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몰이 ‘어벤져스: 엔드 게임’, 스포일러와 악전고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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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몰이 ‘어벤져스: 엔드 게임’, 스포일러와 악전고투 중
  • 취재기자 최유진
  • 승인 2019.05.06 21: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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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무관 뉴스 댓글, 스포츠 중계 채팅장, 시험답안지 등 기상천외한 스포일러 만발
영화팬들 "영화에 대한 최소한의 에티켓 절실"
어벤져스의 마지막 시리즈인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4월 24일 개봉한 후 흥행몰이 중이다(사진: 마블 공식 홈페이지).
어벤져스의 마지막 시리즈인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4월 24일 개봉한 후 흥행몰이 중이다(사진: 마블 공식 홈페이지).

대학생 장예지(22, 부산시 사하구) 씨는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개봉일인 지난 24일 친구와 영화관을 찾았다. 장 씨는 시험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쪼개어 영화를 관람했다. 장 씨는 “더 늦게 영화 관람을 미뤘다가는 영화 보는 재미 자체를 박탈하는 ‘스포일러’가 여기저기서 넘쳐나게 몰려와서 영화를 볼 필요가 없어질 지경이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는 앞선 3편의 영화를 개봉하면서 스포일러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영화사 측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포일러 금지 운동을 펼쳤고, 심지어는 출연 배우들에게도 전체 내용을 알려주지 않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헐크 역의 마크 러팔로는 각기 다른 내용의 결말을 다섯 차례 촬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첫 상영이 끝난 4월 24일 오전 10시부터 SNS 상에는 영화와 관련된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누가 어떻게 죽는지 등 영화 스포일러로 가득했다. 심지어 영화와 관련 없는 연예 기사나 스포츠 중계 채팅창에서도 영화 결말을 반복적으로 올리는 사람도 있어 <어벤져스> 팬들의 눈살을 찌푸렸다.

금철우(24, 부산시 남구) 씨는 “개봉날 개인 사정으로 영화를 보지 못했는데 인터넷이 온통 스포일러로 가득해 마치 영화를 본 것 같았다”며 “전혀 연관이 없는 인터넷 곳곳에서까지 왜 그렇게 스포일러를 하는지 정말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카페에서 일하는 이은진(22, 부산시 진구) 씨는 근무 중 영화 스포일러를 당했다. 그녀는 카페 알바 중 손님들이 큰 소리로 한 시간 넘게 떠드는 <어벤져스> 스토리를 듣고 있어야만 했다. 이 씨는 “영화를 보기 전이었는데 알바를 하고 있던 중이고 손님들에게 <어벤져스> 스토리를 얘기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어서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어벤져스> 스포일러는 그 유형이 하도 다양해서 사람들을 여러 방법으로 괴롭히고 있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한 게시물에는 “채점 조교입니다. 빈 답안지에 <어벤져스> 스포 끼워적어 놓으신 분 자수하세요. 지금 서체 대조 중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아마도 어떤 대학의 중간고사 시험지를 채점 조교가 채점하던 중, 한 학생이 자기 답안지도 내고 또 이름 안 쓴 빈 답안지에 스포일러를 적은 답안지를 동시에 제출한 학생이 있었던 모양이다. 아마도 이름 없는 빈 답안지를 낸 학생은 채점 조교의 <어벤져스> 영화 감상을 망치려는 개인적 감정을 갖고 있는 듯하다. 이 게시글에는 “정말 어이없겠다”, “범인 잡았나요?” 등 수백 개의 댓글이 달리며 누리꾼들의 호응을 얻었다.

페이스북의 한 페이지에는 '어벤져스' 스포일러를 이름 없는 빈 답안지에 적어서 제출한 사람을 적발하겠다는 조교의 글이 올라와서 화제가 됐다(사진: 페이스북 페이지).
페이스북의 한 페이지에는 '어벤져스' 스포일러를 이름 없는 빈 답안지에 적어서 제출한 사람을 적발하겠다는 조교의 글이 올라와서 화제가 됐다(사진: 페이스북 페이지).

페이스북의 한 페이지에는 <어벤져스> 스포일러를 이름 없는 빈 답안지에 적어서 제출한 사람을 적발하겠다는 조교의 글이 올라와서 화제가 됐다(사진: 페이스북 페이지)

<어벤져스> 스포일러 때문에 친구와 싸운 사례도 있었다. 대학생 전인혜(22,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예전에 한 친구로부터 다른 마블영화를 스포일러당한 적이 있었다”며 “그런데 그 친구가 이번에도 또 자꾸 나에게 스포일러를 해댔고, 친구에게 그만 하라고 수차례 말했지만 듣지 않아, 결국 그 친구와 절교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유명 영화의 스포일러 문제가 매년 발생함에도 스포일러라는 게 무슨 법적 제재 사항도 아니니 마땅한 해결책은 없는 실정이다. 영화 전문가들도 무슨 제도적 개선책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말할 정도다. 대학생 임수현(22, 부산시 영도구) 씨는 “스포일러 문제는 영화 관람객들 간의 배려와 양보가 필요하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을 배려해 스포일러를 자제하는 노력이 있어야 스포일러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6일 저녁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어벤져스: 엔드게임> 누적 관객 수는 1095만 2537명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인 <명량>(2014)의 11일, <신과 함께-인과 연>(2018)의 12일, <신과함께-죄와 벌>(2017)의 13일, <극한직업>(2019)의 14일보다 빠른 역대 최단 흥행 신기록이다. 역대 마블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빠른 기록이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의 13일,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의 17일보다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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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 2019-05-07 11:12:07
이미 엔드게임 감독인 루소 형제가 스포일러를 해도 된다고 밝혔거니와, 어제 공개된 스파이더맨 파프롬홈 예고편에도 엔드게임 결말이 나와있습니다. 많이 늦은 기사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