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봐야 산다"...지진, 화재 안전교육 체험장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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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봐야 산다"...지진, 화재 안전교육 체험장 등장
  • 취재기자 최위지
  • 승인 2015.11.1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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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 재난 교육 시설 설립...기자가 체험해 보니, 역시 '백문불여일행'

지진, 화재 등 재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위기에 대응해서 자신의 안전을 지킬 수 있을까? 몇 번의 말로된 강의나 얼핏 본 TV 안내 방송이 사람들을 재난 상황에서 침착하게 대응하게 만들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 대한 해답으로, 실제 재난 상황에서 사람들이 참여형 훈련을 통해서 자신의 안전을 지키는 능력을 가르쳐주는 체험형 재난 안전 교육시설이 부산에 들어 섰다.

▲ 부산 해운대구 생활안전체험관은 반여2동 민방위교육장 내에 위치해있다(사진: 취재기자 최위지)

지난 10일 부산 해운대구 반여2동 민방위교육장 내에 새롭게 마련된 생활안전체험관에서는 화재, 지진 등의 재난이 발생했을 때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도록 지진 체험, 화재진압 체험, 연기탈출 체험, 그리고 완강기착용 체험을 시민들이 직접 해보는 프로그램이 실시됐다. 

▲ 체험교육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시청각 교육영상으로 비상행동요령을 교육받는다(사진: 취재기자 최위지).
▲ 기자가 시청각 교육영상을 통해 심폐소생술을 배우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최위지).

먼저, 지진 체험은 집 안에서 지진이 발생했다고 가정해 대처요령을 학습하도록 진행됐다. 실제로 지진이 발생하면, 같은 진동이 계속되는 것이 아니라, 초진부터 여진까지 단계별로 진동이 변하면서 나타나기 때문에, 지도교사가 진동의 강약을 조절해 지진 단계별 대처요령을 가르쳐 준다.

▲ 지진체험이 이루어지는 동안 지도교사가 지진의 강도를 조절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최위지).

지도교사의 지시에 따라, 기자가 직접 지진체험에 나섰다. 기자가 식탁에 앉아 체험이 시작되길 기다리자, 곧 약한 진동이 느껴졌다. 그러자 지도교사는 지진이 발생했을 때는 가스렌지의 전원을 끄고 가스밸브를 꼭 잠궈야 한다고 가르쳐주었다. 또한 전등이 켜져있다면 스위치를 꼭 꺼야한다고 덧붙였다. 지시사항을 모두 따른 기자는 본능적으로 식탁 아래로 들어가 기둥을 붙잡았다. 그랬더니 지도교사는 “지진이 발생하면 식탁같은 튼튼한 가구 밑으로 피신해야 한다”며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식탁 아래로 피신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체험 활동이 조금 민망해, 기자가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자, 지도교사는 실제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진지하게 임해야 제대로 배울 수 있다며 따끔하게 충고하기도 했다.

▲ 지진체험은 평상시와 비슷하게 식탁에 앉은 채로 시작된다(사진: 취재기자 최위지).
▲ 지진이 발생하면, 가스유출에 따른 대규모 화재 등을 예방하기 위해 가스렌지를 꺼야 한다(사진: 취재기자 최위지).
▲ 지진시에는 전등 스위치를 꺼야 누전 등의 부수적 피해로부터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최위지).
▲ 지진체험이 이루어지는 동안, 기자는 식탁 아래로 숨었다. 지도교사는 식탁이 방안에서는 비교적 안전한 대피처라고 설명했다(사진: 취재기자 최위지).

