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의사를 겨냥해 막말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전국의 ‘의심(醫心)’이 들끓고 있다.

21일 부산지역 의료계 관계자들과 의협신문 등 복수의 매체들에 따르면, 안 의원은 지난 17일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도 오산의 평안한사랑병원 병원장을 겨냥해 막말을 쏟아냈다.

안 의원은 이날 병원 인근에서 열린 주민 공청회 자리에서 “병원장이 소송을 하게 되면 특별감사를 실시해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 “일개 의사로서 한 개인으로서 감당할 수 없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 “삼대에 걸쳐 자기 재산을 다 털어놔야 할 것” 등의 발언을 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대한의사협회는 안 의원의 대국민 사과와 의원직 사퇴 및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 촉구 등을 요구하며 최대집 회장의 국회 앞 1인 시위, 전국 의사 서명운동 등을 전개하고 있다.

의협은 “안민석 국회의원은 지위를 남용해 적법하게 개설허가를 받은 의료기관에 대해 직권 취소결정을 내리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면서 “의사 개인에 대해서도 인격을 짓밟는 막말로 국민의 기본권을 말살하는 심각한 윤리적 폐단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최대집 의협회장은 20일 안 의원을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안 의원이 경기도 오산시 세교지역의 정신병원 설립 허가 및 취소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한 혐의다.

최 회장은 “(안 의원이)해당 병원의 개설 및 법적, 행정적 불복절차와 관련해 정당한 권리행사를 할 수 없도록 방해하고, 오산시장 및 보건복지부 장관의 행정절차법 등 관련 법규에 따른 적법한 행정업무 절차를 무시한 채 지극히 이례적으로 병원 개설 허가 취소 절차를 진행하도록 부당한 압력을 행사함으로써 국회의원으로서의 권한을 남용한 혐의가 있다”고 고발 배경을 밝혔다.

최 회장은 안 의원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을 만나 해당 병원의 개설 허가를 즉각 취소하라고 강요한 정황이 있다며 이 사실도 고발장에 넣었다고 말했다.

한편, 오산시는 결국 해당 병원의 설립 허가를 취소했는데, 보건복지부의 시정명령서 발부가 결정적 근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과 보건복지부 장관이 면담을 한 후 이틀 만에 명령서 발부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공권력이 개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안 의원은 주민들에게 보내는 글을 통해 “보건복지부 장관과 보건복지부 관계자들에게 올바른 정부의 역할을 수차례 독촉했다. 이에 보건복지부가 허가 서류 전반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점검하고 법적 검토를 한 결과 심각한 불법 요소를 발견해 오산시에 공문을 보냈고, 오산시가 허가 취소 결정을 내렸다”며 자신이 보건복지부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취재기자 송정빈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