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아닌 나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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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아닌 나를 보자
  • 부산광역시 정화륜
  • 승인 2015.12.01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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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시작하기에 앞서 사람들은 먼저 해본 사람의 경험을 알고 싶어 한다. 그 이유는 아마도 자신의 시도가 실패로 끝나지 않게 하려고, 또한 그들의 경험을 모방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대다수가 그렇듯, 나도 영화, 음식, 과제, 여행 등등에 피리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인터넷만 두드리면 알고 싶어 하는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이므로 자주 인터넷을 검색해 본다. 우리는 그 정보들로부터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 눈에 이상하게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안정감을 받기도 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 즉 사회적 평가라는 것이 사람을 벼랑 끝으로 내몰아서 최악의 상황까지 만들 수 있는 무서운 것이기 때문이다.

▲ 영화 <블랙> 포스터

여기 내가 소개할 영화는 <블랙>이다. 우연히 엄마의 소개로 보게 된, 오래됐다면 오래 된, 2009년에 개봉된 영화다. 이 영화는 세상이 ‘블랙’ 자체여서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8세 소녀 미셸을 끊임없는 사랑과 노력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알려주고 그녀의 꿈을 펼칠 수 있게 해 준 사하이 선생님의 이야기이다.

8세가 되기까지 아픈 미셸을 확실히 가르칠 사람이 없었기에, 미셸은 자연스럽게 막무가내인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점점 심해져 가는 그녀에게 가르침을 주려는 이는 한 명도 없었다. 그래서 사하이 선생님이 미셀을 가르친다는 것에 미셸의 부모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도 절대 불가능하다는 시선을 보내왔다. 하지만 선생님은 하나부터 차근차근 소녀의 막무가내인 성격에는 단호하게, 가르침에는 부드럽게, 그녀를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게 인도해준다. 그렇게 선생님의 노력은 미셸이 단어를 말하고 혼자 외출하는, 우리에게는 일상이지만 그녀에게는 정말 큰 시도들을 해내게 해준다.

사하이 선생님은 모두가 실패할 것이라고 했던 일을 당차게 해낸다.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사회적 시선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자신 있게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는 물건을 새로 살 때도, 노래를 들을 때에도, 사람들이 하는 말이 부정적이라면 창피함을 느끼고 바로 자신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너무나 좋다고 느꼈던 것들 일지라도 말이다. 이러한 모습은 우리가 다른 사람의 시선에 맞춰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현상을 보여준다.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나의 행동을 남이 판단하는 것에 맞춰 살아가면 늘 똑같은 일을 하게 되고, 결국 발전은 없다. 남의 시선에 의존하면, 우리는 자신이 선택해서 자신이 얻는 색다른 가치를 느낄 수 없다. 새로움이 주는 보람 또한 알 수 없다. 그러면 우리는 성장할 수도 없는 것이다.

물론 사회적 시선이 늘 부정적이라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남의 시선만 집중해서 자기 자신이 하는 이야기를 자신이 듣지 못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짓은 없다. 조금만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을 남 상관없이 시도해보는 것은 어떨까. 어쩌면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더 큰 보람과 더 큰 즐거움을 우리 각자는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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