다. 불우한 환경 때문에 친구가 없었다. 외로움을 이기려고 강아지와 놀았다. 학교에서도 왕따를 당했다. 교실 구석에서 책을 읽는다고 따돌림을 받았다. 오로지 책만이 그녀의 친구가 되어 주었다.

불행을 이겨내려는 사람에게는 도와주는 이가 있다. 그녀의 모습을 유심히 지켜본 사람이 있었다. 바로 초·중학교의 선생님인 메리 덩컨과 에이브람스였다. 메리 덩컨 선생님은 윈프리에게 책을 골라 주며 격려했다. 에이브람스 선생님은 책 읽는 윈프리의 모습을 눈여겨보았다. 그녀를 고등학교 장학생으로 입학할 수 있게 추천해 주었다. 독서로 주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그것을 통해 그녀의 삶이 서서히 변해갔다. 세상에는 나쁜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책, 자유를 선사하다

오프라 윈프리는 ‘토크쇼의 여왕’으로 현재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예인이다. 미국 연예인 가운데 최대의 재산을 가진 억만장자이기도 하다. 미국 대통령 후보로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오늘날, 이러한 평가를 받는 그녀의 힘의 원동력은 과연 무엇으로부터 비롯된 것일까. 다음과 같은 그녀의 발언으로 요약할 수 있다.

“독서가 오늘의 저를 있게 했습니다. 책을 통해 받았던 위안과 은혜를 사람들에 되돌려 주고 싶습니다. 책은, 삶에 희망이 있다는 것을 저에게 가르쳐 주었어요. 독서를 하면서, 세상에는 내 처지와 같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책은, 저에게 성공한 사람들과 그 사람들이 이룬 업적에 저도 도달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주었어요. 독서가 바로 저의 희망이었습니다.”

윈프리는 독서를 통해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이 그녀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고 있는 ‘지혜와 재치’였다. 학교를 졸업한 윈프리는 지방 방송국에 리포터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런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그녀가 독서를 통해 키운 지혜와 재치를 방송계에서 높이 산 덕분이었다. 서른이 될 무렵부터 토크쇼를 진행했다. 곧이어 〈오프라 윈프리 쇼〉라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방송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윈프리 쇼를 통해 그녀는 재치와 세련된 교양으로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그 모든 자원이 그녀가 읽은 책에서 나왔다.

오프라 윈프리는 책을 통해서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길을 발견했다. 그녀는 자신과 같은 불행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책을 통해 만나면서,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고 했다. 그녀는 세상을 원망하며 삶을 포기할 뻔했지만, 괴로움과 고통을 독서를 통해 이겨냈다. 그녀 스스로도 독서에는 놀라운 힘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 은 그녀가 '해럴드 워싱턴 도서관'에 10만 달러를 기부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저는 책을 통해 자유를 얻었습니다. 저는 책을 읽으며, 농장 너머에는 정복해야 할 큰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삶에 큰 영향을 준 책은 마야 안젤로의 <나는 새장 속의 새가 왜 노래하는지 안다>였다. 윈프리는 이 책을 읽고 새장 속에 갇혀 있는 새가 노래하는 이유를 깨달았다고 한다. 그녀는 독서를 통해 새장 속에 갇힌 자신의 삶에 자유를 얻었다.

오프라 윈프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모습(사진: 더 팩트 제공).
오프라 윈프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모습(사진: 더 팩트 제공).

오프라 윈프리의 명언

“할 수 없을 것 같은 일을 하라. 실패하라. 그리고 다시 도전하라. 이번에는 더 잘해보라. 넘어져 본 적이 없는 사람은 단지 위험을 감수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일 뿐이다. 이제 여러분 차례이다. 이 순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라.“

“남들의 호감을 얻으려 애쓰지 말라. 남들의 호감을 얻으려다가는 자신에 대해서 소홀해진다. 그러다보면 자꾸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게 되고 눈치를 보게 된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외적인 것에 의존하지 말라. 외적인 화려함은 외적인 것이다. 그것이 내면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결국 사라지기 마련이다.”

“일과 삶이 최대한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하라. 평생 일만 하면서 살 수는 없다. 우리의 삶의 가치는 일이 아니라 행복이다.”

“주변에 험담하는 사람들을 멀리하라. 부정적인 사람은 부정적인 에너지를 담고 있다. 험담을 잘하는 사람은 뭐든 부정적으로 보게 된다.”

“다른 사람들에게 진실하라. 가식적인 행동이나 말은 결국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 사람을 만남에 있어서 진실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한순간의 욕심으로 사람을 사귀어서는 안 된다. 진실만이 나로부터 떳떳하고 당당하며 항상 자신있는 삶을 만들 수 있다.”

“중독된 것들을 끊어라. 중독은 사람의 마음을 서서히 병들게 한다. 술이나 알코올 같은 중독도 사람의 정신을 약하게 만든다. 사람중독도 사람에 대한 강한 집착을 낳는다. 마약도 그러하다.”

“당신에 버금가는 혹은 당신보다 나은 사람들로 주위를 채워라. 좋은 사람들은 좋은 에너지를 주기 마련이다. 내가 살아감에 있어서 나에게 조언을 해 주고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는 멘토가 있다면 많을수록 좋다.”

“돈 때문에 하는 일이 아니라면 돈 생각은 아예 잊어라. 봉사를 하면서도 대가를 바라서는 안 된다. 희생을 하면서도 대가를 바라서는 안 된다. 내가 어떠한 대가나 돈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그것에 대해서는 그냥 줄 수 있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그러한 마음에서 돈 생각이 든다면 자신의 순수한 의도마저 사라지게 될 것이다.”

“당신의 권한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 주지 말라. 우리의 삶의 주인은 바로 나이다. 내가 나 자신에 대해서 무책임하고 회피하게 되는 경우에는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선택을 하게 된다. 이러한 무책임은 인간의 삶을 우울하게 만들고 무기력하게 만들게 된다. 내가 지금 당장 결정해야 할 일이 있다면 당장 해결해야 한다. 우리의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남들이 나를 선택하게끔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포기하지 말라. 포기는 또 다른 장벽을 만든다. 포기라는 것도 습관이 되어 자꾸 도망 다니기 마련이다. 우리의 삶은 도전을 통해서 체험과 경험을 얻는다. 포기하는 순간 인생의 값진 참 교훈을 얻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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