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와 창원을 연결하는 국도 건설 현장에서 아라가야 시기의 무덤과 유물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4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무덤 670여 기와 배·오리모양 등 상형토기, 갑옷과 투구 등 1만여 점 유물 등이 발견됐다. 발굴 지역은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현동 일대다.
문화재청은 “창원 현동에는 아라가야의 문화상을 공유하면서, 제철을 생산 기반으로 한 대외 공급 역학을 맡은 해상 세력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단편적인 기록으로 남아 있는 가야사 연구에 또 하나의 실증적인 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발굴된 유적과 유물들이다.
나란히 배치된 대형고분 839호와 840호는 부부묘로 추정된다. 839호 고분은 길이 772cm, 너비 396cm인 나무덧널무덤이다. 머리 쪽에 모양이 세련되고 창이 정교하게 뚫려있는 불꽃무늬굽다리접시 등이 나온 점을 미뤄 여성의 무덤일 가능성이 높다.
840호 고분은 길이 860cm, 너비 454m, 깊이 124cm 규모로, 아라가야 지역에서 조사된 유적 중 가장 크다. 주로 무구류와 마구류 등이 발굴됐다. 문화재청은 두 고분의 규모와 출토된 유물로 미뤄, 당시 최고층의 부부묘로 추정했다.
배모양토기는 387호 나무덧널무덤의 피장자 머리쪽의 덩이쇠다발 윗면에서 한쪽이 기운 상태로 발견됐다. 길이 29.2cm, 높이 18.3cm의 크기로 배면에 조밀한 톱니무늬가 새겨져 있다. 기존에 발굴됐던 쪽배형 배모양토기와 달리 통나무배에서 구조선으로 발전하는 중간단계의 선박 형태인 '준구조선' 모양이다.
이는 최근 함안 말이산 고분군에서 출토된 준구조선 형태의 배모양토기와도 다르다. 앞서 발견된 준구조선 형태의 배모양토기는 배가 물위에 떠 있을 때 물에 잠기는 흘수 부분이 과장되게 표현돼 있다. 육지 인근의 좁은 바다를 다니던 내해용인 것이다. 그러나 창원에서 발견된 토기는 노를 고정하는 고리가 없는 돛단배 형식이다. 문화재청은 국제항로를 다니던 외항선용으로 보고 있다.
오리모양토기는 삼국시대부터 많이 제작됐다.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토기는 오리와 낙타가 결합한 형태다. 오리와 낙타의 모습을 동시에 띄는 토기는 처음이다. 문화재청은 오리모양토기가 당시 국제교류를 보여주는 자료라고 보고 있다.
1만여 점의 유물 중에서는 목가리개, 투구 등 무구와 고리자루칼, 철촉 등 무기류, 철정, 철착 등 공구류 등이 다량 포함됐다. 특히 무덤에서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유물은 '덩이쇠'로 김해지역 출토품보다 더 가볍고, 작게 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