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는 부산의 시어(市魚)," 아는 사람 몇 명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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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는 부산의 시어(市魚)," 아는 사람 몇 명 될까?
  • 취재기자 이하림
  • 승인 2015.10.16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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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지정됐으나 부산 시민들도 대부분 몰라...부산시, 본격 홍보 개시
▲ 부산의 시어 고등어(사진: 픽사베이)

해운대, 돼지국밥, 바다, 자갈치, 영도다리, 밀면, 감천문화마을 등은 흔히 알려져 있는 부산의 상징물들이다. 부산 하면 떠오르는 것을 물었을 때, 전국 어디에서 온 관광객이든 이런 부산의 상징물들 중 어느 하나를 떠올린다. 그런데 어느 누구도 부산의 상징으로 고등어라고 말하지 않는다., 부산시민들조차 고등어와 부산이라는 조합을 낯설어 한다. 그러나 여기에 반전이 있다. 고등어는 부산의 시어(市魚). 부산시는 시민들의 여론 수렴과 시의회의 결의를 거쳐 2011년 고등어를 부산의 시어로 정했다. 그후, 부산의 대표 생선 고등어를 알리기 위해 부산시는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고등어는 물론 시어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부산 사람들이 태반이다.

부산시와 ()부산디자인센터는 2011년 고등어를 부산 시어로 지정했을 때, 고등어의 푸른 등과 은색의 배에서 호쾌함과 청정함 기품을(Dynamic), 굵고 강한 지느러미에서 역동적인 힘과 영민함을(Powerful), 유선형의 몸체에서 빠르게 목표로 달려가는 창조도시를(Speady)를 상징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고등어는 서민들과 시대적 애환을 함께 해왔다는 점과 시민 곁에서 함께 해온 추억의 생선이라는 점이 시어로 지정된 데 크게 반영됐다. 부산시가 부산시민과 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참여인원 9,443명 중 5,673(60.1%)이 고등어를 부산을 대표하는 어종으로 선택하기도 했다. 현재 상징 어류를 지정한 지자체는 부산의 고등어를 비롯해 전남의 참돔, 경남의 볼락, 영덕의 황금은어, 창원의 대구, 남해의 감성돔 등이 있다.
 
국내산 고등어의 80% 이상이 부산 공동어시장에서 경매를 마친 것이라고 하니 부산이 고등어의 도시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고등어 하면 제주도나 안동의 간고등어를 떠올린다. 그래서 부산시는 고등어 고장의 명성을 바로 잡기 위해 고등어를 시어로 지정하고 이를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다.
 
▲ 부산의 시어 고등어 캐릭터 '꼬등어' (사진: 디자인아이비 홈페이지)
지난 8월에는 대형선망 수산업협동조합이 부산일보와 손잡고 대형선망 고등어 요리 레시피 공모전을 열었다. 전국에서 253개 레시피가 응모됐고, 이는 고등어 요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또 고등어 모양의 캐릭터 꼬등어’ USB와 열쇠고리, 클립, 팬시 등 기념품이 각종 오프라인과 온라인샵에서 판매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부산시의회 기획행적위원회 이상갑 의원이 부산 상징물과 이를 관리하는데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 부산시 상징물관리조례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매년 열리는 부산고등어축제도 시어를 알리기 위한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처음 열린 뒤 2011년에 고등어가 시어로 지정되면서 축제는 활기를 띄고 있다. 올해는 8회 부산고등어축제16일부터 18일까지 공동어시장과 송도해수욕장 일대에서 개최된다.
 
이처럼 고등어를 알리기 위해 부산시가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정작 시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올 여름 친구들과 부산으로 휴가를 다녀온 조은지(23, 서울) 씨는 부산의 유명한 관광지를 돌아다니며 밀면, 돼지국밥, 복국 등 여러 부산 음식을 맛봤다. 하지만 조 씨가 부산에 머무른 34일동안 고등어와 관련된 일정은 없었다. 조 씨는 부산에 자주 올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여행을 계획하면서 하나도 빼먹지 않으려고 꼼꼼히 조사했다. 부산에서만 할 수 있거나 유명한 곳, 음식을 조사하면서 고등어와 관련된 곳은 못 봤다이전에도 부산하면 고등어는 생각하지 못했다. 시어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부산시민들조차 고등어가 시어인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대학생 백성훈(25) 씨는 시어가 있는 줄 몰랐다. 부산에서 나고 자랐지만 유명한 고등어 전문점도 못 본 것 같고, 식당에서 고등어 요리를 먹어본 적도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주부 서은숙(48) 씨는 부산에서 고등어가 많이 잡힌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시어인줄은 몰랐다. 처음 듣는다고 이야기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부산시는 부산시어 특화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김영대 부산시 수산유통가공과장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부산시어 제2단계 브랜드 활성화 사업을 종합적, 세부적으로 검토해 고등어를 부산시를 상징하는 대표 브랜드로 본격 육성,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부산시는 비위생적인 수산물 유통과정을 개선하고, 위생적인 선도 관리 시스템을 만들며, 부산 고등어 유통 실정에 맞는 신선한 부산 고등어 품질 인증 시스템을 활용하기 위한 연구도 병행할 예정이다. 또 부산을 방문하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고등어를 부산의 대표음식으로 인식하도록 고등어의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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