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치료제 카피(모방약), 처방전 없이 마구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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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치료제 카피(모방약), 처방전 없이 마구 유통
  • 취재기자 최영민
  • 승인 2015.10.20 10:0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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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대행 인터넷 사이트 통해...오남용시 발기부전 등 부작용 유발 가능성

대표적인 탈모 치료제 ‘프로페시아’의 특허 기간이 만료되면서 이 치료제를 흉내낸 일명 ‘카피 약’들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나왔다. 카피 탈모 치료제는 특허 기간이 만료된 의약품을 모방 제조한 약으로 공식 용어로는 ‘제네릭’이라 불리며, 오리지널 약과 동일한 성분과 함량을 가져 그 약효가 비슷하다. 하지만 아직 정부가 승인하지 않은 이들 카피 약들이 구매 대행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불법 유통되고 있다.

흔히 알려진 탈모 치료 방법으로 가장 대표적인 것은 ‘피나스테리드‘를 함유한 약을 먹는 것과, ‘미녹시딜’을 함유한 약을 바르는 것이 있다. 바르는 약은 약국이나 인터넷에서 쉽게 구입이 가능한 일반의약품이지만 먹는 약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일반의약품은 안전성이 인정돼 소비자가 의사 처방 없이 구매할 수 있지만, 전문의약품은 부작용 위험이 있어 의사의 전문적인 지시나 처방이 있어야 구매가 가능하다. 프로페시아와 그 카피 약들은 피나스테리드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전문의약품에 속한다. 카피 약이 유통되면 바로 부작용 때문에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다.

탈모 증세를 보이는 최모(28, 부산시 서구 암남동) 씨는 인터넷 구매대행 업체를 이용해 의사 처방 없이 프로페시아의 카피 약 ‘핀페시아’를 구매했다. 최 씨는 핀페시아를 복용하던 중 최근 발기부전, 성욕 감퇴 등 성기능에 문제가 생긴 것을 느꼈다. 성기능 문제는 피나스테리드의 대표적인 부작용이다. 최 씨는 "지금은 복용을 완전히 중단한 상태"라며 “약물치료는 포기한 상태지만 앞으로 취업도 해야 해 다른 탈모 치료방법을 찾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최 씨가 복용한 핀페시아는 프로페시아의 대표적인 카피 약이다. 핀페시아는 인도의 ‘Cipla’사가 출시한 약품으로 오리지널 약보다 절반 정도 싸다. 프로페시아 가격은 약국마다 차이가 있지만 한 달 분량에 보통 5~7만 원선에 거래된다. 핀페시아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수입허가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국내에선 구입이 불가능하다.

국내에서는 값싼 핀페시아를 최 씨와 같은 많은 탈모 환자들이 인터넷 구매 대행 사이트를 이용하여 불법으로 구입하거나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카피 약 핀페시아를 불법으로 유통시키는 구매대행 사이트는 검색 몇 번으로 쉽게 찾을 수 있다.

▲ ‘핀페시아 직구’라는 검색어로 검색하면, 많은 구매 대행 사이트가 나타난다(사진: 네이버 캡처).

관세법에 따르면, 현품에 의약적인 효능·효과 및 성분표시가 기재된 일반 의약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인 경우에만 과세 또는 면세통관이 가능하다. 피나스테리드를 포함한 탈모 치료제는 전문의약품이기 때문에 통관이 불가능하다.

핀페시아와 같은 값싼 탈모 카피약 구입을 원하는 구매자는 세관의 눈을 피해 신뢰성이 부족한 인터넷에서 몰래 활동하는 소규모 구매 대행업자들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음지에서 진행되는 불법적인 거래이다 보니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사기도 빈번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피해자는 탈모 치료제 핀페시아를 구매하려 인터넷 구매대행 사이트를 이용했다가 사기를 당했다. 피해자는 인터넷에서 핀페시아 직구를 해준다는 사이트를 발견하고 핀페시아의 구입을 원하는 사람들과 공동구매를 신청하고 입금했다. 하지만 약품 배달이 늦어지면서 판매자가 타국에서 약을 주문조차 안한 사기인 걸 알았다. 피해자는 “거래에 대해 불안해하는 저에게 여러 번 확신을 주는 발언을 했기에 정황을 다 따져 봐도 사기당할 것 같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며 “사기 피해자들이 집단 고소에 들어갔고 업자는 구속 수감됐지만, 입금했던 돈은 돌려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집단 고소를 위해 공동구매 피해자 모임인 ‘safeangel'이란 네이버 밴드를 만들었고 소송이 끝난 지금도 탈모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사기 사례로 카피 탈모제 약을 구입하지 못한 사람들도 있지만. 구매 대행 업체를 통해 실제로 구입하는 일은 빈번하다. 많은 탈모 카피약이 세관의 눈을 피해 몰래 유통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 실제 구매 대행 업자와의 카톡 내용. 업체 이름 옆에 당당히 주식회사를 뜻하는 (주)를 붙이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최영민).

피나스테리드를 함유한 탈모 치료제는 남성에게 발기부전 등의 성기능에 관한 부작용을 유발할 우려가 있지만, 그 확률이 적고, 복용을 중단하면, 일반적으로 부작용은 사라진다. 하지만 피나스테리드가 여성, 특히 가임기 여성이 복용하면 부작용은 심각하다. 남성 호르몬과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탈모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디히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변하면서 발생하는데, 탈모 치료제는 DHT의 생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만약 남성 태아를 가진 임산부가 피나스테리드에 노출되면 남성 태아의 생식기 발달에 심각한 기형을 가져올 수 있다. 심지어 여성의 피부에 약의 부서진 가루가 닿는 것조차 부작용 발생의 우려가 있어, 탈모 치료제를 복용하는 남성의 입장에서는 여성과이 접촉을 삼가야 한다. 이에 관한 의사의 전문적인 지시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불법 구매대행 사이트에서 의약품을 구하는 구매자들은 이러한 주의사항들을 알기 어렵다. 의약품 또한 대부분 인도나 중국에서 건너오고 있고, 약품 안에 있는 설명서가 외국어로 기재되어 있어 복용자가 숙지하기도 쉽지 않다. 이로 인하여 여성이 피나스테리드를 함유한 탈모 치료제를 단순 탈모약이라 인지해서 복용할 위험도 많다. 실제로 관세청은 주기적인 모니터링으로 사이버상의 불법 구매대행 사이트의 단속을 실시하고 있지만, 아직도 음지에서 많은 사이트들이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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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모르네 2019-05-08 15:40:58
기자야 구매자들이 바보니? 당사자들은 탈모관해서면 기레기들보다 전문가란다 의사만나보고 의학 논문정보 찾아보면서 관리한단다. 일본은 처방없이 구매하는 약일뿐더러 비쌀 이유가없는약이 제약회사 폭리로 가격이 엿같은걸 탓해야지 ㅉㅉ

아니에요 2017-02-08 03:46:22
열심히 알아보고 판단해서 복용하는거에요. 단순히 복약지도 미비로 인한 국민안전 저하를 명분으로 핀페시아 판매금지하는건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김동현 2016-11-08 16:19:00
당신이 뭔데.. 사든지 말든지...국내 카피약이 터무니 없이 비싼건 알고 기사를 쓰는건지...왜 직구하겠습니까 돈없으니까 직구하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