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연대 추진하거나 중의원 해산카드 활용 가능성 제기
보수층 결집 위한 '한국 때리기' 당분간 지속할 것 예상돼
지난 21일 치러진 참의원(상원) 선거를 통해 ‘절반의 성공’을 거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헌법 개정’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과의 연대를 추진하거나 중의원 해산 카드를 꺼낼 수 있다. 따라서 보수층 결집을 위한 ‘한국 때리기’ 역시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아사히 신문 등에 따르면, 제25회 참의원 선거에서 선거 대상인 124석 중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57석, 공명당이 14석으로 연립여당이 71석을 얻었다. 양당이 이미 갖고 있던 의석 70석을 더하면 총 141석. 전체 참의원 의석 245석의 절반(123석)을 넘는다.
개헌발의선은 넘지 못했다. 개헌에는 전체 의석의 3분의 2 이상인 164석이 필요하다. 연립 여당 외 개헌지지 정당인 일본유신회, 무소속 등을 모두 더하면 160석이다. 4석이 모자라 개헌세력의 단독 개헌은 불가능하게 됐다.
개헌은 아베 총리의 정치적 숙원으로 꼽힌다. 군대 보유와 전쟁 금지를 규정한 헌법 9조를 수정하고 자위대 근거 조항을 넣어, 일본을 ‘전쟁이 가능한 국가’로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 따라서 이번 선거는 연합 여당의 과반 의석 및 개헌 발의 의석 확보가 평가 기준이었다.
선거 결과에도 불구하고 아베 총리는 개헌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오는 2021년까지의 임기를 고려할 때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개헌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는 22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의 큰 쟁점은 헌법 개정으로, 적어도 개헌 논의는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심판”이라며 “2020년 개정 헌법 시행 목표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가 꺼낸 카드는 ‘야권 연대’다. 아베 총리와 자민당은 일부 국민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발을 맞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새롭게 탄생한 정당이나 무소속 의원도 있고, 국민민주당 안에는 헌법 개정 논의에 동의하는 분들도 많이 있다”며 “야당 여러분이 민의를 직시하고 여야의 테두리를 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국민민주당의 참의원 의석은 21석으로, 개헌 발의까지 단 4석만 남겨둔 상황에서 터무니없는 기대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의원 해산도 또 다른 방책이다. 일본 총리는 중의원 해산권이 있다. 야당과 당내 반대파를 견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꼽힌다. 따라서 아베 총리는 자신에게 유리한 시점에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해 개헌 동력을 얻을 수 있다. 아베 총리는 이에 대해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선택에서 배제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보수층 결집을 위해 ‘한국 때리기’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중의원 해산 등의 과정에서 보수층의 지지가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실제로 아베 총리는 선거 직후 아사히TV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청구권 협정 위반 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답변을 가져오지 않으면 건설적인 논의가 안될 것"이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작업을 이어가는 등 강력한 수출 통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오는 24일까지 관련 의견을 수렴한 뒤 국무회의 격인 각의 결정을 거쳐 이를 공포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