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남의 생각이 멈추는 곳] 한일 외교 분쟁을 생각함: 외교(diplomacy)는 '국가이익을 최대로 확대하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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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남의 생각이 멈추는 곳] 한일 외교 분쟁을 생각함: 외교(diplomacy)는 '국가이익을 최대로 확대하는 기술'
  • 김민남
  • 승인 2019.07.2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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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간 불행한 과거와 불신에서 벗아날 해법은 없을까?
한일 모두 과거보다 미래 창조하는 해법에서 가치를 찾아야 한다

외교(外交)는 나라와 나라들 사이에 이루어지고 또 지속되는 외교의 기술, 수완, 또는 그 실제다. 외교라는 영어 'diplomacy'의 뜻은 사전에 이렇게 적혀 있다. 즉, "The art and practice of establishing and continuing relation between nations." 한마디로 국가들 사이의 교섭과 설득을 통해 국가와 국민 이익을 최대로 확대하는 것이 궁극의 목표이다. 

안중근 의사가 혈서로 쓴 태극기(사진: 위키미디어 무료 이미지).
안중근 의사가 혈서로 쓴 태극기(사진: 위키미디어 무료 이미지).

다람쥐 챗바퀴 돌 듯 한국과 일본 관계가 또 삐걱거리고 있다. 무려 10여 년 간의 협상 끝에 광복 20년 만인 1965년 한일기본조약이 맺어졌다. 하지만 그 사이 두 나라 관계는 걸핏하면 고장난 시계처럼 멈췄다 돌아가고 돌아가다 또 멈추곤 했다. 여기에는 두 나라 간에 오래 쌓인 식민-피식민 지배의 불행한 과거 관계와 이로 인한 불신(不信), 그리고 외교의 기본도 잘 받아들이지 않는 잘못된 태도 등의 탓이 크다. 특히 과거 식민시대 일본제국이 군경을 앞세워 벌인 잔인한 통치가 쉽게 우리의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과거에만 매달려서도 안되는 각박한 현실도 무시해서는 안된다.

하긴 1964년 당시 전국 학생들은 한일회담을 "굴욕적이고 졸속"이라 주장하고 반대 시위를 강하게 펼쳤다. 우리 대학에서도 19명이 제적, 구속당하거나 수배, 투옥되기도 했다. 지나고 보니 그때 일본으로부터 배상받은 돈으로 일제 강점 피해자나 국민에게 나눠주지 않고 경부고속도로나 포항제철 등 기간산업시설에 투자한 것은 당시 정부의 대단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그 뒤에라도 정부가 개인 피해를 보상해주지 않은 것은 큰 잘못이었다.

최근 두 나라 사이의 불화와 무역마찰은 우리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배상 판결에서 이미 예고된 것이다. 대법원은 1965년 한일조약에 과거 일본 침략과 식민 지배로 입은 모든 손해는 무상 3억 달러, 장기저리차관 2억 달러를 규정한 부속 청구권협정 등으로 가름한다고 되어 있지만, 여기에는 강제징용과 같은 개인의 피해는 제외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일본이 이 판결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다. 일본은 한일기본조약과 그 부속 청구권 협정 등으로 다 해결된 것인데 지금 와서 새삼 무슨 배상이냐는 입장인 것이다. 우리 국민의 오랜 반일감정과 일부 국제 사례 등이 대법원의 이런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닐까 싶다.

일본이 한국정부의 '신뢰훼손'을 내세워 보복조치에 들어간 것이다. 일차적으로 반도체 핵심 부품의 대 한국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나섰다. 그동안 우리는 반도체 생산 세계 1위에 취해 있었고 그 핵심 기술과 장비가 일본 소유라는 건 잘 몰랐다. 기업도 관료들도 편안하게 일본 기술과 장비를 쓰면서 언젠가는 문제가 되리라는 인식은 전혀 못한 것이다. 일은 우리가 벌인 모양세인데, 마땅한 사후 대책을 내놓지 않아 답답하고 안타깝다. 또 그런 일본을 비난해봐야 꿈적할 일본이 아니다. 

우리 정부 외교 당국이 앞서 밝힌 외교의 기본 의미를 모르지 않았을 것이고, 또 일본도 WTO 자유무역 원칙을 선반에 얹어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두 나라 사이에 심각한 무역마찰과 외교 분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겉으로는 국민감정과 자존심 문제로 보이지만 그 배경을 들여다 보면 복잡하다. 여기에 이번에는 북한에 대한 현격한 시각 차와 안보 개념, 그리고 양보할 수 없는 국가이익이 짙게 작용한 측면도 강하다.

두 국가 모두 외교의 기본으로 돌아갈 해법을 한시 빨리 찾는 게 나라의 안보와 한미일(韓美日) 동맹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지난 날의 '과거'보다 앞으로의 '미래' 창조가 더 가치가 있고 긴요하다. 특히 우리 정부는 일부 기업들이 활동을 멈추거나 위축되는 국가적 불상사는 어떤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한다. 기업들은 지금 정부가 현실을 알고 큰 소리쳤으면 하고 속을 끓이고 있다. 일을 벌렸으면 수습책도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은 국가 경제의 핵심 주체로서 국민들이 먹고 사는 바탕이다. 한시도 멈춰서는 안된다.

2019년 7월 27일, 묵혜(默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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