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빅뉴스의 일요 터치]유시민 이재명 김부겸의 조국 옹호, 어떻게 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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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빅뉴스의 일요 터치]유시민 이재명 김부겸의 조국 옹호, 어떻게 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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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9.01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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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의 잠룡 즉, 잠재적 대권후보들이 지난주에 약속이나 한 듯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옹호하고 나섰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다.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부정적인 쪽이 더 많은 것 같다. 이들의 논리가 국민 정서와 심각하게 동떨어져 있거나, ‘바람 잡고 구름 잡는’ 식이어서 그런 듯. 심지어 내부에서조차 자제해 달라는 주문이 나오기도 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지난 29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했다. 그는 검찰과 언론, 대학가의 촛불집회 등을 싸잡아 폄훼 내지는 공격했다.

검찰의 ‘조국 의혹’ 수사에 대해서는 “아주 부적절하고 심각한 오버였다”면서 “조국 지명자의 형법상의 범죄 혐의가 뭐 있나”라고 말했다.

명확한 반박 자료를 들고 한 말은 아니었다.

서울대와 고려대 등의 촛불집회를 두고는 “순수하게 집회에 참석한 학생이 많은지 집회에 나온 사람들을 보러 온 자유한국당 관계자가 많은지 확인할 데이터가 없다”고 비꼬았다. 또 “지금 같은 상황에 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집회하는지 모르겠다”고 비아냥댔다.

하지만 민주당은 마스크를 쓰고 시위할 수 있는 법을 만들려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 이사장에게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냈다.

박 의원은 지난 30일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에 패널로 출연했다. 그는 유 이사장을 향해 “오버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박 의원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의 경우 “조 후보자의 딸이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을 두고 ‘에세이인데 뭐가 문제냐’라며 두둔하는 바람에 민주당 청문위원들과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이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박 의원은 유 이사장의 발언이 검찰, 언론, 대학생을 다 등 돌리게 만들었다고 개탄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3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마녀사냥 그만...정해진 규칙대로 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조국 후보자를 둘러싼 지금의 상황은 비이성의 극치인 마녀사냥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회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대목에서는 애매모호한 입장이 읽혔다. 이 지사는 “청문회의 공방을 통해 양쪽 주장을 모두 들어보는 것은 국민의 권리”라면서 “시간은 충분하고, 국민은 충분한 판단능력이 있다. 치열한 청문 과정을 지켜보고 판단해도 결코 늦지 않다”고 적었다.

그리고 “잘못이 있더라도 은폐하고 ‘두루뭉술’ 넘어가자는 것이 아니다”면서 “수사는 수사기관에 맡기고 법에서 정한대로 청문회를 열어 질의자는 충분히 묻고, 후보자에게는 해명기회를 준 후 판단은 국민이 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객관적, 중립적 태도를 취한 것으로 이해됐다. 여권으로서는 기분이 묘했을 듯.

이런 가운데, 바른미래당은 격하게 반발했다. ‘쌍욕의 끝판왕, 이재명의 조국 구하기’란 제목의 대변인 성명에서 ‘정신적 공범’ ‘인면수심’ ‘오지랖’ 등의 격한 단어를 사용했다.

바른미래당은 “(이 지사는)조국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비이성의 극치인 마녀사냥’으로 규정했다. ‘숟가락 올린 흔적’이 필요한 것인가?”라면서 “잘못은 조국이 했는데 국민을 비판하는 형국이 꼴사납다. 수많은 정황증거에 기반한 합리적 의혹 제기가 ‘마녀사냥’인가”라고 직격했다.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30일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자유한국당과 언론을 비판했다.

김 전 장관은 “한국당이 (조국 후보자의) 가족을 증인으로 출석시키지 않으면 (인사청문회를)아예 안 하겠다는 작전을 들고 나왔다”면서 “아버지의 면전에 자식을 세우고, 아내 앞에 지아비를 세워 그렇게 신문을 해야겠느냐? 하물며 조 후보자의 노모는 여든이 넘으셨다고 한다. 법 이전에 인륜이란 것이 있다”고 말했다.

언론을 향해서는 “그만 다그쳐달라”고 했고, 검찰에 대해서는 “청문회 때까지 수사를 멈춰 달라”고 요구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인정에 호소하는 수준의 말이었다. 큰 반향도 없었다.

<동물의 왕국>을 본다. 사자는 다른 무리의 사자 새끼들을 만나면 모두 죽여버린다. 맹수들은 대체로 그렇다. 잠재적 경쟁자들을 제거하는 것이다. 본능일 것이다.

여권의 사자 혹은 잠룡들에게 조국은 무엇일까? 잠재적 경쟁자라 여긴다면 지금의 상황이 꼭 언짢은 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이들이, '조국 구하기'에 나선 속내는 무엇일까.

같은 진영이어서?  문재인 대통령의 골수 지지자들이 “너희는 뭘 했느냐”며 문자폭탄을 퍼부을 게 두려워서, 바른미래당의 표현대로, ‘숟가락 올린 흔적’을 만들고 싶어서? 정말 조국 후보자를 둘러싼 진실을 찾고 싶어서?

두루 궁금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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