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에어컨 불청객, ‘냉방병’ ‘빌딩증후군’ 등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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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에어컨 불청객, ‘냉방병’ ‘빌딩증후군’ 등 주의보
  • 취재기자 김동현
  • 승인 2019.06.14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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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온도 24~27도 적당…정기적인 에어컨 청소, 레지오넬라증 주의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에어컨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급증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활기를 되찾아 주기도 하지만 지나친 냉방기기 사용은 오히려 냉방병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6월은 냉방기기 가동률이 높아지는 시점이다. 과도한 냉방기기 사용은 냉방병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6월은 냉방기기 가동률이 높아지는 시점이다. 과도한 냉방기기 사용은 냉방병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냉방병은 의학적으로 정의된 질병은 아니다. 실내·외 온도가 10도 이상 차이 나게 되면 신체가 적응하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증상이다. 더위를 피하기 위한 실내 냉방기기 사용이 주요인이어서 냉방병이란 이름이 붙었다.
주된 증상은 콧물, 코 막힘, 재채기, 두통, 피로감 등이며 소화불량, 식욕감퇴, 신경통, 근육통, 요통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여름철 감기와 비슷하지만, 실외로 나오면 증상이 호전될 수 있어 더위를 어느 정도 감수하는 것이 냉방병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직장인 권규빈(26, 부산 사상구) 씨는 계속되는 재채기와 콧물 증세로 얼마 전 병원에서 냉방병 진단을 받았다. 잦은 에어컨 사용이 원인이었다. 권 씨는 “직업상 대부분 시간을 사무실에서 보내는데 날씨가 덥다 보니 온종일 에어컨을 켜고 있을 때가 많다”며 “지금부터라도 더위를 참는 버릇을 길러야겠다”고 말했다.

가정에서 벽에 매달아 많이 사용하는 부착식 냉방기기다. 장시간 냉방기기를 사용할 경우 상대적으로 면역체계가 약한 아이나 노인들은 냉방병에 걸릴 위험이 크다(사진: 취재기자 김동현).
가정에서 벽에 매달아 많이 사용하는 부착식 냉방기기다. 장시간 냉방기기를 사용할 경우 상대적으로 면역체계가 약한 아이나 노인들은 냉방병에 걸릴 위험이 크다(사진: 취재기자 김동현).

냉방병에 걸리는 이유는 우리 몸의 ‘항상성’에 있다. 여름 날씨에 우리 몸은 더운 곳과 추운 곳을 자주 오고 가는 상황이 잦다. 이는 신체 항상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자율신경계를 지치게 해 냉방병을 유발한다. 또, 에어컨과 같은 냉방기기는 공기 내 수분을 응결시켜 기온을 내리기 때문에 한 시간만 사용해도 실내습도를 30~40% 수준으로 떨어뜨린다. 이로 인해 호흡기 점막이 말라 면역력이 떨어져 냉방병에 걸리게 된다.

◇ 실내·외 온도 차를 줄여 체온을 유지하자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체온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 실내 온도는 섭씨 24~27도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능하면 실내·외 온도 차를 5도를 넘기지 않는 게 좋다. 아무리 더워도 에어컨 앞에서 직접 바람을 쐬는 행동은 금물이다. 야외에서 땀을 많이 흘린 채로 에어컨을 사용하면 체온이 급격히 내려가 몸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가능한 땀을 다 닦은 후 사용해야 한다. 에어컨 온도를 제어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긴소매 옷을 준비해 추위가 느껴지면 껴입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따뜻한 물이나 차를 자주 마셔 체온을 유지하는 것도 좋다.

부산 모 대학교 강의실의 에어컨이 섭씨 21도로 가동 중이다. 급격한 실내·외 온도 차는 신체의 부담을 주고 냉방병을 일으킬 수 있다. 온도 차가 5도 이상 나지 않도록 섭씨 24~27도를 유지하는 게 좋다(사진: 취재기자 김동현).
부산 모 대학교 강의실의 에어컨이 섭씨 21도로 가동 중이다. 급격한 실내·외 온도 차는 신체의 부담을 주고 냉방병을 일으킬 수 있다. 온도 차가 5도 이상 나지 않도록 섭씨 24~27도를 유지하는 게 좋다(사진: 취재기자 김동현).

◇ 주기적인 환기로 ‘빌딩증후군’ 예방해야
 
사람의 몸은 견디기 힘든 무더위도 시간이 지나면 적응한다. 이를 견디지 못하고 과도하게 찬바람을 쐬기 위해 실내 환기를 하지 않는다면 ‘빌딩증후군’에 걸리기 쉽다. 빌딩증후군이란 밀폐된 공간의 오염된 공기로 인해 온몸이 쉽게 피로해지는 현상이다. 두통, 현기증, 집중력 감소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최소 2시간에 10분씩, 가급적 1시간에 5분 단위로 오염된 실내 공기를 배출해야 한다.

여름철에는 습도가 높기 때문에 곰팡이가 잘 생긴다. 곰팡이는 천식 발병률을 높이며 피부질환의 원인이 된다. 환기를 통해 실내를 쾌적한 상태로 유지해야 하며 자연 환기가 어려운 경우 에어컨 제습 기능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전문가들은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 규칙적인 운동과 휴식, 비타민 섭취 등을 제안한다. 이를 통해 신체 면역력을 높여 냉방병에 쉽게 걸리지 않는 몸을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비룡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규칙적인 운동으로 냉방병을 예방할 수 있으며, 산책이나 휴식을 통해 생체리듬을 유지하고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정기적인 냉방기기 청소로 ‘레지오넬라증’ 주의

냉방기기의 냉각수가 지저분하면 바람을 통해 뿜어져 나온 레지오넬라균으로 인해 근육통과 열을 발생시키는 레지오넬라증에 감염될 수 있다. 레지오넬라증은 잠복기가 2~12일이며 감기 증상뿐 아니라, 온몸이 쑤시는 독감이나 심한 경우 폐렴으로 발전한다.

김경수 가톨릭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열이나 근육통 등의 냉방병 증상이 1주 이상 지속되거나, 정도가 심하면 레지오넬라증을 의심하고 즉시 병원을 찾아 치료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김 교수는 “냉방병은 실내 환경 조절과 함께 개인 건강에 따른 대처방법을 준비하는 등의 예방이 중요하다”며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우선 에어컨을 끄고 환기를 시킨 다음,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을 취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치료법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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