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의 이슬람 오해와 편견, 견디기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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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의 이슬람 오해와 편견, 견디기 힘들어요"
  • 취재기자 최위지
  • 승인 2015.11.2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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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거주 무슬림들 호소, "이슬람 율법은 테러 범죄 정당화 안 해요"

지난 13일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IS(Islam State, 이슬람 국가)가 프랑스 파리 일대 여섯 곳에서 동시에 테러를 일으켰다. 이 테러는 130여 명의 무고한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고 수백명의 부상자를 냈다. 언제 어느 곳에서 일어날지 모르는 테러의 공포 속에 온 세계는 몸을 떨어야 했다.

사람들의 공포심은 이슬람교를 향한 거부감으로 이어졌다. 유럽 전역에서 이슬람 공포증(Islamophobia)이 확산되고 있음은 물론, 국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테러 위협에 대한 불안을 IS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무슬림(이슬람 신도)들에게 쏟아내고 있다. 이 달 18일에는 국내에 불법체류 중이던 인도네시아인 한 명이 IS를 추종했다는 혐의를 받고 체포되기도 해, 이러한 국내 사회적 분위기를 증폭시켰다. 인도네시아인 한국 유학생 크레스티(22) 씨는 IS와 관련한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사람들이 무슬림에 대해 오해와 편견을 가지게 된 것 같아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떤 이유에서든 이슬람 율법은 IS가 일으키고 있는 반인륜범죄를 정당화하지 않는다. 또한 이슬람이 아니라도 종교를 가진 사람이라면, 테러와 같은 나쁜 행동을 할 리가 없다”고 말했다.

▲ 이슬람 부산성원에서 한 무슬림이 예배를 드리고 있다(사진: 시빅뉴스 DB)

무슬림 학생들의 이번 IS 파리 테러에 대한 반응은 이슬람과 IS가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것이었다. 가끔 모르는 사람에게 IS가 무엇이냐고 질문을 받기도 한다는 인도네시아인 한국 유학생 아르타미타(22) 씨는 “나는 사실 IS가 정확히 어떤 의도로 테러를 일으키고 다니는 것인지, 누가 만들었는지, 왜 이슬람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지도 잘 모른다”고 말했다.

예전부터 일부 한국 사람들에게 이슬람에 대한 막연한 오해를 겪었던 인도네시아인 한국 유학생 앤드류(21) 씨는 평소 한국인들과 만났을 때 "이슬람은 무서운 종교인데 왜 믿냐"는 말을 듣곤 해 불편한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이번 테러사건 이후 내가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입은 직접적인 피해는 없지만, 사람들이 나를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쳐다보는 듯해서 불쾌하다”고 전했다. 또 앤드류 씨는 “IS가 이슬람이라는 이름을 사용해 테러를 저질러서 사람들로 하여금 이슬람에 대한 공포심을 조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 히잡을 쓰고 다니는 인도네시아인 한인 유학생 A(25)씨는 프랑스 테러사건 이후 전에 없던 불편한 일을 겪었다. 함께 공부하는 한국 친구가 A씨에게 "너 알고보면 IS 아니냐? 히잡 쓰잖아"라며 조롱을 한 것이다. 또한 무슬림인 A씨에게 "인도네시아인 중에도 IS가 있느냐"는 등의 질문을 거리낌없이 던지는 한국인들도 있다고 한다. A씨는 “악감정 없이 한 질문이라고 하더라도 어떨 때는 화가 난다”며 “모두가 그러는 것은 아니지만, 이슬람에 대한 오해가 만연해진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무슬림은 평화로운 삶을 지향한다고 밝힌 앤드류 씨는 사람들이 빨리 오해를 풀고 무슬림을 나쁘게 바라보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IS와 이슬람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이해해주는 사람들에게는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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