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맘들의 지친 마음을 어루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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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맘들의 지친 마음을 어루만지다"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9.05.28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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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부산 해운대구 시립미술관에서 '맘스 소확행 데이 시즌 1' 열려
오는 6월 6일 사상, 12일 화명도서관에서도 개최

28일 오전 11시 부산 해운대구 시립미술관에 엄마들이 모였다. 핸드백을 들고, 유모차를 끌고, 아이의 손을 잡고 등장한 엄마들은 다소 들뜬 표정으로 한 자리에 섰다. 자식에 이어 손주의 육아를 맡고 있는 할머니도 자리했다. 이날 시립미술관에서는 육아맘들의 행복 감성 지원 프로젝트-맘스 소확행 데이 시즌 1’이 개최됐다.

맘스 소확행 데이는 부산시가 이날 처음 선보인 행사다. 누군가의 엄마로 살고 있는 여성들이 문화적인 갈증을 해소하고, ‘나 자신의 행복을 찾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 육아에 지친 엄마들이 다시 달릴 수 있는 에너지를 부산시가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첫 일정은 <반복과 차이 : 시간에 관하여> 전시 관람. 큐레이터 동작 하나라도 놓칠세라 엄마들은 눈을 반짝이며 작품을 감상했다. 큐레이터의 설명이 끝날 때 마다 ~”, “~” 등 감탄사는 덤이었다. 엄마를 따라온 아이들의 칭얼거림도 여기서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행사가 지루했는지 인상을 찌푸리는 아이에게 모든 엄마들은 미소로 답했다. ‘함께 키운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이었다.

28일 오전 11시 부산 해운대구 시립미술관에서 '맘스 소확행 데이 시즌 1’이 진행된 가운데 참석자들이 큐레이터의 설명에 집중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신예진).
28일 오전 11시 부산 해운대구 시립미술관에서 '맘스 소확행 데이 시즌 1’이 진행된 가운데 참석자들이 큐레이터의 설명에 집중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신예진).

자리를 이동해 메인 행사인 토크쇼가 시작됐다. 주제는 내 어린 시절 꿈워킹맘 이야기’. 진행은 8살 아이를 둔 워킹맘 문지영 아나운서가 맡았다.

백정림 여성가족국장이 가장 먼저 워킹맘인 본인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는 지금처럼 어린이집이 많지 않던 30년 전, 출근할 때 이웃집에 아이를 맡기고, 퇴근할 때 아이를 데려왔다면서 내 몸과 마음이 힘들고, 아이의 몸도 약하다 보니 참 힘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백 국장은 또 나도 한 때는 꿈 많은 문학소녀였는데, 아픈 아이의 곁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엄마가 됐다는 생각이 드니까 옆의 남편이 괜히 원망스러웠다면서 당시 우울했던 내 마음은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아이가 사춘기를 호되게 치르더라. 엄마의 행복이 곧 아이의 행복이라는 것을 그때 알았다고 말했다.

백 국장의 이야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워킹맘으로 살면서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고된 삶을 버텨내는 이들이 공감의 눈물을 연신 닦아냈다. 백 국장은 육아맘들의 고충이라는 것은 아이를 키워본 사람이면 다 안다면서 아이 낳아서 잘 키우자고 하지만 결국 아이를 잘 키우려면 엄마가 행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8일 오전 11시 부산 해운대구 시립미술관에서 '맘스 소확행 데이 시즌 1'이 개최된 가운데 문지영 아나운서와 양은진 학예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신예진).
28일 오전 11시 부산 해운대구 시립미술관에서 '맘스 소확행 데이 시즌 1'이 개최된 가운데 문지영 아나운서와 양은진 학예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신예진).

이어서 양은진 학예사가 참석자들이 제출한 사연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에서 엄마로 살아가는 고충에 대해 함께 고민했다. 이들은 출산 후 막막했던 심정, 친정 엄마의 소중함, 일과 육아의 병행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24개월 딸을 둔 한 여성은 복직까지 2달이 남았는데 여기서 행복한 기분을 충전해 아이와 더 행복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어 참석하게 됐다면서 나는 처녀 시절에 구체적인 꿈이 없었지만, 우리 딸은 꿈이 많은 아이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변옥순 씨는 3·5살 손주를 돌보는 할머니다. 변 씨는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면 지친다면서 자식을 어엿한 성인으로 키워내고 현재 손주를 키우는 나에게, 이제는 내 시간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연륜과 무게가 느껴지는 그가 마이크를 내려놓자 엄마들은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한편 부산시가 개최하는 맘스 소확행 데이 행사는 오는 65일 사상인디스테이션에서 플로리스트 체험과 명사 강연, 12일에는 화명도서관에서 영화 감상과 명사 토크쇼가 진행될 예정이다.

부산에 거주하는 5세 이하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부산아이 다가치키움 홈페이지에서 회차별로 접수하면 된다. 참가자 선정은 참가자의 신청사연 등을 토대로 결정해 선정자에게 개별 연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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