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 IT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방침에 따라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부품공급을 중단했다. 이에 시진핑 중국 주석이 희토류 생산지를 시찰하는 행보를 보이며 미∙중 무역전쟁이 전면전에 들어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5일 미국 정보통신기술을 보호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미국 상무부가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렸다. 그러자 미국의 IT 간판기업 구글을 시작으로 여러 업체가 화웨이에 주요 소프트웨어와 부품을 공급하지 않기로 했다. 화웨이에 소프트웨어와 부품을 공급하지 않는 기업은 인텔, 퀼컴, 자일링스, 브로드컴 등 미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다.
다만 미 상무부는 앞으로 90일간 화웨이가 기존 네트워크 장비의 유지∙보수를 위한 미국산 제품 구매는 허용한다고 20일 밝혔다. 이 기간에는 기존 화웨이 제품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위한 미국 기업과의 거래도 허용된다. 그러나 신제품과 관련한 사항은 모두 금지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20일(현지 시각) 시진핑 주석은 장시성 간저우시 지방시찰에서 희토류 채굴 및 가공 전문업체를 제일 먼저 찾았다. 시 주석은 현장에서 희토류 생산 과정을 둘러보고 공장 운영과 희토류 산업 발전 현황 등의 설명을 들었다. 시찰에는 시 주석뿐만 아니라 미∙중 무역협상에 관여하고 있는 류허 부총리도 참가했다.
이를 두고 시 주석이 희토류를 무기로 미∙중 무역전쟁과 화웨이 제재 등과 관련해 미국에 무언의 압력을 행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희토류는 열과 전기가 잘 통하기 때문에 전기∙전자∙광학∙초전도체 등에 쓰인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희토류 생산국이자 소비국으로 전 세계 수요의 약 80%의 희토류를 생산한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 발표 이후 중국도 “협상을 계속 할 이유가 없다”며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선 상황이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중미 경제 무역 협력은 반드시 상호 존중 및 평등, 상호 이익의 기초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미국의 제재에 대한 대항마로 희토류 제재를 선택할지 협상을 택할지 미국과 중국의 행보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