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가수 말로의 형상과 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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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가수 말로의 형상과 관상
  • 김해활천경희한의원 원장
  • 승인 2019.08.13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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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효의 형상의학과 관상학∙16
이현효 김해활천경희한의원 원장
이현효 김해활천경희한의원 원장

재즈싱어 ‘말로’의 곡들을 들어본다. ‘벚꽃지다’는 들으면 들을수록, 가사도 그녀의 스캣(의미가 없는 음절들로 즉흥적으로 노래하는 미국의 재즈 창법)도 정말 멋진 곡이다. 말로는 자기만의 길을 가 자취를 남기는 사람이다. 이 글은 그녀의 목소리에 바치는 오마주(경의)다.

말로, 자신의 내면에 몰입해 본질을 추구하는 소음인

말로의 얼굴을 살펴본다. 얼굴은 태음형이다. 태음형이란 눈꼬리가 아래로 살짝 내려앉고, 코가 내려가 있다는 뜻이다. 턱은 ‘브이(V)라인’이다.

얼굴은 하얗다. 때로는 창백해 보일 때도 있다. 다소 날카로워 보이는 ‘턱선’에서 예민함을 읽는다. 코와 눈의 생김새에서는, 깐깐함, 규칙, 원칙, 질서를 읽는다. 사상체질로 보면 틀림없는 소음인이다.

가수들이 똑같은 노래를 부를 때에도, 어떤 가수는 대중과 혹은 관객과 호흡하는 데 중점을 두는 사람이 있고, 관객의 이해와 느낌과는 상관없이 자기의 목소리에 집중하고, 자신의 내면에 몰입하는 사람이 있다. 그녀는 후자다.

그녀는 무대에서 자기 자신과 싸우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자신의 내면에 깊이 빠져들어 자신의 개성을 강하게 드러내는 것, 이를 두고 사상의학의 대가 이제마 선생은 “소음인은 ‘심확(深確)’하다”고 표현했다. 깊고 명확하다는 뜻으로, 지금의 어감과는 괴리가 있다.

'스캣의 여왕' 말로(사진: JNH 뮤직 홈페이지).
'스캣의 여왕' 말로(사진: JNH 뮤직 홈페이지).

말로는 물리학과를 나왔다. 그러다 재즈를 만난다. 재즈를 들으면서 어떤 박자와 리듬인지를 이해하지 못했고, 이해하고 싶어서, 호기심에서 재즈를 시작한다.

젊었을 때의 그녀는 단아한 ‘현모양처’의 모습이다. 말도 조곤조곤하다. 하지만 지금의 얼굴에서는 내적인 강함이 조금 드러난다. 부드럽지만 강하다. 흔히 하는 말로 외유내강이다. 아마도 자기 일 착실히 깔끔하게 하고 흠잡을 데 없으니 부부싸움을 해도 배우자에게 조목조목 따질 스타일이 아닌가 한다. 남편이 꼼짝 못할 것 같다는 느낌을 준다.

브이라인의 갸름한 얼굴이니 혈과로 본다. 코는 다소 긴 편에 속한다. 말로가 혹 갱년기를 겪는다면 한의학에서는 어떤 처방을 쓰는가? 인삼양영탕이다. 갱년기 증상은 도한, 상열감, 가려움, 관절통 등을 들 수 있다.

노래는 왜 하는가? 사람들이 1등, 2등 등수를 매기기 위해 하는가? 그런 것은 노래의 본질과 거리가 멀다. 노래를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그녀의 표현을 빌리자면, ‘삶을 사는 것처럼 살기 위해서’이다. 세계로 뻗어나가기 보다는 이웃에게 소개해주는 동네재즈. 그것이 그녀의 슬로건이다.

소음인은 본질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몰입은 본질을 향한 여정이다. 소음인은 집중한 일에 대한 판단이 설 때까지 사고의 범주를 고립시킨다. 범주를 고립시킨다는 표현을 쓴 것은 사고 대상에 포함되는 것과 포함되지 않는 것을 좀 더 엄격히 가른다는 의미를 강조하고 싶어서이다.

때문에 소음인은 간결하다. 미국의 재즈 가수 엘라 피츠제랄드의 ‘기브 미 더 심플 라이프Give me the simple life, 내게 소박한 삶을)’를 부르는 그녀의 모습에서 소음성을 느낀다. 본질을 추구하는 사람은 대중적이냐 돈이 되느냐에 상관없이 자신의 즐거움으로 파고 들어가 자취를 남긴다. 그것이 말로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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