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의 코란 낭독 따라 무슬림 신자들 엄숙한 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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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의 코란 낭독 따라 무슬림 신자들 엄숙한 예배
  • 취재기자 최은진
  • 승인 2015.11.05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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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유일 이슬람 성원 '남산동 모스크'...."마음의 평화 가슴 가득 느꼈다"

이슬람 예배 지도자(이맘) 이종억 씨는 대학 시절 아랍어를 전공했다. 그는 아랍어를 공부하다가 이슬람을 종교로 가지게 됐다. 이 씨는 한국 사람들은 대개 TV 뉴스로 이슬람을 보고 이슬람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는다고 보고 있다. 이 씨는 “모 종교단체에서는 이슬람을 왜곡시킨다. 이슬람은 암적인 존재가 아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배출한 튀니지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테러가 발생했다.” 이슬람 관련 기사는 이렇게 테러, 사고와 같은 단어로 가득 차 있다. 대학생 최해민(21, 부산시 금정구 회동동) 씨는 “이슬람을 생각했을 때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부정적이다. TV에서 접하는 이슬람의 모습은 사건사고가 많아서인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는 이슬람을 다가가기 어려운 존재로 느낀다.

이슬람은 더 이상 무섭고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공간이 부산에 있다. 바로 금정구 남산동에 위치한 ‘이슬람 성원’이다. 이슬람 성원은 부산 지하철 1호선을 타고 두실역에 내려 8번 출구에서 나와 전방 300m를 걸어간 다음, 나주유소에서 우회전해서 골목길 안으로 들어가면, 터키 레스토랑 ‘카파도키아’옆에 있다.

▲ 왼쪽 사진은 부산시 금정구 남산동에 위치한 이슬람성원 표지판. 오른쪽 사진은 터키 레스토랑 ‘카파토키아’다. 이 음식점 옆으로 들어가면 이슬람 성원이 보인다(사진: 취재기자 최은진).

이슬람 성원은 이슬람 신자를 뜻하는 무슬림들이 와서 예배를 드리는 곳이다. 공식적인 명칭은 이슬람 성원이고, 영어로는 모스크(mosque)라고 한다. 모스크는 아랍어 마스지드(Masjid)의 어원에서 나왔다. 마스지드는 엎드려서 절을 하는 장소라는 뜻이다. 한국인 이슬람 신자인 이모(49) 씨는 “예배할 수 있는 모든 곳이 마스지드”라며 “화장실, 무덤을 제외하고는 기도하는 장소의 제약은 없다”고 덧붙였다.

▲ 왼쪽 사진은 이슬람 부산 성원의 외부 모습이다. 오른쪽 사진은 이슬람 성원 앞에 자리하고 있는 이슬람 부산 성원 표지판이다(사진: 취재기자 최은진).

이슬람은 기독교, 불교와 더불어 세계 3대 종교로 꼽히지만 유독 우리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래서 이슬람을 마치 아랍인들만의 종교인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이슬람은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비롯해서 전 세계 인구의 1/5이 넘는 13억 명의 신도를 가진 거대 종교다. 이슬람 신자 이모 씨는 “한국을 벗어나면 어디를 가도 무슬림과 부딪힐 만큼 신도가 많다”고 말했다.

이슬람은 알라에게 순종하고 복종할 때 평안한 상태에 이르는 것을 의미한다. 무슬림은 알라에게 복종하는 사람을 뜻한다. 여기서 알라란 온 우주의 만물을 창조한 참된 신, 즉 유일신이다. 다시 말하면, 알라는 전지전능한 하느님이란 의미다.

부산의 이슬람 성원은 1980년에 리비아의 한 독지가에 의해 설립됐다. 현재, 국내에는 총 17곳의 이슬람 성원이 있다. 서울에 본부인 중앙 성원을 첫 번째로 이슬람 부산 성원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지어졌다. 이슬람 부산 성원은 부산 지역의 유일한 모스크다.

▲ 1980년에 지어져 현재까지 이어진 이슬람 부산성원의 내부 모습. 예배가 끝나고 마무리하는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사진: 취재기자 최은진).

