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여행 14
작가의 말
‘VIVA SUMMER’
바캉스 패션의 마네킹들이 눈에 들어온다. 지금과 비교하면 약간은 촌스럽지만, 명색 ‘백화점 쇼윈도우’다.
쇼윈도우 오른쪽 위 벽면에는 팡파르용 나팔도 붙어 있다. 당시만 해도 저러한 풍경에 젊은 청춘들은 마음이 들떴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추억이 오버랩 된다.
그해 여름.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을 한 3학년 여름방학이었다.
학교 도서관에서 책과 씨름하고 있었다. 에어컨이 없던 시절이라 손부채로 더위를 식혔으니 공부가 제대로 됐겠나 싶다.
그래서 공부 스트레스도 풀 겸 무작정 생애 최초의 여행을 했다. 다다른 곳은 군 입대 전 출사를 갔던 진하해수욕장. 진하해수욕장의 개발이 덜 된 시골스러움이 나를 이끈 것 같다.
여름바다의 낭만이라면 통기타와 포크송을 빼 놓을 수 없을 것이다. 피서지에서 처음 만난 또래들과 어울려 통기타 치며 노래하고, 백사장에 둘러앉아 소주병을 앞에 두고 밤새 인생이야기를 나누고, 백사장에 드러누워 밤하늘을 보다 잠이 들고, 독한 바다모기에게 뜯기고, 밤새 마신 술 때문에 속이 쓰려 라면 국물도 못 삼키고..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솟아난다.
그때 만난 또래 중에는 고교 졸업 후 바로 평화시장에서 꽃 도매 가게를 시작한 친구가 있었다. 오랫동안 교류를 했는데 지금은 연락이 끊겨 버렸다. 보고 싶다.
세상의 모든 고민을 다 안고 있던, 우리 모두의 ‘젊은 날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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