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은 역시 고전의 백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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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은 역시 고전의 백미
  • 부산시 해운대구 김강산
  • 승인 2019.06.1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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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애플’이라는 기업을 좋아한다. 아니, 좋아했었다. 지금의 애플이 아닌 ‘스티브 잡스’라는 불세출의 천재가 이끌던 애플을. 내가 그를 좋아하고, 또한 존경했던 이유는 미래에 대한 통찰력이었다. 누구하나 믿지 않던 스마트폰이라는 시장을 개척했고, 터치패드를 개발한 그를 보면 "그는 미래를 알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들 때가 있었다. 이런 생각을 가졌던 사람이 나 뿐만은 아니었나 보다. 어떤 강연회에서 한 관객의 비슷한 질문에 스티브 잡스는 이렇게 답했다.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정확히 알아맞히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는 느낄 수 있다.”

<자유론>을 읽으며 ‘존 스튜어트 밀’에게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잡스가 IT산업의 미래를 예측했다면, 밀은 자유와 언론의 미래를 내다보았다. 글의 서론부터 그는 "의지의 자유가 아닌, 시민적 또는 사회적 자유가 미래의 아주 중요한 문제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라고 자신 있게 언급한다. 실제로 현대에서 ‘자유’와 관련된 부분으로 토의가 이루어지는 것들의 대부분은 시민적, 사회적 자유다. 두 세기 전에 써진 글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존 스튜어트 밀(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존 스튜어트 밀(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그 중 특히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교육에 관한 저자의 언급이다. 밀은 교육의 방식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사실’만을 전달하는 걸 꼽는다. 어떠한 사항이든 그에 대한 ‘의견’이 들어간 것은 개인에게 편향된 의견을 심어줄 가능성이 있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fact만을 전달한 후 판단은 개인에게 맡겨야 한다고.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며 이것은 비단 교육뿐만이 아닌 언론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교육이란 단어를 언론으로 치환해보면 ‘언론의 객관성’과 일맥상통한다. 비록 완전무결한 객관적 보도는 어려울지라도, 언론인이 언제나 ‘객관성’을 추구해야하는 이유를 밀의 글을 통해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됐다.

언론인을 희망하는 사람으로서 특히 인상적인 부분도 있었다. 밀은 인간의 자유가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영역으로 총 세 가지를 꼽았는데, 취향과 추구의 자유, 결사의 자유, 의식의 자유다. 그 중 의식의 자유는 어떤 주제에 관해서든 자신만의 의견과 정서를 가질 ‘절대적인’ 자유라고 칭했는데, 이는 의견을 표현하고 출판하는 자유와 분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언론인이란 이처럼 너무나도 중요한 국민의 의식의 자유를 보장하는 직업으로서 그만큼의 책임감과 의무감을 가져야한다는 생각을 밀은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쉽지 않은 내용이라 곱씹으며 읽었으나 그럼에도 궁금증이 해결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1장의 말미쯤 나오는 부분인데, 영국의 사회적 자유에 관해 언급하던 저자는 이런 말을 한다. “영국은 그 정치사로 인해 생겨난 특유의 상황으로 인해, 유럽의 다른 대부분의 나라들보다도 여론의 멍에는 좀 더 무거운 편이지만, 법률의 멍에는 좀 더 가볍다.” 여론의 멍에가 무겁다는 것은 ‘대헌장’과 같은 전제군주의 권력에 제동을 걸었던 사건을 비롯하여, 민중들이 모인 의회가 점차 힘을 가져갔던 시대상황을 언급하는 것 같은데 법률의 멍에가 가볍다는 것은 무슨 뜻인지 궁금했다. 이처럼 나에게 많은 감상과 질문을 안겨준 <자유론>은 분명 한 번 읽어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책이기에 두고두고 읽고 싶다. 그래서 고전은 읽을수록 깊이가 있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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