이종억 씨는 이슬람 성원이 자연스럽게 커져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한민국 아이들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젊은 청년들은 중소기업을 기피한다. 국내 대학들은 외국 학생으로 부족한 학생 자리를 매우고, 청년들이 기피하는 중소기업에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신하고 있다. 이 씨는 이슬람 신자인 외국인 노동자와 유학생이 국내에 많아짐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이슬람 성원이 자연스럽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는 “선교활동을 목적으로 이슬람 성원이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슬람 성원이 설립된 다른 이유도 있다. 1970년대, 전 세계는 석유파동을 겪게 된다. 석유는 경제 마비를 가지고 올 만큼 지금이나 당시나 중요한 존재다. 대한민국은 석유가 많이 나는 중동의 중요성을 인식 안 할 수 없었고, 중동에 일하러 가는 사람들도 증가했다. 중동에서 벌어온 돈으로 대한민국의 경제가 부흥했다. 정부는 중동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이슬람 성원 설립을 지시했다. 우리나라 처음의 이슬람 성원은 이렇게 정부의 후원으로 세워졌다.

이슬람 성원을 방문하는 사람의 99.9%는 외국인이라고 한다. 외국인 노동자, 외국인 유학생, 비즈니스 차 부산을 방문하는 무슬림이 이에 해당된다. 이들 외국인들은 주로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에서 온다.

외국인들은 주로 예배를 목적으로 이슬람 성원에 온다. 무슬림들은 금요일이 이슬람 휴일이기 때문에 모스크에서 낮 예배를 꼭 봐야 한다. 무슬림들은 어디에 있든 하루에 예배를 총 5번 하는데, 새벽 예배, 아침 예배, 점심 예배, 오후 예배, 저녁 예배로 나누어 한다.

▲ 이슬람 성원의 이맘 이종억 씨의 휴대폰. 이 씨 휴대폰에는 하루 5번, 예배해야 할 시간을 알려주는 앱이 깔려있다(사진: 취재기자 최은진).

금요일 낮에 하는 예배는 반드시 이슬람 성원에서 합동으로 진행되고, 예배에는 외국인 노동자와 유학생 170여 명이 모인다. 여자는 3층에서 남자는 2층에서 각각 예배를 드린다. 주말에는 예배 목적보다는 정보교환, 친목도모, 자신들의 나라 요리를 해먹는 활동을 위해 신자들이 모이기도 한다. 이슬람 성원이 일종의 교민회관이 되는 것이다. 일요일에 모인 사람들은 한국에 체류하면서 힘든 점을 서로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 외국인들은 힘들었던 이야기를 이맘에게 상담하고 도움을 받기도 한다.

이슬람 성원은 편안하게 방문할 수 있는 곳이지만 지켜야할 규칙이 있다. 바로 예의를 갖춘 ‘복장’이다. 이슬람에서 여자는 겉으로 드러낸 것 외에는 다 가려야한다. 겉으로 드러난 것에는 얼굴과 손이 있다. 즉, 얼굴과 손 빼고는 외출할 때 다 가려야한다는 말이다. 여자들의 짧은 소매, 반바지, 짧은 치마들은 금기시된다. 이슬람 성원을 방문할 때 여성은 특히 정숙하고 신체노출이 없는 옷차림을 갖추도록 유념해야 한다. 이슬람 신자 샤이코니(28) 씨는 온 몸을 가리는 여성의 옷차림은 여성을 억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남자들의 시선으로부터 여성을 안전하게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슬람에서는 허용하는 것을 ‘할랄’이라고 하고, 금지하는 것을 ‘하람’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하람으로는 돼지고기, 이슬람 식으로 도살하지 않은 고기, 술, 자신의 몸을 헤치게 하는 것이 있다. 반대로 할랄에는 할랄 미트가 있는데 할랄 미트는 이슬람 식으로 도살한 고기다. 이슬람 식으로 도살하는 것은 머리를 메카 방향(예배 방향)으로 두고, ‘하느님의 이름으로 잡는다’는 간단한 기도를 한다. 칼날을 예리하게 갈아 한 번에 동맥을 절단하고 피를 쫙 뺀다. 이종억 씨는 “이렇게 고기를 잡아야 고기가 쉽게 부패되지 않고 맛있다”고 전했다.

▲ 왼쪽 사진은 음식점 앞에 붙여져 있는 허용하는 것이라는 의미의 ‘할랄’ 표시. 오른쪽 사진 역시 간판에 허용하는 음식이라는 뜻의 할랄 푸드가 적혀있다(사진: 취재기자 최은진).

이슬람 성원을 방문한 대학생 이다예(21, 부산시 금정구 장전동) 씨는 이슬람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난 후, 이슬람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이 씨는 이슬람은 평소에 접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거리감이 있었다. 그는 이슬람 성원 방문 후 이슬람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이슬람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고, 알고 나니 무서운 존재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이슬람 성원에서는 이슬람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의 방문도 환영한다. 이맘 이종억 씨는 “사람들이 듣는 이슬람은 많이 왜곡되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슬람에 대해 올바른 이해와 인식을 갖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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