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도 화장하는 시대! ‘그루밍족’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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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도 화장하는 시대! ‘그루밍족’을 아시나요?
  • 취재기자 안진우
  • 승인 2019.06.0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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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남성 색조 화장품 판매량 증가세...패션에서 화장까지 남성들 개성 표현으로 인식 돼

패션이나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 일명 그루밍(grooming)이 증가하면서 화장하는 남자들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비비크림이나 선크림을 바르는 것이 화장의 전부이던 예전과 달리 파운데이션으로 피부 톤을 정리하고, 아이브로우로 눈썹을 그리거나 색조화장품을 사용하기도 한다.

대학생 윤승현(26, 부산시 동래구) 씨는 특별한 약속이 있는 날이면 화장을 꼭 하고 집을 나선다. 예전에는 비비크림만 발랐으나 이제는 눈썹을 그리고 잡티를 가리기도 한다. 윤 씨는 화장을 시작한 후, 지인들에게 피부가 좋아 보인다” “더 잘생겨진 것 같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윤 씨는 이젠 남자들도 관리해야 하는 시대다. 적당히 꾸밀 줄 알면 자신을 더 빛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씨처럼 화장에 관심을 가지는 남성들이 많아지면서 실제 남성용 색조 화장품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드럭 스토어 매장 올리브영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용 색조 화장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입술에 바르면 자연스럽게 붉은색으로 변하는 남성용 발색 립밤의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6배 급증했다. 부산의 올리브영 매장에서 일하는 김유리(24, 부산시 동래구) 씨는 남자 고객들도 꾸준히 매장을 방문한다입고되는 남성 화장품의 종류와 양도 예전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 컨실러, 쉐딩, 아이브로우, 브러시 등 다양한 종류의 남성 화장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국내 드럭 스토어 매장에는 남성들을 위한 화장품만 모아놓은 진열대가 따로 마련돼 있다(사진: 취재기자 안진우).
대부분의 국내 드럭 스토어 매장에는 남성들을 위한 화장품만 모아놓은 진열대가 따로 마련돼 있다(사진: 취재기자 안진우).

남성 화장품이 인기를 끌며, 별다른 화장 기술이 없어도 남성들이 편하게 화장할 수 있는 제품들도 출시되고 있다. 남성 화장품 전문 회사 블랙몬스터는 눈썹을 신중하게 그릴 필요 없이, 편하게 틀만 대고 몇 번 문지르면 되는 블랙브로우 키트를 출시해 큰 인기를 얻었다. 또 다른 회사 그라펜은 볼펜처럼 생겨서 휴대가 편하고,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핸섬 커버스틱을 출시했다.

남성 화장품 회사 ‘블랙몬스터’는 편하게 틀을 대고 그리는 아이브로우 키트를 출시해 큰 인기를 끌었다(사진: 블랙몬스터 홈페이지).
남성 화장품 회사 ‘블랙몬스터’는 편하게 틀을 대고 그리는 아이브로우 키트를 출시해 큰 인기를 끌었다(사진: 블랙몬스터 홈페이지).

여성들에게 화장 팁을 알려주는 여자 뷰티 크리에이터뿐 아니라 남자 뷰티 크리에이터들도 늘고 있다. 그중 뷰티 크리에이터 신쿡은 섬세하고 기발한 방법으로 각종 다양한 화장법을 구사하며 남성들의 관심을 얻고 있다. 신쿡의 현재 유튜브 구독자 수는 약 42만 명, 총 조회 수는 6000만 회를 훌쩍 넘기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외에도 화니, 스완 등 많은 남자 뷰티 크리에이터들이 있다.

남자 뷰티 크리에이터 신쿡은 유튜브에 다양한 유형의 남자 메이크업 방법을 설명한다. 자신의 민낯으로 시작해 메이크업과 헤어 손질 방법까지 소개한다(사진: 유튜브 신쿡 페이지 캡쳐).
남자 뷰티 크리에이터 신쿡은 유튜브에 다양한 유형의 남자 메이크업 방법을 설명한다. 민낯으로 시작해 메이크업과 헤어 손질 방법까지 소개한다(사진: 유튜브 신쿡 페이지 캡쳐).

 대학생 차정원(24, 서울시 마포구) 씨는 개성 있는 모습과 더 잘생겨 보이기 위해 화장을 한다. 차 씨의 화장은 간단한 피부 보정과 눈썹을 그린 뒤, 쉐딩으로 마무리된다. 차 씨는 옷을 아무리 멋지게 입어도 얼굴을 꾸미지 않으면 완성되지 않은 느낌이 든다남자들도 패션뿐만 아니라 화장으로 얼굴을 관리해 주위 사람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보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고 전했다.

하지만 여전히 남성이 화장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은 존재한다. 화장하는 남성이 동성애자 같거나 남자답지 못해 보인다는 의견 때문이다. 40대 남성 박모 씨는 요즘 화장을 진하게 하고 다니는 남자들이 많다. 그냥 생긴 대로 사는 모습이 제일 남자답고 보기 좋다고 전했다.

한편 뷰티업계의 한 관계자는 남성 뷰티 시장이 앞으로 더 활발할 것으로 예견했다. 이 관계자는 매스컴에서도 꾸미는 남성들이 많이 나와서 인식이 바뀌는 추세다. 패션은 물론 화장품 시장 모두 남녀 구분없이 유니섹스(unisex)화 되고 있다외모도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 그루밍족이 늘어나며, 화장하는 남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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