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동 모노레일, "산복도로 사람들의 발이 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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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동 모노레일, "산복도로 사람들의 발이 됐네"
  • 취재기자 심헌용
  • 승인 2015.12.04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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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90%가 애용...."눈물의 114계단, 이제 눈물없이 올라요"

부산역에서 43번 버스를 타고 가파른 영주 터널 위를 지나가면 산 위에 빼곡히 들어선 집들이 보인다. 지은 지 30년 이상은 되었을 법한 집들을 바라보다가 부산디지털고등학교 정류장에 내리면, 주황색의 아기자기한 이동 수단을 타기 위해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르신들이 기다리는 모습이 보인다.

▲ 영주동 오름길 모노레일의 전체적인 모습(사진: 취재기자 심헌용)

주황색의 이동 수단은 전국 최초의 주민 복지형 모노레일인 ‘영주동 오름길 모노레일’이다. 2011년 부산 중구청의 '중구 오름길 문화 만들기 사업'으로 추진되어 작년 6월 20일에 시범운행을 거쳐 정식 개통된 오름길 모노레일은 중구청 도시재생과에서 자체 운영하고 있다. 하루 평균 600여 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지역주민과 관광객 누구나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오름길 모노레일은 인근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모노레일이 생기기 전 부산 디지털고 옆 영주동 계단길은 30도 각도의 가파른 114계단으로 이 일대 거주하는 노약자에게는 악명 높은 눈물의 계단이었다. 예전엔 안전봉에 의지해 계단을 힘겹게 오르내렸다는 정은숙(78, 부산시 중구 영주동) 씨는 요즘은 모노레일이 생겨서 가벼운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 정 씨는 “진작에 만들어졌어야 했다. 이 계단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도 모노레일이 지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모노레일은 크게 나누어서 차량을 선로에 걸터앉히는 과좌식과 선로에 매다는 현수식이 있다. 영주동 모노레일은 과좌식 모노레일로 폭 6~8m 규모이며, 최대 8명이 탑승할 수 있고, 80m 구간을 1분 10초 안에 오를 수 있다. 또한 구간 상부와 하부 사이에 정거장이 있어 계단 중앙에 사는 주민들도 이용하기에 편리하다. 이용 시간은 오전 6시에서 오후 10시까지이며, 동절기인 11월에서 3월까지는 레일의 고장을 방지하기 위해 오전 7시에서 오후 9시까지만 운행된다. 오름길 모노레일 관리자 권원진(53) 씨에 따르면, 초반 모노레일 이용자는 인근 주민들뿐이었다. 권 씨는 “최근엔 모노레일이 많이 알려져서 인근 구봉산 등산객들과 산복 도로를 보러 온 관광객들의 발걸음도 잦다”고 말했다.

한편, 중구청은 2014년 12월 10일부터 3일간 주민과 관광객 등 500명을 상대로 영주동 모노레일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433명 가운데 약 90%가 '자주 이용한다'고 대답했고, 95%가 이용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또 80%의 응답자가 모노레일 추가 설치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희망 지역으로는 인근의 대청동(67.6%)이 가장 많았다. 그밖에도 고지대가 많은 부산의 보수동, 동광동 등도 모노레일 설치 지역으로 제안됐다.

▲ 주민들이 모노레일을 타기위해 줄 서있다(사진: 중구청 도시재생과 제공).

가파른 계단을 모노레일을 주민복지뿐만 아니라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하기 위한 작업은 부산 중구뿐만 아니라 동구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바로 3월 19일부터 공사를 시작한 ‘초량 168계단 산복 도로 모노레일 2호 사업’이다.

부산시 동구청 도시재생과 관계자는 168계단 조성 사업은 부산시와 동구청이 추진 중인 '산복 도로 르네상스 사업'의 하나라고 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초량동 모노레일은 노약자 등 교통 약자의 편의와 이바구길 관람객의 관광 자원화를 고려해 추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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