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헤이세이 시대 막 내리고 레이와 시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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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헤이세이 시대 막 내리고 레이와 시대 열린다
  • 취재기자 류지수
  • 승인 2019.04.29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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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히토 일왕 장남 나루히토 왕세자 왕위 물려받아...202년 만에 생전 왕위 교체 이뤄져
아키히토(왼쪽) 일왕과 미치코(오른쪽) 황우(사진: KOMOREBI 블로그https://culubi.tistory.com/166)
아키히토(왼쪽) 일왕과 미치코(오른쪽) 왕비(사진: KOMOREBI 블로그https://culubi.tistory.com/166)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30일 물러나고, 나루히토(德仁) 왕세자가 5월 1일 즉위한다. 이로써 30년간 계속돼 온 '헤이세이(平成)' 시대가 저물고 일본은 '레이와(令和) ' 시대로 접어들게 된다.

202년만에 생전 퇴위가 이뤄지는 일본은 각종 이벤트와 축제 분위기 속에 일왕 퇴위와 즉위 분위기로 한껏 달아오른 상태다.

아키히토 일왕은 30일 오전 10시 10시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고쿄(일왕의 거처)내 신전에서 조상들에게 퇴위를 보고하는 것으로 '헤이세이' 시대 마지막 날 일정을 시작한다. 오후 5시 고쿄 내 접견실에서 나루히토 왕세자 부부와 정부 각료, 지방자치단체 대표 등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약 10분간 '다이이레이세이덴노기'라는 퇴위식을 갖는다. 아키히토 일왕은 이 자리에서 마지막 소감을 밝히는 것으로 퇴위식을 마친다.

아키히토 일왕은 1일부터 상왕이 되며, 5월1일 자정부터 연호는 헤이세이에서 레이와로 바뀐다.

나루히토 새 일왕의 즉위식은 5월 1일 오전 10시 30분 열린다. '겐지토쇼케이노기'라는 행사에서 나루히토 새 일왕은 청동검과 청동거울, 굽은 구슬 등 이른바 '삼종 신기(神器)'로 불리는 일본 왕가의 상징물을 넘겨받는다.  이 의식에는 일본 왕가의 성년 남자만 참석할 수 있다.

일왕은 살아있는 동안 왕위를 지켜야하는 종신일왕체제가 있어 생전퇴위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아키히토 일왕에게는 특례법을 적용해 에도시대 고카쿠 일왕 이래 202년 만에 처음으로 생전퇴위가 이뤄지게 됐다.

레이와는 일본의 가장 오래된 시가집 만요슈에 나오는 초춘영월(初春令月), 기숙풍화(氣淑風和)에서 두 글자를 따와 레이와(令和)’연호를 지었고 질서, 평화, 조화를 의미하며 사람들이 아름답게 마음을 나누며 문화를 만들고 키워간다는 의미가 있다고 일본정부는 설명했다.

 

근,현대 메이지유신 시대 때부터 일왕 계보(사진: 다음 블로그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NA1g&articleno=2898&categoryId=65&regdt=20160809064200)
근,현대 메이지유신 시대 때부터 일왕 계보(사진: 다음 블로그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NA1g&articleno=2898&categoryId=65&regdt=20160809064200)

 

올해로 86세인 아키히토 일왕은 아버지 히로히토 일왕이 사망한 1989년 즉위했다. 즉위 후 아키히토는 태평양전쟁의 수뇌역할을 한 아버지 세대로부터 벗어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 A급 전범건축물인 야스쿠니 신사를 찾지 않았고, 중국과 필리핀 등 일본이 저지른 전쟁으로 피해를 본 나라를 방문하기도 했다. 2005년에는 사이판의 한국인 전몰자 위령지 한국평화기념탑에 방문해 참배하기도 했다. 그의 연호 헤이세이(平成)’는 천지와 내외의 평화를 이룬다는 뜻을 담고 있다.

2001년에는 내 개인으로서는 과거의 간무 천황(일왕)의 생모가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라고 속일본기(續日本記)’에 쓰여 있는데 대해 한국과의 연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815일 일본의 2차대전 패전일에 열린 희생자 추도식에서 아베 총리와는 달리 그는 과거를 돌이켜 보며 깊은 반성이라는 표현을 썼다.

아키히토의 아버지는 히로히토이고 연호는 쇼와(昭和)다. 히로히토는 중일 전쟁과 태평양 전쟁 등 일본의 대외 침략 전쟁을 주도했다 그의 연호 쇼와는 역설적이게도 백성이 밝고 똑똑해져 만방을 화평하게 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

전후세대로서는 첫 일왕의 자리에 오른 나루히토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2월 59세 생일을 맞은 나루히토 새 일왕은 부왕 아키히토와 비슷한 역사적 관점을 공유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루히토는 2015년 "전쟁의 기억이 흐려지려고 하는 오늘 날, 겸허하게 과거를 돌아보고 전쟁을 체험한 세대가 전쟁을 모르는 세대에게 비참한 경험이나 일본이 밟아온 역사를 올바르게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우경화의 길을 걷고 있고, 군사 대국화 등 일본의 우익적 분위기 속에 나루히토 새 일왕이 기존의 입장을 고수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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