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칼럼]세상을 아름답게 묘사할 그라피티
상태바
[박기철 칼럼]세상을 아름답게 묘사할 그라피티
  • 칼럼리스트 박기철
  • 승인 2019.06.03 1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美~女~文 Amenity, Feminism and Lifeway ⑯ / 칼럼니스트 박기철

다음 글은 ‘총-균-쇠’처럼 서양문명이 동양문명을 정복했던 역사와 달리
생태문명 차원에서 이제 ‘아름답고 여성스럽게 사는 문화’의 제안이다.

전 세계 어디든지 길거리와 골목의 담벼락에는 지저분한 낙서가 그려져 있다. 도대체 누가 그리는지 알고 싶었는데 바르셀로나 해변가 콜럼부스 동상 주변의 작은 공원에서 드디어 만날 수 있었다. 한 명이 아니고 혼성 서너명이다. 마침 한 여성과 남성이 그리는 중이었다.

바르셀로나의 그라피티 작가들(사진: 박기철 제공).
바르셀로나의 그라피티 작가들(사진: 박기철 제공).

나는 이런 그림을 미국에서처럼 그라피티라고 하느냐고 물으니 그렇단다. 욕설을 퍼부으며 지저분하게 갈겨대는 낙서 쓰레기와 달리 이들이 그리는 그라피티는 나름 작품성이 있어 보인다. 나는 이런 그림을 아주 막 그리는 줄 알았는데 가만히 살피면서 보니 자료 화면도 참조하면서 아주 정성껏 칙칙이 물감을 뿌리고 손으로 칠한 곳을 만져가면서 그리고 있었다. 그리고 숨어서 몰래 그리는지 알았는데 이렇게 대낮에 당당하게 그리고 있었다. 그렇게 열심히 그리는 전반적 모습이 아름다웠다. 내가 뷰티풀하다고 하니까 고맙다고 했다. 이렇게 그리는 일이 무슨 직업이며 일이냐고 질문하니 그냥 재미just fun로 그리는 것이라고 했다.

칼럼리스트 박기철
칼럼리스트 박기철

미국에서 흑인들이 사는 골목에서 유래한 이런 그래피티를 완벽한 예술작품으로 만든 사람은 키스Keith Haring 1958~1990다. 며칠 전 그의 그라피티 작품을 본 적이 있어서 키스를 아느냐고 물었다. 모른단다. 백인이었던 키스는 흑인들이 그린 그라피티를 보고 이를 완벽한 예술로 승화시켰다. 그라피티를 음지에서 양지로 내놓으며 당당히 현대미술가의 반열에 올랐다. 요절한 그가 저승에서 이들의 그라피티 작품을 보면 어떻게 평가할까? 내가 생각하기로는 너무 칙칙하게 어둡게 그리지 말고 밝고 재미있게 그리라고 코치하여 줄 것같다. 악마성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미를 나타내라며…

키스가 예술로 승화시킨 그라피티(사진: 박기철 제공).
키스가 예술로 승화시킨 그라피티(사진: 박기철 제공).

키스의 작품은 현대미술로 인정받는다. 그러니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 주변에 정식으로 밝게 그려질 수 있었을 것이다. 앞으로 그라피티 작가들이 세상을 밝게 묘사했으면 좋겠다. 저주스러운 욕설이 아니라 인간미humor를 담으면 좋겠다. 그렇게 하여 세상을 좀 더 인간미人間美 넘치며 인간미人間味 나는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어 가면 좋겠다. 키스를 능가하는 작가들이 나오면서 미적 감성의 그라피티 문화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