다음 순서는 화재진압 체험이었다. 기자가 체험 시설로 다가가자, 정면 스크린에서 애니메이션이 나왔다. 애니메이션의 사람이 한눈을 판 사이에 화재가 발생하는 내용의 애니메이션이 이어진 후, 스크린에 일렁이는 불꽃이 나타났다. 지도교사는 소화기의 안전핀을 뽑고 호스를 스크린의 불꽃 쪽으로 향하게 해 직접 분사해보라고 기자에게 지시했다. 소화기는 교육용으로 만들어진 물소화기였는데, 기자가 직접 소화기로 스크린에 물을 분사하자, 불꽃이 점차 사그라들었다. 기자는 여태까지 살면서 소화기를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었다. 지도교사는 “소화기를 직접 사용해보고 화재진화 체험을 해봄으로써 이론으로만 배웠을 때보다 사람들이 실제 상황에서 더욱 더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스크린의 불꽃을 향해 소화기를 분사하면 실제로 불이 조금씩 진압된다. 기자는 난생 처음 소화기를 사용해봤다. 실전 체험은 정말 소중한 경험임을 기자는 실감했다(사진: 취재기자 최위지).
▲ 화재진압 체험에는 교육용 물소화기가 사용된다(사진: 취재기자 최위지).

실제로 화재가 발생하면 화염으로 인해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연기로 인해 사망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 때문에 건물 내부에 화재로 인한 연기가 가득찼을 때, 올바르게 대피하는 요령을 습득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자가 연기탈출 체험을 해보겠다고 하자, 지도교사는 기계를 이용해 체험시설 내부에 인체에 무해한 연기를 만들어냈다. 지도교사는 옷과 같은 천으로 입과 코를 막고 몸을 낮춰 탈출해야 한다고 지시했고, 기자는 체험시설로 들어갔다. 기자가 체험시설로 들어가있는 동안, 지도교사는 CCTV 화면을 통해 기자를 지켜봤다. 체험시설 내부에는 비상등과 경광등, 조명이 마련되어 있어 어린이들이 체험하기에도 큰 무리가 없었다.

▲ 연기탈출 체험이 이루어지는 동안에는 지도교사가 CCTV를 통해 내부를 지켜본다(사진: 취재기자 최위지).
▲ 지도교사의 지시에 따라, 기자가 연기탈출 체험을 하고있다(사진: 취재기자 최위지).
▲ 기자가 연기탈출 체험을 마치고 밖으로 빠져나오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최위지).

마지막으로, 완강기 착용법 교육이 이루어졌다. 완강기는 10층 이하의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건물 외벽으로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구다. 그러나 착용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고 완강기를 사용하면 자칫 추락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곳에서는 완강기를 올바로 착용하는 방법을 배우고 직접 착용해보는 체험을 제공한다. 호텔 등 숙박업소에서 완강기를 본 적은 있었지만 어떻게 사용하는 것인지 전혀 몰랐던 기자에게 지도교사는 직접 완강기를 착용해보라고 권했다.

▲ 지도교사의 도움을 받아 기자가 직접 완강기를 착용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최위지).

해운대구 생활안전체험관은 주말을 제외한 평일에 하루 3번 오전 10시, 오후 1시 30분, 오후 3시에 1시간씩 운영되며, 한 번 운영될 때 최대 20명까지 수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체험관 내부 공간이 56.8㎡ 정도로 좁은 편이어서 서너명씩 짝을 지어 순서대로 체험을 진행하고, 기다리는 시간에는 민방위교육장에 근무 중인 공익요원들과 함께 심폐소생술을 배운다.

▲ 사진은 방독면을 착용한 마네킹이다(사진: 취재기자 최위지).

해운대구 안전총괄과 김시정 담당자는 해운대구 생활안전체험관이 해운대구 백선기 구청장의 공약과제였던 방제 프로그램 개발의 일환으로 만들어졌으며, 이제 막 문을 열어 아직은 홍보단계라고 전했다. 담당자는 관내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안내문을 보내 참여를 독려하는 한편, 관련 보도자료를 배부하고, 해운대구 신문과 반상회 회보에 안내기사를 게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추후 체험관을 방문하는 어린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교육을 이수하고 난 후에는 수료증을 발급해주고, 배운 내용이 담겨있는 책자도 함께 배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해운대구 생활안전체험관은 예약제로 운영되며, 해운대구청 홈페이지(www.haeundae.go.kr)나 생활안전체험관 전화(051-782-8455)를 통해 교육신청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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